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471 - 챕터 480

564 챕터

제471화

“임유환 씨, 미쳤어요? 빨리 가세요.”조명주는 눈동자가 매섭게 흔들렸다.그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임유환을 보고 있자니 초조해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녀는 임유환을 위해 떠날 시간을 벌고 있는데 그가 왜 안 가고 달려들었는지 이해가 안 갔다. “인마, 이건 네가 직접 온 거야!”상황을 본 정우빈의 눈에 갑자기 흉악함이 역력했다.그는 이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권풍이 포탄처럼 임유환을 향해 갔다. 이 정도 거리와 이 정도 속도라면 임유환은 피하지도, 피할 수도 없을 것이다. “임유환 씨, 비켜요.”조명주는 가슴이 덜컹했다.앞으로 나가 임유환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윤서린과 최서우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다.하지만 몸은 본능적으로 임유환을 향해 달려가 주먹을 막아주려 했다.서인아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얼굴에 가득 찬 냉랭함은 임유환이 치명적인 위협에 직면할 때 짙은 걱정으로 변했다.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정우빈을 향해 소리쳤다. “우빈 씨, 그만 해요!”소리가 홀에 울려 퍼졌다.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임유환도 놀랐다.그는 서인아가 자신을 위해 나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우빈의 권풍이 잠시 머뭇거렸다.서인아는 역시 아직 그 녀석을 잊지 못한 것을 알았다. 정우빈이 한눈을 파는 사이 윤서린과 최서우는 이미 임유환 앞으로 달려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서인아 역시 초조한 표정으로 정우빈에게 다가갔다.모든 하객이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무대 아래 하객들의 놀란 표정과 세 여자에게 동시에 보호받는 임유환을 본 정우빈의 마음속에서 짙은 질투가 끓어 올랐다.왜 모든 여자가 다 임유환을 감싸는지 몰랐다. 자기가 도대체 어떤 점이 그보다 못한지도 몰랐다. “우빈 도련님, 오늘은 도련님과 인아 아가씨의 결혼식 전날입니다. 노여움을 푸세요.”조재용이 서둘러 나와서 수습했다.“왜, 너까지 나한테 맞서는 거야?”정우빈의 안색이 이상할 정도로 어두웠다.“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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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장

“네 어머니?”정우빈이 멍해졌다.그리고 눈에서 짙은 비아냥거림이 쏟아졌다. “여자에게 기대어 목숨을 건진 주제에. 네가 나더러 이 질문에 대답하라는 지역이 있어? ”“그래요?”임유환은 눈빛이 차가워졌고 앞으로 나가려고 했다.“임유환, 그만해. 도대체 언제까지 떼를 쓸 거야?”“내가 말했지? 내 마음속에는 이미 네가 없다고. 다시는 내 삶을 방해하지 말라고!”그러자 서인아는 더는 참지 못하고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그녀가 목이 쉴 것 같이 크게 소리치는 목소리는 너무나 차가워 임유환의 몸이 눈에 보이게 진저리를 떨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서인아의 그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눈은 여전히 예쁘고 아름다웠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더는 어떤 온도도 느낄 수 없었다.“내가 생떼를 쓴다고. 네 마음속에서 난 이런 사람이었어?”임유환은 웃었다. 그녀와 같이 차갑게 웃었다.7년 전부터 지금까지 자기가 서인아의 마음속에서 이런 이미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맞아.”서인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녀는 임유환이 이곳을 빨리 떠나기만을 바랐다.“하…”이 순간 임유환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그는 걷잡을 수 없이 웃음이 나왔다.말할 수 없는 심한 고통이 마음속 깊이 번졌는데 그는 숨쉬기도 좀 힘들었다.그러나 십여 일 전 밤에 서인아가 그에게 했던 말들을 생각하면 그는 또 마음을 풀 수밖에 없었다.서인아의 마음속에서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후.그는 가슴 깊이 숨을 내쉬었다.임유환의 말투도 차가워졌다.“서인아, 오늘 내가 여기 온 것은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그 전에 그의 마음속에는 아마 서인아의 대한 마지막 기대가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아마 이 연회에서 서인아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했고 그녀의 설명 한마디, 혹은 어쩔 수 없는 이유를 듣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의 기대감은 방금 서인아가 했던 심한 말들과 함께 완전히 사라졌다.자기와 상관없다는 임유환의 냉담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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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분위기가 무거웠다. 삐걱!주먹을 불끈 쥔 정우빈의 사나운 기운이 다시금 그의 몸에서 보였다.임유환은 눈빛이 차가웠는데 정우빈과 마찬가지로 손을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이것을 본 서인아의 눈에 비친 초조함은 물밀 듯이 넘쳤다.“임유환, 대체 뭘 하려는 거야?”그녀는 임유환을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하지만 눈가는 은근히 붉어졌다.서인아의 붉어진 눈시울을 본 임유환은 심장이 덜컹했다.“나는 단지 15년 전 우리 어머니의 일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우빈 씨, 아는 데까지 이 사람한테 말해줘요. 저는 더는 이 사람이 우리의 연회를 방해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정 씨 집안과 서 씨 집안의 체면을 구기고 싶지도 않아요.”서인아는 정우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운 비수로 되어 임유환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아서 그는 숨이 막힐 듯한 아픔을 느꼈다.그녀는 결국 자기의 체면을 구길까 봐 두려워 사람들에게 그들의 과거를 알리고 싶지 않는다고 임유환은 생각했다. “인마, 너도 방금 인아 씨 말을 들었지?”정우빈의 얼굴에는 승리의 냉소가 번졌다.그는 임유환을 바라보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오늘은 인아 씨를 봐서 너를 한 번 봐주지.”“네 어머니에 대해 나는 아는 게 없어. 나에게 묻는 것보다 너희 모자를 버린 너의 친아버지에게 물어보라는 것이 나을 거야.”“모른다고요?”임유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정우빈의 눈빛을 보아하니, 그는 정말 이 일을 모르는 것 같았다.“허허,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정우빈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야말로 나와 서인아의 결혼식에 항상 오고 싶어 하지 않았어? 그럼 내일 밤에 기회를 줄게. 청첩장은 이미 준비해 놨어. 나 정우빈은 언제든지 너를 환영해. 네가 감히 올지 안 올지는 너에게 달렸어.”말을 마친 정우빈은 슈트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청첩장을 꺼내 임유환에게 던졌다.청첩장은 임유환의 가슴을 타고 떨어졌다.임유환은 무관심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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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임유환은 그 자리에 정우빈과 서인아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유환 씨, 괜찮아요?”윤서린은 걱정스러운 듯 임유환을 바라보았다.“난 괜찮아.”임유환은 윤서린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미안. 걱정했지?”“알기는 하네요?”이 말을 한 사람은 조명주였다.그녀는 지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임유환 씨가 방금 한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요?”“조 중령님, 그만두죠. 유환 씨도 자기 어머니를 위한 것이잖아요.”윤서린이 사려 깊게 말했다. “봐봐요. 서린 씨가 얼마나 사려가 깊은지.”조명주는 임유환을 노려보더니 이내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됐네요. 당신도 기분이 상할 데로 상했을 테니깐요. 하지만 다시는 이러면 안 돼요.”“알겠어요. 조 중령님.”임유환은 조명주가 자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눈에도 온화한 빛이 떠올랐다.“당신은 센 척 하는 게 습관 돼서 그래요. 이 버릇을 좀 고쳤으면 좋을 텐데.”조명주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방금 긴급한 순간에 임유환이 자기 앞을 가로막는 행동을 생각하니 그녀도 심쿵했다. 그래도 이 녀석은 나설 때 나설 줄 아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참, 내일 결혼식에는 안 갈 거죠?”조명주는 빠르게 무엇이 생각났다.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서인아의 자극법이라는 것을 알죠?”“걱정하지 마세요. 안 갈 거예요.”임유환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의 평온한 눈빛에서는 그의 마음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럼 됐어요.”조명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윤서린도 임유환을 쳐다보았다.그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몸을 웅크리고 바닥에 있던 청첩장을 주워 임유환에게 건네주었다.“서린아, 뭐 하는 거야?”임유환은 의아해했다.“가든 말든 일단 가져가세요.”윤서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서린아...”임유환은 가슴이 흔들렸다.그는 윤서린의 마음을 안다.“서린 씨, 이놈한테 청첩장을 왜 준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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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너 뭐 하는 거야?”조효동은 저에게로 다가오는 임유환을 향해 소리 질렀다.“뭐 하는 거냐고?”그에 임유환은 섬뜩하게 웃으며 답했다.“당연히 네 소원 들어주려고 그러는 거지.”“그리고 가르쳐 줄 것도 좀 있고 해서, 나중에 또 서우 씨 괴롭히는 건 내가 두고 볼 수가 없거든.”“네가 뭔데 감히 날 가르쳐!”조효동은 눈을 치켜뜨며 임유환을 향해 낮게 말했다.“나는 이제 정우빈 도련님 사람이야, 너 나 건들기만 해...”조효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유환의 손바닥이 조효동의 뺨에 닿았다.그 힘이 어찌나 셌는지 조효동은 한대 만에 몇 미터 밖으로 나가떨어졌고 순식간에 부어오른 얼굴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아아! 내 얼굴...”“너... 네가 감히 날 때려?! 내가 당장 정우빈 도련님께 말씀드릴 거야!”조효동은 표정을 굳힌 채 계속 저를 향해 다가오는 임유환에 주춤거리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는 따끔거리는 왼쪽 볼을 부여잡고 파티장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다.그때 임유환이 조재용을 불렀다.“조재용!”“예!”임유환의 부름에 조재용이 황급히 대답하며 허리를 숙였다.“쟤 데려가. 어떻게 처리할 진 내가 말 안 해도 알지?”“예, 임 선생님!”임유환의 명령에 조재용이 손을 젓자 순식간에 검은 장정들이 조효동을 에워쌌다.“뭐 하는 짓이야 이게!”그에 깜짝 놀란 조효동은 또 정우빈을 들먹일 수밖에 없었다.“난 정우빈 도련님 사람이야, 너희들이 날 건드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내가 도련님한테 다 말씀드릴 거야!”“끌고 가!”조재용은 이미 정우빈과의 사이도 틀어졌기에 더는 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조효동을 말을 무시하고 명령했다.감히 대마왕님을 건드린 조효동을 그냥 넘어갈 수도 없었다.“예!”조재용의 수하는 대답을 마치고 바로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치는 조효동을 끌고 무대 뒤로 들어갔다.“아아!”그리고 바로 무대 뒤에서 조효동의 애처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조재용의 수하에게 잔인한 폭행을 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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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조재용이 날 무서워한다고요?”조명주의 말에 임유환이 웃으며 대답했다.“전에 조폭일 할 때 나랑 한번 붙은 적이 있거든요, 그 뒤로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조명주가 팔짱을 낀 채 임유환을 보며 물었다.“조 중령님이 정 못 믿으시겠다면 조재용한테 직접 물어보세요.”임유환이 고개를 돌려 조재용을 보자 조재용은 갑자기 저에게로 향하는 시선에 멈칫하다가 이내 대꾸를 했다.“임 선생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둘이 지금 짜고 나 속이는 거죠!”그래도 믿기 힘들었던 조명주는 팔짱을 낀 채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그게... 조 중령님 여기서 계속 말씀 나누세요, 저는 다른 손님들과도 인사를 나눠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더 둘러댈 말이 생각나지 않았던 조재용은 서둘러 자리를 뜨려 했다.임유환의 허락 없이는 그 신분을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었다.조재용은 순간 십 년도 더 된 옛날에 임유환이 부른 헬기에 에워싸였던 때를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이 자리에 조재용이 직접 가서 인사를 나눠야 할 사람이 없음을 알고 있던 조명주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나는 조재용을 보다 임유환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눈을 치켜떴다.“솔직하게 말해요, 둘이 무슨 사이에요?”“어... 사실은 전에 중동 전장에서 제가 부대를 불러서 조재용을 진압한 적이 있어요, 그 일 때문에 무서워하는 거예요.”잠시 생각하던 임유환이 사실을 말했지만 조명주는 역시나 임유환이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며 믿지 않았다.“자꾸 거짓말 할거예요?!”그리고 조명주가 믿지 않을 걸 알고 있던 임유환이 헛웃음을 터뜨렸다.진짜 거짓말을 할 때도, 진실을 말할 때도 믿어주지 않는 조명주에 어이없어서 나오는 웃음이었다.“말하기 싫으면 그만둬요.”조명주는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가만히 생각해보니 임유환의 말처럼 임유환이 조재용과 싸워서 무서워하는 걸 수도 있는 것 같았다.임유환은 그 정도 능력은 있을 것 같았다.그리고 무엇보다 조명주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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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청첩장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모습에 놀라긴 했지만 그걸 보고 나니 임유환 말에 더 믿음이 갔다.그제야 조명주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그때 윤서린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임유환을 보며 물었다.“유환 씨,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괜찮다니까. 걱정 마.”“알겠어요.”윤서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임유환이 최서우와 조명주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조 중령님, 서우 씨, 우린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또 봐요.”“네, 기회 되면 봐요. 조심해서 가요.”“두 분도 내일 조심해서 가요.”조명주, 최서우와의 작별인사를 마친 임유환은 윤서린을 데리고 파티장을 빠져나갔다.“서우야, 우리도 가자.”임유환의 일을 해결하고 마음이 편해진 조명주가 최서우를 향해 말했다.“명주야, 서인아 씨랑 임유환 씨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임유환의 뒷모습을 보던 최서우가 호기심에 차 물었다.임유환과 서인아 사이에 대한 궁금증은 항상 품고 있었지만 이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낸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음...”조명주가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다.“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어.”“근데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보니 전에 아마도 커플이었거나 썸 타는 사이였던 것 같아.”“커플?”임유환과 서인아가 사귀었던 사이었을 거라 짐작은 했었지만 그 말을 조명주를 통해 들으니 여전히 놀라웠다.서인아는 “차도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이성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었기에 더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이건 다 내 생각이고 사실인지는 나도 몰라.”조명주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최서우를 향해 말했다.“일단 나가자. 연경 가는 차에서 내가 알고 있는 거 자세하게 얘기해줄게.”“그래!”서인아와 임유환의 사이가 누구보다 궁금했던 최서우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저녁, 연경 서씨 집안.서인아는 방에서 홀로 내일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를 보고 있었다.그걸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전혀 설레지 않았던 서인아는 손에 들린 옛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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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우빈 씨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왜요, 별로 반갑지 않나 봐요?”정우빈은 놀란 서인아의 얼굴을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지금 들어온 게 내가 아니라 그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었으면 인아 씨가 좋아했겠죠?”“우빈 씨 지금 취했어요.”정우빈이 말하는 기생오라비가 임유환임을 아는 서인아는 표정을 굳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나 안 취했어요!”정우빈은 손을 저으며 트림을 해댔다.“취했어요. 수미야, 정씨 집안 집사한테 연락해서 도련님 모셔가라고 해.”“네, 아가씨.”서인아의 차가운 말투에 수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수미도 술 취한 정우빈이 서인아 방까지 쳐들어와 난동을 부릴까 걱정되어 한시라도 빨리 보내고 싶었다.전에는 늘 신사답게 서인아를 만날 때면 집 대문 밖에서 기다리며 문턱도 넘지 않던 정우빈이 하필 결혼식 전날 밤에 이런 모습으로 서인아 방까지 들어온 것도 의외였다.“괜찮아요!”그때 정우빈이 갑자기 수미를 향해 소리 지르자 깜짝 놀란 수미가 정우빈을 보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취하셨어요.”“안 취했다고!”정우빈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내일이면 서인아 씨도 정식으로 이 정우빈의 아내가 될 텐데, 내가 여기 있는 게 안될 건 없잖아요?”“도련님 말씀대로 내일이 결혼식인데 아가씨 온종일 힘드셨을 텐데 조금 쉬게 해주셔야죠.”수미의 일리 있는 말에 정우빈은 한쪽 입꼬리를 올려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서인아 씨가 바쁠 일이 있었나?”정우빈은 말을 하는 와중에도 눈으로 수미의 검은색 스커트와 스타킹을 훑어댔다.“수미 씨는 그렇게 야하게 입고 뭐 하려는 거죠?”그 말을 들은 수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동안 수미는 정우빈이 조금 강압적이긴 해도 나름 예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해 이딴 말을 내뱉는 사람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었다.“말씀 자중해주세요.”수미가 표정을 굳힌 채 하는 말에도 정우빈은 비열하게 웃었다.“자중? 이렇게 야하게 입고 나를 꼬셔대는데 내가 어떻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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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우빈 씨 지금 취했어요, 일단 가서 좀 쉬어요.”서인아는 굳어진 표정으로 정우빈을 응시했다.정우빈이 임유환과 서인아의 사이에 예민한 것도, 그 강한 소유욕 탓에 결혼하면 저를 옭아맬 것도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정우빈이 그런 말을 내뱉을 때도 서인아는 담담했다.기대가 없었으니 실망도 없는 게 당연했다.“서인아 씨는 이 와중에도 침착하네요.”서인아의 차분한 태도에 정우빈은 냉소를 흘렸다.그녀가 차분하면 할수록 서인아 마음에 정우빈은 없었다는 기정사실로 되는 것 같아 정우빈의 화는 점점 더 끓어올랐다.“그럼 우빈 씨는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거예요?”심경에 그 어떠한 변화도 없다는 듯 냉담한 표정으로 내뱉는 말에 정우빈은 주먹을 소리가 나도록 움켜쥐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말했다.“어떻게 해줘요?”“임유환 그놈은 매일 걱정하면서 왜 나한테만 매번 이렇게 차가운 건데! 당신 남편은 그 자식이 아니라 나라고요!”“그놈은 임씨 집안에서 버림받은 찌질이일 뿐이잖아!”“그만 해요, 정우빈 씨.”이성을 잃고 소리쳐대는 정우빈에 있던 정마저 다 떨어진 서인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만? 나한테 그런 식으로밖에 말 못 해요?”그때 제대로 화가 난 정우빈이 서인아의 팔목을 잡았다.“아!”서인아는 그 통증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면서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정우빈을 올려다봤다.“정우빈 씨, 이 손 놔요!”“놓으라고?”그에 정우빈은 입꼬리를 올리며 섬뜩한 말을 내뱉었다.“서인아 씨, 당신은 이제 내 아내예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죠.”지금의 정우빈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서인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도련님, 얼른 아가씨 놔주세요, 이러다가 아가씨 정말 다치세요!”그때 그 누구에게도 굽히기 싫어하는 서인아의 성격을 아는 수미가 나서서 정우빈을 말리기 시작했다.정우빈에게 잡힌 손목이 이미 파랗게 멍이 들어가고 있었지만 서인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수미만 더 다급해 났다.“다친다고? 이건 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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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인아 씨, 나는...”서인아의 입가에서 새어 나오는 피를 본 정우빈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제가 너무 힘을 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제 만족해요?”“아직도 서인아 씨는 나한테 잘못했다는 소리가 하기 싫은가 봐요?”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쏘아붙이는 서인아에 정우빈은 미안함 대신 다시 화가 나기 시작했다.정우빈은 서인아의 남편 될 사람으로서 부도덕한 아내의 행실을 바로잡아준 것뿐이라 생각했기에 애초에 미안한 마음 따위는 없었다.정우빈의 질문에 서인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저 눈빛이 아까보다 더 차가워졌을 뿐이었다.그에 표정을 굳힌 정우빈이 더 물어보고 싶지도 않아 낮게 말했다.“시간 늦었는데 얼른 쉬어요.”“내일 여덟 시에 데리러 올게요. 얼굴은 파운데이션 좀 더 바르든지 해서 상처 가려요, 손님들이 눈치 못 채게.”“나 쪽팔리게 하지 말란 소리예요.”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문 쪽으로 향하던 정우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서 말했다.“아, 그리고 그 자식 내일 결혼식장에는 못 나타나게 해요. 내가 내일 그놈 얼굴을 보게 되면 정말 죽일지도 모르니까.”정우빈이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서인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눈에 눈물이 맺혀 시야가 흐려졌지만 서인아는 안간힘을 다해 그걸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썼고 결국 참아냈다.자신의 나약함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게 수미라 해도.하지만 수미는 그걸 보아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아가씨,괜찮으세요? 정우빈 이 쓰레기 같은 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본 모습을 결혼식 전날 봐버렸는데 이 결혼을 지속하여봤자 서인아가 불행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나 괜찮으니까 내 걱정 말고 얼른 가서 쉬어.”서인아는 고개를 저으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하지만...”“나 진짜 괜찮다니까. 얼른 쉬어, 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진짜 이 결혼 계속하실 거예요? 지금도 아가씨한테 손대는데 결혼하면...”“알아 나도. 근데 어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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