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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인아 씨, 나는...”

서인아의 입가에서 새어 나오는 피를 본 정우빈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제가 너무 힘을 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만족해요?”

“아직도 서인아 씨는 나한테 잘못했다는 소리가 하기 싫은가 봐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쏘아붙이는 서인아에 정우빈은 미안함 대신 다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정우빈은 서인아의 남편 될 사람으로서 부도덕한 아내의 행실을 바로잡아준 것뿐이라 생각했기에 애초에 미안한 마음 따위는 없었다.

정우빈의 질문에 서인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저 눈빛이 아까보다 더 차가워졌을 뿐이었다.

그에 표정을 굳힌 정우빈이 더 물어보고 싶지도 않아 낮게 말했다.

“시간 늦었는데 얼른 쉬어요.”

“내일 여덟 시에 데리러 올게요. 얼굴은 파운데이션 좀 더 바르든지 해서 상처 가려요, 손님들이 눈치 못 채게.”

“나 쪽팔리게 하지 말란 소리예요.”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문 쪽으로 향하던 정우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서 말했다.

“아, 그리고 그 자식 내일 결혼식장에는 못 나타나게 해요. 내가 내일 그놈 얼굴을 보게 되면 정말 죽일지도 모르니까.”

정우빈이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서인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에 눈물이 맺혀 시야가 흐려졌지만 서인아는 안간힘을 다해 그걸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썼고 결국 참아냈다.

자신의 나약함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게 수미라 해도.

하지만 수미는 그걸 보아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가씨,괜찮으세요? 정우빈 이 쓰레기 같은 놈!”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본 모습을 결혼식 전날 봐버렸는데 이 결혼을 지속하여봤자 서인아가 불행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나 괜찮으니까 내 걱정 말고 얼른 가서 쉬어.”

서인아는 고개를 저으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나 진짜 괜찮다니까. 얼른 쉬어, 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진짜 이 결혼 계속하실 거예요? 지금도 아가씨한테 손대는데 결혼하면...”

“알아 나도. 근데 어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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