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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서인아 씨 대신 복수를 하신다고요?”

짤막한 문장에서 폭풍전야와 같은 오싹함을 느낀 흑제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예, 주인님!”

“그래.”

흑제의 대답을 듣고 난 임유환이 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지금까지의 서인아와의 그 많던 만남이 펼쳐졌다.

공항에서 부터 해수욕장, 파티장까지 그리고 끝내 다가온 이별 뒤의 재회까지, 서인아와의 많고 많았던 만남이 다 그녀가 죽을 만큼 고생해서 이뤄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렇다면 7년 전 그 새벽녘에 서인아에게서 전해 들은 모진 말들 또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날의 서인아는 분명 임유환보다도 더 힘들고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임유환을 7년 내내 찾아다닌 것이다.

왜 바보같이 혼자 그 모든 걸 감당하려 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임유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내 다시 손을 풀었다.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임유환 바라보며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었던 여자를 원망할 자격이 임유환에게는 없었다.

바보는 서인아가 아닌 임유환 자신이었다. 임유환이 혼자 서인아를 오해하며 그녀에게서 멀어졌던 것이다.

“후...”

깊은 한숨을 내쉬는 임유환의 눈은 결의에 찬 듯 보였다.

임유환은 더 이상은 서인아 혼자 그 큰 짐을 짊어지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직접 서인아 앞에 놓인 걸림돌들을 치워주기로 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보내는 건 임유환뿐이 아니었다.

윤서린, 조명주, 수미, 그리고 서인아에게도 긴 밤이었다.

침대에 누운 윤서린은 아까부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물론 임유환의 약속도 받아냈고 또 흑제 어르신이 도와줄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정우빈의 세력을 생각하면 임유환의 안위가 걱정되는 건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한편 호텔에 있던 조명주는 갑자기 가빠지는 호흡에 창문 앞으로 다가와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임유환 생각이 났다.

‘설마 내일 오진 않겠지?’

같은 시각, 수미는 침대에 누워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이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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