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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임유환의 입에서 ‘미안해’란 말이 나올 줄도 몰랐고 또 그 말을 감히 바라지도 못했던 서인아는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그 말을 듣고 몸을 떨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 말이 뭐라고 지난날의 서러움과 쌓이기만 했던 오해들이 그렇게 부질없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인아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임유환을 나무라는 말을 내뱉었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여긴 왜 왔어...”

임유환이 오지 않길 바라고 있었지만 임유환이 들어온 순간 서인아는 감동과 함께 이미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나 원래 말 안 듣는 거 너도 알잖아.”

임유환의 환한 웃음에 서인아는 7년 전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서인아와 임유환이 사랑싸움을 하는 것만 같은 모습에 하객들은 잠시 정적을 유지하다 또 수군대기 시작했다.

다들 임유환과 서인아의 관계에 대해 떠들자 정우빈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만 꽉 말아쥐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정우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씨 집안의 가장인 정우빈의 아버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문 앞에 서 있는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

“감히 정씨 집안의 결혼식을 망치다니? 그 결과에 대해서 생각은 해봤나?”

“나는 나쁜 결과 따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정씨 집안 가장의 협박에도 태연하게 반박하는 임유환의 모습에 하객들은 숨을 들이마셨다.

연경에서 정씨 집안의 세력은 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로 엄청났는데 임유환이 감히 그 말에 토를 다니 다들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래,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정서진이 분노에 찬 냉소를 흘리고는 임유환을 바로 내쫓지 않고 고개를 돌려 두 번째 줄에 앉아있는 임준호를 보며 말했다.

“임준호 씨, 저놈도 임씨 집안 사람이었죠? 오늘은 내 아들의 결혼식이니 저도 화를 내고 싶지 않아요. 당장 내보내세요. 안 그러면 제가 직접 처리할 겁니다.”

정씨 집안 가장이 돼서 저런 놈한테 직접 손을 대는 것보다 임준호를 시켜 일을 해결하면 화도 풀리고 또 이 기회를 빌려 정씨 집안의 절대적인 권력을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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