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가 가라앉은 마음으로 반쯤 포기하고 있을 때 서인아는 이미 무대에 올라 정우빈과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주례는 마이크를 들고 아까와 같이 흥분되고 격앙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시작했다.“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사님들, 그리고 많은 신사분들, 오늘 여러분들의 많은 축하를 받으며 또 한 쌍의 아름다운 부부가 탄생했습니다!”“다 같이 큰 박수로 신랑신부의 결혼을 축하해줄까요?”“좋아요!”하객들의 동의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들려왔고 무대에 서 있던 정우빈은 그런 하객들을 바라보며 마치 저가 오늘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서인아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결혼식장의 문을 바라보며 임유환이 오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있었다.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그때 주례가 다시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 우리 신랑신부님도 여러분들의 진심 어린 축하를 느끼셨을 거라 생각해요!”“이제 이 무대로 신랑신부님께 넘겨드릴 때가 온 것 같은데요?”말을 마친 주례는 이번에는 정우빈을 향해 돌아섰다.“우리 신랑님께서 오늘은 아주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신부님이 이렇게 아름다우시니 얼마나 빨리 데려가고 싶으셨겠어요.”“그럼 우리 신랑님 신부님 손 좀 잡아 주실까요?”미소를 지은 정우빈이 서인아의 손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받쳐 들자 주례가 말을 이어나갔다.“신랑님이 지금 받쳐 드신 두 손은 하늘이 신랑님께 내린 선물이고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걸어가야 할 신부님의 손입니다.”“그럼 신랑님께 묻겠습니다. 이런 행복과 함께 짊어져야 할 든든한 남편의 책임을 다할 수 있으시겠습니까?”“앞으로 건강할 때도 몸이 아플 때도, 부유할 때도 가난할 때도, 삶이 힘들 때도 행복할 때도 변함없이 신부님의 옆에서 신부님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 자신 있으십니까?”“네!”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던 정우빈이기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좋습니다, 우리 신랑님의 다짐을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신부님도 잘 들으셨을
정적이 깃든 결혼식장에서 수많은 눈동자들이 경악과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한 채 감히 서인아와 정우빈의 결혼식에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임유환에게로 향해 있었다.“임유환!”서인아는 흔들리는 눈으로 주먹을 꼭 말아쥐며 불안한 심정을 억누르려는 듯 보였다.조명주 역시 결혼식장에 나타난 임유환을 보고 입을 틀어막았다.‘설마 서인아를 빼앗으러 온 건가?’“역시 남자는 맞네!”수미는 이를 악물며 말했지만 서인아에게 희망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 속에 가득해진 기쁨은 숨길 수가 없었다.다들 갑작스러운 상황에 넋이 나가버려 결혼식장은 한참 동안 정적뿐이었지만 이내 하나둘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낮은 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저놈은 누구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군지 아는 사람 있어?”“몰라요 저는...”“저도 잘 모르겠어요...”“연경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요.”“저 사람이 누군지 뭐가 중요해, 감히 정우빈 도련님의 결혼식을 망쳤으니 이젠 죽은 목숨이지.”두 번째 줄에 앉은 조씨, 전씨, 손씨, 이씨, 윤씨, 임씨 가문의 권력자들 사이에서도 수군거림이 들려오고 있었다.“저건... 유환이?”그때 청색 정장을 빼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임씨 가문 가장 임준호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말했다.“유환이? 그래 유환이 맞네!”그리고 그 옆에 앉아있던 젊은 여자도 갑자기 눈이 커지며 몸을 떨어댔다.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익숙하더라니.“저놈이 어떻게 여길 온 거지?”그때 제일 첫 줄에 앉아있던 총사령관도 한마디 거들자 같은 테이블에 있던 여러 원수들과 정씨 집안과 서씨 집안의 가장이 놀란 듯 물었다.“총사령관님은 저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알지, 예전 임씨 집안의 작은 아들이야.”총사령관은 임유환의 현재 신분은 말하지 않았다.옛친구에게 약속을 지켜주겠다 당부하기도 했었고 임유환의 신분은 국가 최고 기밀이었기에 함부로 발설할 수가 없었다.“예전 임씨 집안 사람이라고요?”다들 총사령관의 말에 기억을 더듬고 있을 때 서씨
임유환의 입에서 ‘미안해’란 말이 나올 줄도 몰랐고 또 그 말을 감히 바라지도 못했던 서인아는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그 말을 듣고 몸을 떨며 눈가가 촉촉해졌다.그 말이 뭐라고 지난날의 서러움과 쌓이기만 했던 오해들이 그렇게 부질없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서인아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임유환을 나무라는 말을 내뱉었다.“오지 말라고 했잖아, 여긴 왜 왔어...”임유환이 오지 않길 바라고 있었지만 임유환이 들어온 순간 서인아는 감동과 함께 이미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나 원래 말 안 듣는 거 너도 알잖아.”임유환의 환한 웃음에 서인아는 7년 전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리고 서인아와 임유환이 사랑싸움을 하는 것만 같은 모습에 하객들은 잠시 정적을 유지하다 또 수군대기 시작했다.다들 임유환과 서인아의 관계에 대해 떠들자 정우빈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만 꽉 말아쥐었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정우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씨 집안의 가장인 정우빈의 아버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문 앞에 서 있는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감히 정씨 집안의 결혼식을 망치다니? 그 결과에 대해서 생각은 해봤나?”“나는 나쁜 결과 따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정씨 집안 가장의 협박에도 태연하게 반박하는 임유환의 모습에 하객들은 숨을 들이마셨다.연경에서 정씨 집안의 세력은 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로 엄청났는데 임유환이 감히 그 말에 토를 다니 다들 놀라울 따름이었다.“그래,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정서진이 분노에 찬 냉소를 흘리고는 임유환을 바로 내쫓지 않고 고개를 돌려 두 번째 줄에 앉아있는 임준호를 보며 말했다.“임준호 씨, 저놈도 임씨 집안 사람이었죠? 오늘은 내 아들의 결혼식이니 저도 화를 내고 싶지 않아요. 당장 내보내세요. 안 그러면 제가 직접 처리할 겁니다.”정씨 집안 가장이 돼서 저런 놈한테 직접 손을 대는 것보다 임준호를 시켜 일을 해결하면 화도 풀리고 또 이 기회를 빌려 정씨 집안의 절대적인 권력을 사람들에게
펑!결혼식장은 임유환의 말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감히 정씨 가문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다니! 그 자리에 있던 임준호의 표정도 임유환의 말에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임준호의 긴 옷소매 안에 있던 손에 힘이 잔뜩 실렸고 그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미친거 아니야? 정말 다 제멋대로 하려고 하네.]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정서진은 노발대발 화를 내며 안색이 무섭게 변했다. 그는 임유환을 노려보며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감히 우리 정 씨 집안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내뱉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구나.” “오늘 내가 이 자리에서 너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다 우리 정 씨 집안을 만만하게 볼까 두렵구나.” 말을 마친 정서진은 부하에게 손을 보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버님, 이번 일은 아들인 제가 해결해도 되겠습니까?” 순간 옆에 있던 정우빈이 입을 열었다. “네가 해결한다고?” 정서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정우빈을 쳐다보았다. “네. 마침 저도 저 사람이랑 약간의 원한이 있어서요.” 정우빈은 정서진의 눈빛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정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이번 일은 너한테 맡기마.” “절대로 우리 집안의 실력을 얕보게 해서는 안 돼.” “근심마세요 아버님.” 정우빈은 입술을 혀로 슥 핥더니 임유환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담담한 말투로 그에게 말을 했다.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씀 너도 들었을 거라고 믿어.” “솔직히 네가 내 결혼식에 올 줄은 나도 몰랐어. 게다가 감히 우리 정 씨 집안 손님들 앞에서 그렇게 미친 말이나 막 해댈 줄이야.” “도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자신감을 준거지?” “뭐 어차피 온 김에 오늘부터 여기 평생 남아있어.” “김우현! 네가 나설 차례야.” 정우빈의 외침소리와 함께 그의 뒤에서는 하얀 갑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정한 발걸음소리로 무대 위에 등장을 했다. 그 사람들의 정체는 바로 정씨 집안
“뭐라고?” 김우현은 두 주먹을 힘껏 움켜쥐며 고함을 질렀다. 펑! 곧이어 강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순식간에 무왕 후기로 진급을 해버렸다. 보름 전 임유환과 겨룰 때보다 한층 더 급이 올라 그의 기세는 남달랐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저 기운 좀 봐, 너무 강한데?” “역시 김부팀장님이야! 젊은 나이에 저런 실력을 가질 수 있다니.” “그러게나 말이야.” “소 씨 가문에서 저런 강력한 부팀장을 잃다니, 정말 큰 손실이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환호성에 김우현은 우쭐거리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마치 전에 소백우밑에서 일하며 받은 하대와 무시를 이 순간에 다 갚은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김우현은 뒤를 돌아 소백우를 슥 쳐다봤고 원래 그가 후회하는 눈빛으로 서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소백우의 눈빛은 차가웠고 냉기만이 맴돌았다. 그래서 김우현은 또 다시 참고 참던 분노가 폭발해버렸다. 그는 그 분노를 임유환에게 풀 준비를 했다. “네가 무슨 더러운 수작을 부려서 우리 아가씨가 너를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한 가지 알려줄 사실은 네 천운은 오늘부로 끝이라는 것이다.” “그러세요?” 임유환은 화가 나있는 김우현을 담담히 쳐다보더니 오히려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고작 급 하나 올랐다고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해 하시나요?” “전에 내가 어떤 실력으로 당신을 무너뜨렸는지 잊으셨나 봅니다?” 임유환의 한마디에 김우현의 동공이 흔들렸다. 왜냐하면 전에 임유환이 그를 무너뜨렸을 때 보여준 실력은 바로 무존 실력이었다. 그것은 바로 정우빈과 비슷한 실력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우현은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임유환에게 그런 실력이 있다고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모든 대하에 있는 젊은이들 중 이런 실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은 오직 정우빈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김우현은 임유환이 그때 무슨 외력의 수단을 빌려 자신의 실력을 무존
조명주는 최서우 눈빛을 확인하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그 당황은 두려움이 되었고 그녀는 최서우한테 불안해 하며 말했다. “서우야, 넌 저 사람을 몰라서 그래. 저 사람 원래 말로 해먹기 좋아해.” “말로 해먹는다고? 보기엔 안 그런데?” 최서우는 두 눈을 깜빡이며 임유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휴, 어떻게 너한테 설명을 해주지?” 조명주는 그녀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최서아가 무도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조명주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도는 실력이 제일 낮은 데로부터 강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겼다. 수련자, 무사, 무왕, 무존, 무제, 무성, 무신등으로 이루어진 경계들로 이루어진 것이 바로 무도였다.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무신의 경계는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많았다. 각 경계를 약한 데로부터 강한 데까지, 자세히 나뉘면 제일 낮은 층과 중간층 그리고 꼭대기에 있는 제일 높은 층이었다. 지금의 김우현은 무왕 후기에서는 무왕의 제일 높은 층이었다. 이런 실력은 젊은이들만 놓고 말할 때 제일 재능이 많고 훌륭한 사람만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임유환에게 기껏해야 무왕 중기보다 조금 높은 실력이 있다고 믿었다. 이런 실력은 김우현이 실력을 돌파하기 전에야 싸울 상대가 됐겠지만 지금은... 펑! 조명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 김우현의 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이미 하늘 높이 치솟았다. 처음 보는 광경에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숨조차 편히 쉬지를 못했다. 무대 위에서 김우현의 실력을 본 정우빈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임유환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는 입 꼬리를 씩 올리더니 말을 했다. “김우현, 저 놈이 저렇게 자신만만하다면 제대로 네 실력을 보여줘. 절대 두 번 다시는 나대지 못하게.” “하지만 기억해, 꼭 숨은 남겨둬야 돼. 꼭 그 놈이 두 눈으로 똑똑히 나랑 백우가 결혼하는 모습을 봐야하니까.”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김우현은 쌔한 미소를 지으며 임유환을
현장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지금 이 시각, 연경에 있는 이름난 실력자들도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한번 또 한 번 임유환은 무왕 후기의 김우현을 무너뜨렸다. 다시 말하자면 임유환의 실력은 이미 무존 초기쯤에 다다랐다는 뜻이다. 이런 재능은 대하의 젊은이들 중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이었다. 이제 와서야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남자를 무시하는 눈빛으로 보지 않았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임씨 집안에서 버림받은 아들 주제에! “저 놈, 실력이 꽤나 좋아 보이는구나.” 서강인은 홀로 중얼거렸다. 만약 저런 실력의 소유자라면 자신의 딸인 소백우와 결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하지만... 정우빈 뒤를 지켜주는 정씨 집안과 비하면 임유환은 재능은 있지만 그에 비해 세력이 모자랐다. 이 세계에는 종래로 천재는 부족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세력과 신분은 늘 중시되었고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정서진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앞에 장면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 현장에 있는 임준호의 눈빛도 매우 복잡해보였다. 다른 5대 집안의 주인들에게는 아무런 발언권이 없었기에 임유환의 실력에 깜짝 놀라버린 뒤로는 그저 머리만 절레절레 저으며 서있었다. 천재는 그동안 많이 봐왔기도 하였기에 주인들은 그런 천재들 중 한명인줄로 생각했다. 그들은 임유환이 선천적인 재능이 있지만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 실력 하나 가졌다고 정씨 집안과 시비를 걸어?] 다른 사람들 눈에 임유환의 행동은 그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정씨 집안이 강한 것은 개인이 실력이 강해서가 아닌 집안 세력이 강해서였다. “우빈 도련님, 도련님께서 부른 사람 실력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요한 현장 속, 임유환이 적막을 깨뜨리며 피식 웃었다. 그의 목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전부 그에게로 집중이 되
현장은 물 뿌린 듯 조용했고 두 강한 기운이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수많은 시선들이 다 두 사람에게 집중이 되었고 임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위에 있는 정우빈과 소백우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다친 소백우의 왼쪽 얼굴에 닿았고 마음속에 끓어오르던 살기가 순식간에 더욱 강해졌다. 그는 정우빈을 똑똑히 쳐다보며 한 걸음 한걸음 그에게로 다가갔다. 정우빈의 시선에서는 임유환이 자신과 동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어 이렇게 자신의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존 초기? 이게 너의 마지막 카드야?” 정우빈은 임유환을 조롱하듯 천천히 입을 뗐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 몸이 많이 실망할 것 같은데?” 임유환은 근본 정우빈의 말을 들어줄 생각도 없어보였다. “네 이 놈!” 그의 행동에 정우빈은 화가 급격히 치밀어 올랐다. 정우빈은 깊게 호흡을 한 뒤, 결국 임유환의 자신감을 박살내 버리겠노라 결심을 내렸다. 쿵! 그는 두 주먹을 꽉 쥐었고 아까보다 더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임유환을 노려보고 있었다. 강한 기운은 연회장을 가득 채웠고 사람들의 시선마저 가려버렸다. 장내에 강한 기운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은 점점 굳어졌다. 하나 둘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울려 퍼졌다. “이 기운은?” “설... 설마? 우빈 도련님께서 이미 무존 중기를 돌파해버린 건가?” “맞아! 이게 바로 무존 중기야!”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속에서 정우빈의 체내에 있던 기운이 폭발해버렸고 정점에 도달했다. 무존 중기! 모든 사람은 숨을 내쉬지도 못했다. 7대 집안의 주인들도 이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작 20대 후반의 나이에 무존 중기의 실력을 가졌다니! 이런 재능은 과거와 현재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재능이었다. “허허.” 정우빈은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을 보고는 혼자 속으로 내심 우쭐거렸다. 결혼식이 끝난 뒤, 정씨 집안이 연경에 대한 기대가 새로운 높이로 치솟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