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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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조효동의 말을 들은 윤세아는 그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세아의 낯빛이 바뀌는 걸 본 최서우는 차가운 시선으로 조효동을 보며 말했다.“넌 그 입부터 다물어. 사람들이 다 너처럼 거짓말만 하는 줄 알아?”“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으면 천억을 가져오면 되는 거잖아.”저런 별 볼 일 없는 놈 옆에 서서 역성을 들어주는 최서우에 조효동이 잔뜩 굳은 얼굴로 질투심에 차 말했다.“네가 뭔데 그런 걸 신경 써!”최서우가 제 체면을 전혀 살려주지 않자 조효동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언짢은 티를 냈다.“됐어, 다들 조용히 해봐.”갑자기 입을 연 윤세아가 임유환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했다.“유환 씨, 일단 천억 부터 가져올래? 당연히 내가 유환 씨를 의심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성의가 어느 정도인지는 봐야 하니까.”“왜 엄마는 돈만 보면 달려들어? 딸 가지고 장사해 지금?”최서우는 화가 나기도 하고 조마조마하기도 했다.임유환이 조효동을 쫓아내려고 그런 말을 한 걸 텐데 정말 한 번에 천억을 가져오라고 하면 임유환도 힘들 것 같았다.“서우야, 엄마도 다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결혼하면 몇십 년을 같이 살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인지 엄마가 대신 봐주는 거라니까.”제 논리가 맞다고 우기기만 하는 윤세아에 최서우도 할 말을 잃었다.“아이고.”어리석은 윤세아의 행동에 최대호도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조효동은 이 기세를 보니 임유환이 천억을 가지고 올 순 없을 것 같아 다시 우쭐거리며 웃어대기 시작했다.이제 임유환이 윤세아에게 밀려 쫓겨나는 모습을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아주머니 말씀이 맞죠. 좋아하는 건 말로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그때 임유환이 입을 열며 윤세아의 말에 맞장구를 치자 조효동이 어안이 벙벙해진 채 그를 바라보았다.“역시 유환 씨는 우리 서우한테 진심이네.”“그런데 아주머니, 조건이 있어요.”“조건?”웃으며 말하던 윤세아는 조건이라는 임유환의 말에 의아한 듯 되물었다.그리고 조효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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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천억, 정말로 천억이었다.최서우의 핸드폰에 정확히 찍힌 숫자 천억에 조효동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럴 리가... 말도 안 돼.”그냥 허세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천억을 입금하니 조효동은 임유환의 신분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천억이라는 액수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사람이면 그 신분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어쩌면 정말 흑제 어르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짜야, 그럴 리가 없어! 이건 가짜라고!”조효동은 일단은 현실을 부정하며 이를 악물었다.“네가 서우랑 짜고 일을 꾸민 거지. 이 메시지가 진짜 일 리 없어.”조효동 본인도 돈 많은 아줌마와 결혼하고 그 아줌마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은 덕분에 운 좋게 재산을 상속받아 이사장이 된 것인데 보통 사람은 백 년을 노력해도 가지기 어려운 재산을 임유환이 그 어린 나이에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조효동이 인정할 리가 없었다.“조효동, 그만해!”조효동을 혐오하는 눈빛을 한 번도 감춘 적이 없던 최서우가 이젠 정말 못 봐주겠다는 듯 소리쳤다.“서우야, 네가 나 싫어하는 건 이해해. 그래도 이런 식으로 아주머니 속이는 건 아니지.”“저렇게 돈이 많은 사람이 저런 차림으로 다닐 리가 없잖아? 사람이 그렇게 겸손한 게 말이 돼?”조효동은 제 눈에 보이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며 말했다.만약 제게 그 정도의 재산이 있었다면, 제가 그 정도로 신분이 높았다면 온 세상이 다 알게 떠들고 다녔을 텐데 임유환이 겸손하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게 너랑 유환 씨가 다른 이유야. 넌 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 알지?”최서우의 혐오 가득한 눈에 조효동이 다시 윤세아를 보며 자신의 말이 맞다고 우겨댔다.“아주머니, 임유환과 서우가 짜고 지금 둘이 연기하는 거예요, 제 말 좀 믿어주세요!”“조효동, 언제까지 여기 눌러붙어 있을 거야!”윤세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최서우가 조효동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입금 내역이 이렇게 눈에 보이는 데도 거짓말이라는 소리가 나와?”“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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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이건...”그 이름을 본 조효동의 표정이 굳어졌다.임유환은 그런 조효동을 무시한 채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에서는 흑제가 공손하게 물어왔다.“주인님, 천억과 선물은 이미 다 보내드렸습니다. 받으셨습니까?”“받았어요, 흑제님.”“흑제?”“흑제 어르신?”웃으며 흑제라는 호칭을 부르는 임유환에 다들 깜짝 놀라며 임유환을 바라보았다.“허세, 너 또 헤세 부리는 거지!”조효동은 임유환이 아무나 불러서 흑제인 척 전화를 걸게 한 거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임유환은 조효동을 보며 수화기 너머에 있는 흑제에게 물었다.“흑제님, 혹시 조효동이라고 아세요?”“모릅니다.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별건 아니고 아까 조효동 씨가 흑제 님이랑 자신은 밥도 같이 먹는 친구 사이라고 해서 확인차 물어본 거예요.”“친구라니요, 전 그런 사람 모릅니다!”흑제의 호통이 수화기를 뚫고 나와 조용한 집안에 울려 퍼졌다.그 목소리는 흑제와 닮은 것 같기도 했다.“하하, 당연히 거짓말일 걸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확인한 것뿐이에요.”“됐어요, 먼저 끊을게요. 나 대신 조효동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알아봐 줘요.”“예, 주인님.”흑제의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임유환은 웃는 것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애매한 표정을 하고 있는 조효동을 바라보았다.아까 목소리가 흑제와 너무 비슷했기에 조효동은 표정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아직 확신하기는 일렀다.“하하, 사람 하나 구해서 흑제 어르신 사칭하는 거야 쉽지. 그걸로 우릴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조효동이 냉소를 흘리며 문 앞에 놓인 세 박스의 선물들을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봤다.“황금? 돈? 모태주?”“황금은 도금이고 돈은 뭐 당연히 가짜겠고, 모태주는 요즘 가짜가 얼마나 판을 치는데!”“조효동, 넌 다른 사람이 너 보다 잘났다는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잘나? 쟤가?”최서우의 경멸 어린 시선에 조효동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내가 저놈 가면 지금 당장 벗겨줄게.”말을 마친 조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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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임유환의 입에서 나온 2만억 이사장님이라는 말에 조효동은 혹시 무슨 약점이라도 잡혔나 싶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그냥 당신이 가진 이사장 자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불안한 마음을 감추려 애써 표정을 굳히는 조효동을 향해 임유환이 웃으며 말했다.“이사장 자리가 여자 덕분에 운 좋게 얻어걸린 것 같은데? 노력해서 이뤄냈다는 당신 말과는 좀 다르네.”“그리고 전에 결혼한 적 있지?”임유환의 나지막한 말이 조효동에게는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크게 들렸다.조효동 본인의 눈이 커진 건 물론이고 듣고 있던 윤세아도 조효동이 결혼을 한 적이 있다는 소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내 말이 틀렸어?”하지만 임유환은 여전히 웃으며 대답을 재촉했다.처음에는 이렇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까발리고 싶진 않았는데 조효동이 계속 주제도 모르고 날뛰며 최서우를 속여대니 더는 참아줄 수가 없었다.“효동 씨, 이게 사실이에요?”윤세아가 조효동을 보며 다그치자 조효동이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아주머니, 저... 저 자식이 제가 잘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 일부러 절 모함하는 거예요!”“내가 널 모함해?”임유환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회사 이름이 혜성테크놀로지 맞지?”임유환의 입에서 나온 제 회사 이름에 조효동은 눈을 크게 뜨고 임유환을 바라봤다.예상했던 반응에 입꼬리를 올린 임유환이 말을 이었다.“2년 전, 양유란 씨와 해외에서 결혼을 했던데? 나이는 56세, 해외에 상장한 회사가 하나 있고 자산이 2만 억 맞지?”“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넌 그냥 내가 질투 나는 거잖아!”“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제 과거가 들추어지는 걸 보고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어 보이는 조효동에 임유환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표정을 굳혔다.“내가 꼭 끝까지 말해야겠어?”“네가 고생해서 직접 키운 회사라며. 네 입으로 그랬잖아. 근데 창시인이 왜 조효동이 아니라 양유란이야?”“그리고 이게 다 사실이 아니라 해도 혜성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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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유환 씨, 얼른 앉아. 내가 차 가져올게.”제대로 된 황금사위를 맞은 윤세아는 너무 기뻐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최서우는 그런 제 엄마를 보며 한숨을 쉬더니 임유환을 향해 멋쩍게 웃어 보였다.“우리 엄만 원래 저래요. 일단 앉아요, 유환 씨.”“네.”그렇게 임유환은 웃으며 최서우, 최대호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내가 직접 끓인 차야. 얼른 좀 마셔봐.”그때 윤세아는 평소에는 아껴두기만 하던 고급 찻잎으로 우려낸 차를 들고 나왔다.“이렇게 까지 안 하셔도 돼요.”“어머, 어쩜 이렇게 예의 바를까. 그런데 나한테는 안 그래도 돼. 이제 곧 한 집안사람이 될 텐데 뭐.”임유환이 예의 있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윤세아가 손을 내저으며 눈웃음을 지었다.그 신분을 알고 나니 무슨 말을 해도 다 마음에 쏙 들었다.“네, 아주머니.”“그런데 유환 씨는 무슨 일을 해?”“작게 사업해요.”자리에 앉은 윤세아는 임유환의 직업부터 물었다.“사업?”어쩐지 돈이 많다 했더니 사업을 한다는 소리에 윤세아는 더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그런데 너무 겸손하네. 흑제 어르신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그냥 사업 같이하는 친구예요.”“아, 사업 파트너 뭐 그런 거?”흑제와 사업 파트너라니, 임유환의 자산은 만 억이 아니라 십만 억도 훌쩍 넘을 것 같았다.“역시 처음 볼 때부터 남다르더라니까.”“아니에요.”“우리 유환 씨는 너무 겸손하다니까, 난 이렇게 겸손한 사람이 좋더라.”윤세아는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유환 씨, 우리 서우랑은 언제 혼인신고 할 거야?”“혼인신고요?”물을 마시던 임유환은 갑자기 혼인신고를 언급하는 윤세아에 물을 도로 뱉어낼 뻔한 걸 간신히 삼키고 물었다.“엄마, 나 유환 씨랑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그냥 가짜 남자친구 역할을 해달라고 임유환을 부른 것뿐인데 혼인신고까지 진도가 나가니 당황한 건 마찬가지던 최서우가 대신 소리쳤다.“넌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니? 나랑 네 아빠는 만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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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엄마, 진짜 왜 이래... 남편을 찾아주는 거야 아니면 돈다발을 찾아주는 거야?”임유환이 가짜가 아니었어도 아직 손도 못 잡아본 사이에 그런 걸 하라니, 최서우는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빨개졌다.“넌 말을 그렇게밖에 못 해? 엄마도 이게 다 널 위해서잖아.”“유환 씨 같은 남자는 빨리 잡아야 한다고, 너 그러다 다른 여자한테 뺏긴다.”“유환 씨가 사람도 겸손하고 통도 크니까 네 남편감으로 딱 맞을 것 같아서 그런 거지! 저런 남편감 없다니까!”“나도 아는데...”최서우는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최서우도 임유환이 좋은 사람인 건 알지만 그녀와 임유환은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이었다.“거의 다 돼가는데 초 치지마.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내가 설마 너 잘못되라고 등 떠밀겠니?”하지만 최서우와 임유환의 진짜 사이를 모르는 윤세아는 최서우를 흘기며 말했다.“넌 아무 말도 하지 마. 엄마가 다 알아서 할게. 엄마가 대신해서 유환 씨 맘이 어떤지 물어볼게.”“엄마!”최서우는 엄마가 또 무슨 말을 어떻게 내뱉을지 몰라 다급히 소리쳤다.“됐어, 넌 그냥 내 말만 들으면 돼. 얼른 가자, 유환 씨 기다리겠다.”말을 마친 윤세아는 최서우를 데리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미안해 유환 씨, 우리 서우가 너무 쑥스러움이 많아서 내가 가르칠 게 많네.”“엄마...”스스럼없이 말하는 윤세아에 최서우는 얼굴이 붉어진 채 대꾸했다.“아이고, 우리 서우가 이렇다니까.”“서우 씨 성격이 얼마나 좋은데요. 저랑 잘 맞아요.”임유환이 최서우를 감싸며 말하자 윤세아는 입이 귀에 걸리게 웃었다.최서우도 임유환이 저를 위해 일부러 좋게 말해주는 걸 알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윤세아는 그런 둘을 얼른 이어 놓으려고 또 입을 열었다.“그래? 그러고 보니까 또 잘 맞는 것 같네.”“유환 씨 먼 곳에서 오느라 고생했는데 밥이라도 먹고 가.”“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주머니.”임유환은 웃으며 연기를 이어나갔다.이미 최서우에게 자신만 믿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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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네?”이게 최서우의 생각이라는 말에 임유환은 아까 최서우의 이상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엄마!”최서우도 임유환을 집에서 재우려는 엄마의 생각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기에 깜짝 놀라 소리쳤다.그리고 최서우의 뜻이라고 생각할 임유환 때문에 더 부끄러워졌다.“봐봐, 우리 서우가 이렇게 부끄러움이 많다니까.”“저 아주머니, 서우 씨 할아버님도 제가 모셔다드려야죠.”집에서 자고 갈 생각까진 하지 않았던 임유환은 웃으며 저를 보는 윤세아를 향해 다급히 아무렇게나 둘러대기 시작했다.“유환 씨는 여기서 서우랑 같이 있어. 아버님은 내가 남편보고 모셔다드리라고 할게.”윤세아는 말을 하며 얼른 제 남편에게 눈짓했다.“여보, 아까 병원에 환자 있다고 하지 않았어? 가는 길에 아버님 모셔다드려.”“아, 그래! 있었지.”윤세아의 눈치를 보고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최운동은 얼른 임유환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유환 씨는 서우랑 여기 있어. 내가 가는 길에 아버지 모셔다드릴게.”최서우가 선택한 사람이니 서우만 좋으면 최운동도 지지할 생각이었다.“그... 아주머니, 제가 갈아입을 옷도 안 가져와서...”“옷은 걱정 마. 내가 씻어서 말리면 내일이면 입을 수 있을 거야. 아, 아저씨한테 새로 산 옷 한 벌이 있는데, 그거 입을래? 잠깐 기다려봐, 내가 가져올게.”임유환이 또 핑곗거리를 찾기 시작하자 윤세아는 황금 사위가 도망갈 틈을 주지 않고 얼른 방에 들어가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그렇게 1분 뒤, 윤세아는 새 잠옷과 수건을 임유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유환 씨, 샤워하고 이거 입어. 서우랑 같이 자면 돼. 나는 방해 안 할게.”“어...”그렇게 더 이상 거절할 핑계를 찾지 못했던 임유환은 할 수 없이 최서우와 함께 윤세아의 기대에 찬 눈길을 받으며 방으로 들어갔다.최서우는 문을 안에서 한 번 더 걸어 잠그고는 어색하게 임유환 옆에 가 앉았다.최서우는 고개를 숙인 채 눈만 굴리고 있었고 임유환도 어색한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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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그럴 리가요!”서운함 가득한 눈길을 느낀 임유환이 다급히 해명했다.“그냥 좀 어색해서 그런 거죠...”“미안해요, 오해해서...”임유환이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소리에 최서우는 안심하면서도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괜찮아요, 어차피 이제 집엔 못 갈 것 같은데요 뭘.”“우리 엄마 성격이 저래서... 오늘은 그냥 여기서 자고 가요. 미안해요.”최서우도 이성을 향해 자고 가라는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자연스레 얼굴이 뜨거워 났다.“네. 그래야죠.”최서우의 그런 쑥스러운 마음을 모르는 임유환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최서우를 향해 물었다.“서우 씨, 아까 보니까 계속 마음이 불편해 보이던데, 아주머니가 무슨 얘기 하신 거예요?”“아니요...”임유환의 말에 최서우는 당황한 제 마음을 들키기라도 할까 봐 고개를 숙이며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췄다.“그럼 무슨 고민 있어요?”“아니에요. 그냥 오늘 유환 씨 너무 귀찮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해서 그래요.”임유환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최서우는 대충 그럴듯하게 둘러댔다.애초에 엄마가 유환 씨한테 자고 가라고 할 줄 알았다는 소리는 할 수 없었으니.그리고 엄마의 말을 거절하긴 했지만 사실 최서우도 임유환이 자고 가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았다. 물론 윤세아의 말처럼 그런 걸 할 생각은 없었다.그렇게 엄마와의 대화를 떠올리던 최서우의 얼굴이 서서히 달아올랐다.“괜찮아요, 내가 도와주겠다고 한 건데 마무리는 해야죠.”최서우의 대답을 들은 임유환은 웃으며 말했다.“근데 서우 씨, 옷장에 혹시 남는 이불 있어요? 난 바닥에서 잘게요.”임유환이 최서우를 돕느라 어쩔 수 없이 남는 거긴 했지만 괜히 최서우와 불필요한 스킨십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는 먼저 바닥에서 자겠다고 제안했다.“바닥에서 잔다고요? 괜찮겠어요?”“네. 저 원래 자는 곳 안 가려요.”당황한듯한 최서우를 향해 임유환이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그래도...”“나 진짜 괜찮아요.”“그럼... 그래요.”최서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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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설마 내가 맞춘 건 아니지?”임유환의 반응을 본 윤세아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며 물었다.“그럴 리가요...”임유환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둘러댔다.“그럼 내가 잘못 들은 거겠네. 바닥은 차니까 거기서 자면 감기 들까 봐 그랬어.”윤세아는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차피 곧 결혼하면 다 한 집안사람인데, 남자가 좀 밀고 나가고 그래야지.”“과일은 여기 두고 나갈게. 나는 이제 방해 안 할게.”“그리고 서우 아빠가 요즘 감기 걸려서 밤에 추워하거든. 이 이불은 내가 가져갈게.”말을 마친 윤세아는 이불을 빼가며 최서우에게 눈짓했다.그에 최서우는 바로 얼굴이 빨개졌지만 임유환은 아직도 바닥에서 자려는 걸 들킬뻔했다는 생각에 이 상황이 어색해져 최서우의 얼굴은 미처 보지 못했다.그리고 윤세아가 나가자 임유환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아주머니 귀가 엄청 밝으시네요. 이불도 가져가셨으니 어떡해요. 아까 설마 들키진 않았겠죠?”“안 들켰을 거예요.”“유환 씨, 오늘은 그냥 침대에서 같이 자요. 엄마가 갑자기 들어올까 봐 무서워요.”최서우도 할 수 없이 같이 자자고 말을 하긴 했지만 임유환과 같은 침대에 누울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그래서 말을 하면서도 눈빛이 흔들렸고 시선은 줄곧 아래를 향해 있었다.“그래야죠.”윤세아만 잘 속이자는 게 임유환의 목적이었는데 아까 일로 윤세아에게 의심을 심어주었으니 또 떨어져 자다가 밤에 갑자기 들어와 들키기라도 하면 정말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이 헛수고가 되는 것이었다.“네.”최서우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전에는 임유환을 도발도 하고 유혹했던 최서우였지만 막상 이렇게 판이 깔리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내숭 떠는 여자처럼 앉아있기만 했다.그리고 3년 전 사건 이후로 남자 손도 한 번 못 잡아본 최서우였기에 이런 쪽으로는 경험도 없었다.경험이 없는 건 임유환도 마찬가지였기에 그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어색하게 만 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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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샤워요?”샤워라는 단어 하나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르익었고 임유환은 침을 삼키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움직이는 임유환의 울대를 보던 최서우가 그의 오해를 풀어주려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내 말은 더우면 씻고 오라는 뜻이었어요. 계속 더우면 힘드니까...”“아, 알겠어요.”그제야 최서우의 뜻을 이해한 임유환이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 씻으면 갈아입을 속옷이 없어 그냥 잠옷만 입어야 할 판이었다.“그냥 이 옷 입고 있을게요.”그 상태로 잠옷을 입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던 임유환이 최서우를 향해 말하니 최서우도 단번에 임유환의 뜻을 알아차렸다.“그... 그냥 갈아입어요. 엄마가 좀 있다 세탁기 돌리실 거에요.”“어...”그제야 윤세아라는 큰 관문이 남았음을 인지한 임유환이 알겠다고 대답했다.“알겠어요, 그럼... 나 먼저 씻을게요.”“네.”최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임유환이 수건과 잠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5분쯤 지나자 찬물로 샤워를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임유환이 잠옷 차림으로 걸어 나왔다.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던 최서우는 얇은 잠옷 너머로 단단한 가슴팍의 근육들이 언뜻언뜻 보이는 모습에 귀까지 빨개지며 다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그, 나 다 씻었어요.”“그럼... 내가 씻을게요.”말하는 임유환도 어색했고 듣고 있던 최서우도 이 상황이 숨 막혔기에 서둘러 잠옷을 들고 욕실로 달려들어 갔다.펑.“후...”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임유환은 조금 긴장을 풀 수 있었다.하지만 오늘 밤을 최서우와 함께 한 침대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어색해지는 것 같았다.이제 8시 좀 넘은 시간이니 씻고 바로 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잠옷 차림의 남녀가 온밤 불을 켜고 있는 것도 이상했고 그리고 여기서 제일 문제는 바람이 스치는 아래의 그것이었다.이런 상황일 줄 알았다면 아까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져나가는 것인데 모든 것은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그때 욕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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