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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샤워요?”

샤워라는 단어 하나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르익었고 임유환은 침을 삼키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움직이는 임유환의 울대를 보던 최서우가 그의 오해를 풀어주려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

“내 말은 더우면 씻고 오라는 뜻이었어요. 계속 더우면 힘드니까...”

“아, 알겠어요.”

그제야 최서우의 뜻을 이해한 임유환이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 씻으면 갈아입을 속옷이 없어 그냥 잠옷만 입어야 할 판이었다.

“그냥 이 옷 입고 있을게요.”

그 상태로 잠옷을 입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던 임유환이 최서우를 향해 말하니 최서우도 단번에 임유환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 그냥 갈아입어요. 엄마가 좀 있다 세탁기 돌리실 거에요.”

“어...”

그제야 윤세아라는 큰 관문이 남았음을 인지한 임유환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럼... 나 먼저 씻을게요.”

“네.”

최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임유환이 수건과 잠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5분쯤 지나자 찬물로 샤워를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임유환이 잠옷 차림으로 걸어 나왔다.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던 최서우는 얇은 잠옷 너머로 단단한 가슴팍의 근육들이 언뜻언뜻 보이는 모습에 귀까지 빨개지며 다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그, 나 다 씻었어요.”

“그럼... 내가 씻을게요.”

말하는 임유환도 어색했고 듣고 있던 최서우도 이 상황이 숨 막혔기에 서둘러 잠옷을 들고 욕실로 달려들어 갔다.

펑.

“후...”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임유환은 조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을 최서우와 함께 한 침대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어색해지는 것 같았다.

이제 8시 좀 넘은 시간이니 씻고 바로 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잠옷 차림의 남녀가 온밤 불을 켜고 있는 것도 이상했고 그리고 여기서 제일 문제는 바람이 스치는 아래의 그것이었다.

이런 상황일 줄 알았다면 아까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져나가는 것인데 모든 것은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

그때 욕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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