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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설마 내가 맞춘 건 아니지?”

임유환의 반응을 본 윤세아는 눈을 더욱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럴 리가요...”

임유환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둘러댔다.

“그럼 내가 잘못 들은 거겠네. 바닥은 차니까 거기서 자면 감기 들까 봐 그랬어.”

윤세아는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어차피 곧 결혼하면 다 한 집안사람인데, 남자가 좀 밀고 나가고 그래야지.”

“과일은 여기 두고 나갈게. 나는 이제 방해 안 할게.”

“그리고 서우 아빠가 요즘 감기 걸려서 밤에 추워하거든. 이 이불은 내가 가져갈게.”

말을 마친 윤세아는 이불을 빼가며 최서우에게 눈짓했다.

그에 최서우는 바로 얼굴이 빨개졌지만 임유환은 아직도 바닥에서 자려는 걸 들킬뻔했다는 생각에 이 상황이 어색해져 최서우의 얼굴은 미처 보지 못했다.

그리고 윤세아가 나가자 임유환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아주머니 귀가 엄청 밝으시네요. 이불도 가져가셨으니 어떡해요. 아까 설마 들키진 않았겠죠?”

“안 들켰을 거예요.”

“유환 씨, 오늘은 그냥 침대에서 같이 자요. 엄마가 갑자기 들어올까 봐 무서워요.”

최서우도 할 수 없이 같이 자자고 말을 하긴 했지만 임유환과 같은 침대에 누울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말을 하면서도 눈빛이 흔들렸고 시선은 줄곧 아래를 향해 있었다.

“그래야죠.”

윤세아만 잘 속이자는 게 임유환의 목적이었는데 아까 일로 윤세아에게 의심을 심어주었으니 또 떨어져 자다가 밤에 갑자기 들어와 들키기라도 하면 정말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이 헛수고가 되는 것이었다.

“네.”

최서우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전에는 임유환을 도발도 하고 유혹했던 최서우였지만 막상 이렇게 판이 깔리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내숭 떠는 여자처럼 앉아있기만 했다.

그리고 3년 전 사건 이후로 남자 손도 한 번 못 잡아본 최서우였기에 이런 쪽으로는 경험도 없었다.

경험이 없는 건 임유환도 마찬가지였기에 그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어색하게 만 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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