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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이건...”

그 이름을 본 조효동의 표정이 굳어졌다.

임유환은 그런 조효동을 무시한 채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에서는 흑제가 공손하게 물어왔다.

“주인님, 천억과 선물은 이미 다 보내드렸습니다. 받으셨습니까?”

“받았어요, 흑제님.”

“흑제?”

“흑제 어르신?”

웃으며 흑제라는 호칭을 부르는 임유환에 다들 깜짝 놀라며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허세, 너 또 헤세 부리는 거지!”

조효동은 임유환이 아무나 불러서 흑제인 척 전화를 걸게 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임유환은 조효동을 보며 수화기 너머에 있는 흑제에게 물었다.

“흑제님, 혹시 조효동이라고 아세요?”

“모릅니다.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별건 아니고 아까 조효동 씨가 흑제 님이랑 자신은 밥도 같이 먹는 친구 사이라고 해서 확인차 물어본 거예요.”

“친구라니요, 전 그런 사람 모릅니다!”

흑제의 호통이 수화기를 뚫고 나와 조용한 집안에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는 흑제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하하, 당연히 거짓말일 걸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확인한 것뿐이에요.”

“됐어요, 먼저 끊을게요. 나 대신 조효동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알아봐 줘요.”

“예, 주인님.”

흑제의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임유환은 웃는 것도 아니고 무표정도 아닌 애매한 표정을 하고 있는 조효동을 바라보았다.

아까 목소리가 흑제와 너무 비슷했기에 조효동은 표정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 확신하기는 일렀다.

“하하, 사람 하나 구해서 흑제 어르신 사칭하는 거야 쉽지. 그걸로 우릴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조효동이 냉소를 흘리며 문 앞에 놓인 세 박스의 선물들을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봤다.

“황금? 돈? 모태주?”

“황금은 도금이고 돈은 뭐 당연히 가짜겠고, 모태주는 요즘 가짜가 얼마나 판을 치는데!”

“조효동, 넌 다른 사람이 너 보다 잘났다는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잘나? 쟤가?”

최서우의 경멸 어린 시선에 조효동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저놈 가면 지금 당장 벗겨줄게.”

말을 마친 조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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