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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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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애가 보는 앞이라 조은서는 대답하기 힘들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봐주기로 하고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말한다.“즐기는 사이니 뭐니 그런 말 하지 마. 너 그런 여자가 아니야.”조은서는 담담하게 말한다.“사람은 변하는 거예요.”유선우는 눈을 들어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갑자기 조은서도 이미 29살이 되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이미 성숙한 여인이다.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욕망을 여자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몇 년 동안 홀몸으로 지내지 않았던가?외로울 때 곁에서 자신을 보살펴주는 남성이 있다면 그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도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남자의 자존심은 따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하여 분위기는 차갑게 내려앉았다. 유선우는 부드럽게 아이를 돌보고 있고 조은서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사무를 처리하고 있다. 더원은 국내에 이미 200여 개의 체인점이 있다. 조은서도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이때 이안이는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유선우에게 묻는다.“엄마가 왜 그런 여자가 아니야?”…저녁을 먹고 유선우는 이안이와 오랫동안 놀아주었다. 떠날 때는 이미 자정이었다. 조은서는 그를 바래다주려고 따라나섰다. 대문이 천천히 닫히자, 유선우는 조은서의 정교한 얼굴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말한다.“며칠 있으면 추석이야, 이안이를 내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명절을 쇠려고 하는데 괜찮아?”조은서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승낙하였다. 유선우는 그런 조은서의 태도에 묻는다.“그렇게 쉽게?”왜서일까?...한참 지나서 조은서는 그의 물음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한다.“이안이가 당신을 좋아해요. 그리고 또 이안이도 아빠의 존재가 필요해요. 내가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에요.”“그런데 그때는 왜 그렇게 가버렸어?”조은서의 깊은 눈매는 대문 불빛 아래에서 더욱 고통스럽게 보였다. 갑자기 불어온 한 가닥의 바람에 조은서는 몸에 두른 숄을 앞으로 끌어모았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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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친손녀 딸이라?”“데려오라고…”유선우는 함은숙의 말을 곱씹으면서 눈가에는 비웃음으로 가득하다.다시 눈을 들 때는 날카로운 얼굴이었다. “조은서한테 어떻게 하셨는지는 기억하세요? 저보고 애를 데려오라고 하면 은서는 어떡해요? 두 사람이 떨어져서 지내라고요? 당신 것 아닌 거에는 욕심내지 마요. 제가 당신을 그곳에 한평생 안 처박아둔 것에 감사하면서 사세요. 그리고 다시는 여기로 오지 마요.”오랫동안 묵혀왔던 상처가 다시 찢어졌다…함은숙은 자기 아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한참 지나서 그녀는 웃으면서 말한다.“너는 와도 되는 곳이고?”필경 친 모자지간인지라 어떻게 하면 더 아프게 상대를 자극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상대의 가슴에 정확히 칼을 꽂는지 잘 알고 있었다. “유선우, 네가 여기에서 살면서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인 척을 하면 은서가 널 용서하고 네 곁으로 돌아올 것 같아?”함은숙은 큰소리로 웃으면서 말한다. “은서는 절대 못 잊을 거야. 그리고 은서는 너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야.”“네가 은서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말해줄까? 넌 금방 애를 낳은 은서를 그런 곳에 버려두어 죽든 살든 나 몰라라 했지? 겉으로 봐서는 병치료이지만 그 오랫동안 왜 안 들어가봤어? 넌 마음이 일그러졌고 변태야. 넌 은서를 망칠지언정 은서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어.”“내 말이 맞지?”“지금 밖에 있는 수많은 남자가 은서를 엿보고 있는데 걔가 왜 자신에게 죽도록 깊은 상처를 준 너의 곁으로 돌아가겠니? 은서는 널 안 받아줘. 은서는 널 갖고 놀다가 네 진심을 발로 짓밟아버릴 거야. 그때 네가 은서한테 했던 것처럼. “…불빛 아래에 앉아있는 유선우는 아무 표정이 없다.한참 지나 함은숙이 아픈 유선우의 가슴을 다시 들쑤시는 것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유선우가 가볍게 말한다. “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함은숙은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반나절이 지나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낮은 소리로 끊임없이 같은 말만 중복한다.“유문호, 당신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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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3일 후 그들은 한 자선 파티에서 만났다. 유선우는 늦게 도착하여 조용히 자리를 찾아 앉았다. 방금 비즈니스 접대를 마치고 달려온 유선우는 자리에 앉자마자 조은서부터 찾기 시작하였다. 한 지점에서 그의 시선이 불현듯 멈췄다. 유선우는 조은서가 어떤 남자하고 어깨를 가지런히 하고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낮은 소리로 뭔가를 상의하고 있는 듯하였는데 두 사람은 아주 친근해 보였다. 그 남자를 유선우는 알고 있었다. 하와이의 반성훈 대표이다. 좀 지나 그 반 대표는 경매 중인 10억 가까이 되는 레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낙찰 받았다. 아주 눈부신 귀중한 물품이었다. 귀중한 보석을 미인에게 선물하고 낙찰에 성공한 그 남자는 아주 의기양양하였다. 무대 아래에 있는 조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반성훈은 시간이 촉박한지 이례적으로 먼저 낙찰품을 받았고 그 뒤 조은서와 함께 테라스로 향했다… 너무 흥분한 탓인지 조은서는 유선우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테라스의 밤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조은서는 샴페인 한 잔을 들고 조용히 웃으면서 말한다.“낙찰에 성공한 것을 축하드려요. 지혜가 많이 좋아하겠네요.”반성훈은 조은서와 잔을 부딪치며 감개무량하여 말한다.“뜻밖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지혜가 안 와서 좀 아쉽긴 하지만요.”말하면서 그는 보석이 담긴 케이스를 조은서에게 넘겨주었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지만 이건 지혜에게 전해줘요. 저는 오늘 밤 전용기를 타고 하와이로 돌아가야 해서요. 내일 아침에 중요한 미팅이 있어요.”반성훈은 웃으면서 이어서 말한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왔는데 지혜는 얼굴도 안 보여주네요.”그들이 지금 냉전 중인 것을 조은서는 알고 있었다. 조은서는 임지혜를 대신하여 보석을 받았고 그녀는 케이스를 열어보고 한참 뒤 웃으면서 말한다.“이 아이를 보면 아무리 큰 화도 누그러들 거예요.”반성훈은 임지혜를 떠올리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전에 반성훈은 조은서에게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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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한참 동안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헤어질 때 거의 10시가 되어있었다. 서미연의 차가 먼저 떠났다. 조은서는 호텔 문 앞에 서서 몸에 두른 숄을 정리하고 나서 몸을 돌려 차에 오르려고 했다. 이때 비싼 외제 차 한 대가 그녀의 옆에 멈추더니 뒷좌석이 열리면서 한 남성의 팔이 불쑥 튀어나와 다짜고짜 조은서를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 바람에 조은서는 어떤 남성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익숙한 남성의 체취로 인하여 조은서는 그가 누군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유선우 씨.”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선우는 조은서의 가녀린 허리를 몸으로 끌어당기는 한편 한 손으로는 버튼을 누르자 뒷좌석과 앞 좌석의 연결 부분에서 검은색 유리창이 솟아올랐다. 그것도 방음 유리였다…밀폐된 공간에는 숨 쉬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유선우의 음울한 눈빛도 있었다.조은서의 빨간 입술이 살짝 떨리면서 물었다. “뭐 하자는 거예요?”유선우는 조은서의 가녀린 허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어깨에 둘렀던 캐시미어 숄이 흘러내리자 가느다란 끈만 걸쳐진 어깨가 보였다…보드라운 살결이 아주 유혹적이다!유선우는 조은서의 하얀 팔목을 쓰다듬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호텔로 갈까?”조은서는 동그래진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유선우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조은서의 눈빛을 받으며 유선우는 또 다시 낮은 소리로 말한다.“호텔로 갈 거야.”조은서는 내숭 없이 거절하지 않았다. 조은서가 B시로 돌아온 이유가 바로 유선우와 잠자리를 가져 아기를 낳는 것이다. 어디서 잠자리를 가지든 다 똑 같은 것이다. 호텔도 마찬가지고.그 뒤로 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심지어 무섭기까지 하였다. 조은서는 서미연의 말이 떠오르면서 이 남자가 오랫동안 금욕을 해 온 관계로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은서는 더는 유선우를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옆에 앉아있었다…두 사람의 모습은 쾌락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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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조은서는 선택할 여지가 없다. 그녀는 유선우를 꼭 부둥켜안았다. 안 그러면 침대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 유선우의 몸은 몹시 뜨거웠고 조은서의 심장은 뛰어나올 것만 같았다…유선우는 조은서의 목덜미를 잡고 그녀의 시선을 자기 얼굴에 고정시켰다. 두 쌍의 눈이 마주쳤다. 유선우의 까만 눈동자에는 여자에 대한 욕망과 함께 알아보기 힘든 한 가닥의 자제가 엿보였다. 두 눈동자는 먹물을 풀어놓은 바다같이 끝없이 깊다. 유선우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 “몸은 다 회복된 거야?”의문 구인 것 같지만 사실은 진술이다. 조은서의 몸매는 출산 전보다 훨씬 매력적이었고 남자의 손바닥에 전해오는 촉감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조은서는 거의 우는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말하지 마요.”유선우는 조은서의 목덜미를 잡고 아주 깊게 키스를 하였다. 마치 그녀를 통째로 삼켜버릴 듯 강렬하였다. 그의 몸에서 전해오는 옅은 담배냄새마저 그녀의 몸속으로 침투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갑자기 유선우는 모든 행동을 멈췄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품에 안고 머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이런 느낌을 즐기는 듯한 또한 버릇 같기도 한 그런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유선우의 머리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풀어주었다. 침대가에 앉아 바지를 주워 입은 유선우는 바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어 담배 한 개비를 털어냈지만 불은 붙이지 않은 채 그대로 입에 물고 사색에 잠겼다…전에는 담배를 절대 참은 적이 없다. 조은서는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선우는 이안이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기에 조은서를 데리고 호텔로 왔고 조은서와 잠자리를 하려고 했다…하지만 갑자기 왜 멈췄는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다. 이날은 조은서의 가임기이며 오늘이 지나면 생리기가 지나기를 기다려야만 했기에 조은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여 설령 두 사람 사이에 많은 응어리가 있다 쳐도 풀지 못하는 많은 오해가 존재하더라도 그녀는 유선우의 등 뒤로 다가가 살며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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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유선우는 조용히 보고 있었다. 불현듯 그와 조은서의 첫날 밤이 떠올랐다. 비록 그다지 아름다운 기억이 아니었지만, 유선우에게는 후련한 날이었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기억이었고 또한 그 뒤 그가 결혼하려는 결심을 내리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바라보았고 조은서는 그 한 쌍의 남녀를 바라보면서 과거를 떠올리는 듯하면서 눈빛이 다소 촉촉하였다. 유선우는 그녀의 어깨를 살짝 감싸안았다. 체크아웃 할 때 프런트 직원의 눈빛은 의미심장하였다. ‘유 대표님, 너무 빠른데요.’컴퓨터에 나타나는 시간으로 봐서 앞뒤 모두 포함하면 30분 밖에 안 걸렸다. 뒷정리를 하고 나서도 좀 더 애틋한 시간을 가져야 하고 내려오는 시간도 한참 걸려야 할 텐데 말이야...직원은 영수증을 유선우에게 건네주면서 공손하게 말한다.“유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유선우는 직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채고 한 번 더 돌아보았다. 살짝 화난 듯한 한 쌍의 눈동자는 특히 매력적이라 직원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다 가고 나서야 직원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놀래서 죽는 줄 알았잖아."주차장에 있던 김 기사도 유선우가 이렇게 빨리 내려올 줄 생각 못했다. 방금 차를 마시고 잘 준비를 하는데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기에 벌떡 일어나보니 창밖에 유선우가 서있었다. 김 기사는 급히 차에서 내렸다. 유선우는 손을 내밀면서 말한다.“차 키 줘요. 제가 운전할게요.”김 기사는 급히 차 키를 유선우에게 넘겨주고 텀블러를 들고 택시 잡으러 가면서 머리를 끄덕이면서 조은서에게 인사를 하였다. “사모님 들어가세요.”늦은 밤이라 조은서는 시정하기도 귀찮다. 조은서는 피곤하여 뒷좌석에 기대어 앉고 싶었으나 유선우는 운전석 옆자리의 차 문을 열면서 말한다.“타!”할 수없이 유선우의 옆자리에 앉았다. 길을 달리면서도 유선우는 별로 말이 없고 조은서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오늘밤은 이렇게 지나겠지 하고 조은서는 생각하였다. 하지만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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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조은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등 뒤에 문을 기대고 서서 숨을 고르면서 잠깐 넋이 나가 있었다. 한참 뒤 조은서는 손을 내밀어 자기 입술을 살며시 만지더니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조은서는 유선우를 용서할 수 없거니와 자기 자신도 용서할 수 없다.차 안에서 격정의 순간에 조은서는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줄곧 자제하여 왔지만 신체의 변화는 자신을 속이지 못한다. 유선우의 손길은 그녀의 꾹꾹 눌러왔던 생리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조은서는 치욕스러운 생각이 들었다...아파트 내는 조용하였고 심정희는 자리에 누웠다. 심정희가 조은서를 위해 준비해 둔 야식이 있었지만, 조은서는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조은서는 침실로 들어가 독서 등을 켜고 침대에 앉아 이안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요즘 주 닥터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나서 많이 좋아졌고 코피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안이의 병은 줄곧 조은서의 마음에 걸려있는다. 하여 오늘 밤 그 힘든 시간에도 그녀는 벌거벗은 채로 유선우를 끌어안고 유선우에게 자신과 잠자리를 해달라고 거의 애원하다시피 한 것이다. 이것만 생각하면 조은서는 마음이 씁쓸해졌다. 이안이가 깨어나 눈을 비비며 엄마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 엄마가 제일 예뻐.’조은서는 이안이에게 이불을 여며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꿈을 꿨냐고 물었다. 이안이는 머리를 젓다가 다시 끄덕이었다. 그러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꿈에 아빠를 봤어. 엄마, 아빠는 언제 아기를 데리러 와?”조은서는 아기 담요로 이안이를 감싸 품에 안고 상냥하게 달랜다.“두 밤만 자면 아빠가 우리 아기를 데리러 올 거야. 그리고 우리는 함께 추석을 쇨 거야.”“엄마, 추석은 뭐야?”“추석은 한 가족이 다 모이는 날이야. 그날 밤 달이 제일 둥글거든.”...이안이는 '응' 하고 대답했다. 갑자기 이안이가 작은 코를 킁킁거리며 조은서의 몸에 갖다 대면서 강아지처럼 냄새를 맡았다. 한참 냄새를 맡더니 쫑알거리며 말한다.“엄마 몸에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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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의외로 반성훈의 짝은 사실 임지혜이다. 임지혜의 얼굴에 나타난 희열의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차준호는 케이스를 조용히 내려놓고 머리를 숙여 임지혜를 바라보았다. 눈에는 오랫만의 상봉의 설렘 같은 건 없고 단지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뒤의 허망함 같은 것만 남아있다...차준호는 사실 임지혜가 시집을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반성훈 같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 일 때문에라도 간혹 만날 수도 있는 사이이다. 차준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온다.“이 사람이랑 사귀고 있는 거야?”임지혜같이 쿨한 여인도 이 시각에는 목소리가 떨려온다.“그래. 반 씨가 나한테 아주 잘하거든.”차준호는 눈을 몇 번 깜빡이었다. 그의 눈초리는 지나치게 길고 예쁘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 때문에 사람들은 때때로 이런 것을 놓치게 된다...차준호는 임지혜를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다시 낮은 소리로 물었다.“잤어?”임지혜의 눈에 갑자기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아주 난처해하였다. 허둥지둥 물품을 정리하여 떠나려던 그 순간에 끝내는 두 글자를 차준호에게 남겼다. “잤어.”잤다... 차준호는 순결 주의 남성이 아니고 절대로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지도 않지만 임지혜로부터 이 두 글자를 듣는 순간 그는 몸이 휘청거리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차준호는 차에 앉아 담배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이 밤, 차준호는 술에 취해 별장으로 돌아가니 이미 자정이었다. 정우연이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정우연은 이미 예전의 화려함이 줄줄 흐르던 명문 가족의 규수가 아니다. 불행한 결혼생활은 그녀를 사정없이 괴롭혀 얼굴에는 이미 여자의 온화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고 몸매는 비쩍 말라 전혀 남자의 흥미를 북돋울 수 없었다. 이 몇 년 동안 차준호는 그녀에게 딱 두세 번 곁을 주었다. 그것도 매번 술에 취해서였다. 술에 취한 차준호는 정우연을 소파에 눌러 일을 치렀고 그는 정우연의 귓가에 대고 임지혜의 이름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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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조은서가 이안이를 달래서 재우고 나니 거의 9시가 되었다. 샤워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임지혜가 왔다. 조은서는 밤중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허둥대는 임지혜를 보더니 재빨리 집안으로 들이면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로 밤중에 왔어?”임지혜는 목이 꽉 막혀 말을 못하였다. 한참 지나 임지혜는 붉어진 눈으로 말한다.“나 저녁에 차준호 만났어.”조은서는 흠칫하였다.한참 지나 조은서는 임지혜를 거실로 안내했고 뜨거운 물수건을 꼭 짜서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려 했다.임지혜는 조은서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중얼거린다.“은서야, 나... 반 대표가 나의 과거를 알게 되어 날 싫어할까 봐 겁이 나.”임지혜가 전에 반성훈에게 고백했었다. 전에 남자를 사귀었었고 아기를 유산한 경험이 있다고.하지만 반성훈은 그 남자가 차준호인 줄은 모른다. 평소에는 임지혜가 반성훈을 반 씨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반 대표라고 부르는 것을 봐서 임지혜가 확실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조은서는 머리를 숙여 임지혜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말하였다.“반 대표가 너에게 다가가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고 너를 선택했을 거야. 반 대표가 사실 그 일들을 다 알고 있고 나한테 물은 적도 있어. 나도 숨김없이 전부 얘기를 해줬어. 지혜야, 반 대표가 알고 있어. 그 사람이 차준호인 것을.”임지혜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자는 이안이를 깨울까 봐 소리를 눌러가며 울었다. 임지혜는 태어나서부터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가진 것보다 잃은 것이 많기에 그녀는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특히 반성훈같은 남자가 자신을 좋아해 주고 자신의 형편없는 과거까지 용납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임지혜는 조은서의 품에 안겨 울먹이며 말한다.“비록 반 대표가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있지만 나하고 비교하면 그 사람의 인생은 너무 완벽한 거야.”반씨 가문은 하와이의 명문 가족으로 몇 대째 쭉 이어오고 있다. 반성훈의 조건이 지나치게 좋긴 하다. 조은서는 임지혜의 기분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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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이 한마디 말이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혀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 아무리 오해가 많고 아무리 낯설어도 그들 사이에는 딸 이안이가 있었다. 이안이를 위해서 그들은 그 일도 해야 했다......30분 뒤, 롤스로이스는 서서히 진이 정원에 멈췄다. 조은서가 차에서 내리면서 눈빛이 촉촉해졌다. 진이 정원은 여전하였다. 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바뀌었다...이안이는 아빠의 품에 안겨 작은 소리로 물었다.“아빠, 엄마 왜 울어?”유선우가 나지막한 소리로 답했다. “엄마가 아빠한테 화났어.”어른들의 일을 이안이는 알 수가 없다. 이안이는 다만 눈길로 엄마를 쫒고 있었다. 엄마는 슬퍼서 울고 있는 것 같았다...조은서는 급히 기분을 다스렸다. 진이 정원의 하인들은 전부 유선우가 초빙해 온 사람들이다. 일찍부터 오늘 사모님과 아가씨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전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다. 조은서를 만나면 사모님이라 불렀고 전처럼 공손하게 모셨다.조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서 씨라고 부르면 돼요.”그 말에 하인들은 감히 응하지 못하였다.유선우는 표정이 복잡해졌지만, 조은서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사모님이 말한 대로 해요.”유선우는 이안이를 데리고 정원을 구경하였다. 조은서는 함께 다니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싫어서 아예 작은 주방에 들어가 이안이에게 줄 송편을 만들기로 했다. 이안이가 제일 좋아하는 떡이다...등 뒤에서 유선우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조은서가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은 예전과 다름없었다 전에도 조은서는 주방에서 이것저것 만들기를 좋아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능숙하지는 못하였다. 그때의 조은서는 직업이 없었고 단지 유선우의 어린 신부였다. 유선우의 가슴이 마구 뛰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다가가 등 뒤로 그녀를 살포시 껴안았다. 그는 옷 위로 조은서의 몸을 훑었다. 조은서는 넋이 나간 듯 굳어있다...박하 향기를 머금은 남성의 입김이 그녀의 귓등을 간지럽히고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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