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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의외로 반성훈의 짝은 사실 임지혜이다.

임지혜의 얼굴에 나타난 희열의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차준호는 케이스를 조용히 내려놓고 머리를 숙여 임지혜를 바라보았다. 눈에는 오랫만의 상봉의 설렘 같은 건 없고 단지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뒤의 허망함 같은 것만 남아있다...

차준호는 사실 임지혜가 시집을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반성훈 같은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 일 때문에라도 간혹 만날 수도 있는 사이이다.

차준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온다.

“이 사람이랑 사귀고 있는 거야?”

임지혜같이 쿨한 여인도 이 시각에는 목소리가 떨려온다.

“그래. 반 씨가 나한테 아주 잘하거든.”

차준호는 눈을 몇 번 깜빡이었다. 그의 눈초리는 지나치게 길고 예쁘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 때문에 사람들은 때때로 이런 것을 놓치게 된다...

차준호는 임지혜를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다시 낮은 소리로 물었다.

“잤어?”

임지혜의 눈에 갑자기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아주 난처해하였다. 허둥지둥 물품을 정리하여 떠나려던 그 순간에 끝내는 두 글자를 차준호에게 남겼다.

“잤어.”

잤다... 차준호는 순결 주의 남성이 아니고 절대로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지도 않지만 임지혜로부터 이 두 글자를 듣는 순간 그는 몸이 휘청거리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차준호는 차에 앉아 담배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 밤, 차준호는 술에 취해 별장으로 돌아가니 이미 자정이었다.

정우연이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정우연은 이미 예전의 화려함이 줄줄 흐르던 명문 가족의 규수가 아니다. 불행한 결혼생활은 그녀를 사정없이 괴롭혀 얼굴에는 이미 여자의 온화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고 몸매는 비쩍 말라 전혀 남자의 흥미를 북돋울 수 없었다.

이 몇 년 동안 차준호는 그녀에게 딱 두세 번 곁을 주었다.

그것도 매번 술에 취해서였다.

술에 취한 차준호는 정우연을 소파에 눌러 일을 치렀고 그는 정우연의 귓가에 대고 임지혜의 이름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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