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일렁이는 그들의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조금 전 가장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던 때도 지금, 이 순간만큼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았다.조은서의 눈가에 맺힌 눈물은 과거 유선우에 대한 모든 사랑과 원망이 깃들어 있었는데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방울 두 방울 뚝뚝 흘러내리던 눈물방울은 어느새 유선우의 키스와 함께 전부 닦여져 있었다.유선우의 목소리는 이제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갈라져 있었다.“아직도 내가 원망스럽지? 아직도 날 사랑하지?”하지만 조은서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이 문제에 답하고 싶지 않았다.조은서가 대답하려 하지 않자 유선우는 각종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녀에게 끈질기게 매달렸다. 그의 검은 동공은 한순간도 조은서의 얼굴을 떠나지 않았고 그녀의 반응을 호시탐탐 살폈다. 유선우는 절박하게 조은서의 얼굴에서 지난날의 정을 보고 싶어 했고 자신을 사랑했던 흔적을 조금이나마 찾기 위해 애썼다...하지만 조은서는 끝내 그의 물음에 답해주지 않았다.이윽고 유선우는 그녀의 옆에 몸을 돌려 누웠지만, 그의 다른 한 손은 여전히 그녀의 몸 위에 둘려 있었고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은 채 한껏 자세를 낮추었다.“은서야, 지난 몇 년 동안 난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찾은 적 없어. 욕구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난 항상 네가 돌아와서 기분 나빠할까 봐 다른 여자를 찾으려는 생각조차 한 적 없어.”조은서가 다른 남자를 찾을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하지만 막상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조은서는 그와 반성훈 중 누굴 더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누구의 테크닉이 더 좋다고 여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일단 그런 인식을 하게 되면 남자들에게는 일종의 비인간적인 괴롭힘과 다를 바 없다.예전 같았으면 유선우는 절대 조은서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고 다른 남자가 그녀의 곁을 차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자존심과 오만함은 절대 타인과 그녀를 공유하는 것을 허락
말은 아이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들은 어쨌든 몇 년 동안 부부로 지냈고 그들의 모든 부부의 경험은 모두 상대방에게서 얻어낸 것이다. 은밀하고 뜨거웠던 그 밤들은 아무리 상대를 뼛속까지 원망한다고 해도 뇌리에서 쉽게 잊히는 것은 아니다...게다가 오늘날 그들은 또다시 옛날의 감정을 되새기게 되었다.유선우는 침대 옆에 서서 묵묵히 옷을 입고 있는 조은서를 바라보았고 조은서도 굳이 그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볼 건 이미 다 본 사이이기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투정을 부릴 필요도 없었다.오히려 가기 직전 조은서는 유선우의 옷깃이 약간 비뚤어진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정리해 주었다.그러자 미처 손을 떼기도 전에 유선우의 손에 다시 잡히고 말았다.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검은 동공은 예측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을 담고 있었고 이윽고 유선우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그 사람 옷깃도 이렇게 정리해줘?”그 사람이 누군데...조은서가 답하기도 전에 유선우는 이미 그녀의 손을 풀어주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유선우가 무언가 오해했음을 눈치챈 조은서는 곰곰이 생각하여 유선우가 아마 자신과 반성훈 사이를 오해했음을 알아챘다. 최근 조은서는 반성훈과 함께 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날 반성훈은 임지혜를 위해 그녀의 아파트에 방문했었다...엘리베이터에 뒤따라 탑승한 뒤 조은서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그리고 유선우도 당연히 조은서와 새 애인 사이의 세부적인 일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았기에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체크아웃할 때, 조은서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집안 아주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인데 목소리가 매우 매우 급하게 들렸다.“이안이 열나는 것 같아요. 아가씨 빨리 와보세요.”조은서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지금 당장 갈게요.”전화를 끊고 유선우를 바라보자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같이 가자.”...검정 벤틀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렸다.조은서는 유선우의 옆에 앉아 줄곧 입을 열지 않았지만, 창밖을
YS 병원 VIP 특수 병동.이안이는 환자복을 입고 핑크색 작은 침대 위에 누워 잠이 들었고 그녀의 작은 얼굴은 고열로 인해 붉게 물들어 있었다.의사는 이안이에게 링거를 놓아주었고 투명한 액체 방울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졌다...그때, 주 닥터가 다급히 달려왔다.주 닥터는 이안이의 서류를 YS 의료 단체에 공유하였고 상의 끝에 결국 부원장이 나지막이 말을 꺼냈다.“천자를 한 번 더 해보고 다시 상황을 봐야겠어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유선우는 고개를 돌려 조은서를 바라보았다.조은서는 그때부터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서야 가까스로 추태를 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방 안으로 들어갔다...한참이 지나서야 유선우 역시 조은서를 따라 방안에 들어왔다.창가 앞에 서 있던 조은서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유선우가 들어왔음을 눈치채자 곧바로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을 터뜨리기 시작했다.“이안이 이제 4살이에요... 선우 씨, 이안이 이제 4살이라고요!”“나도 알아! 은서야, 나도 알아.”유선우는 조은서의 뒤에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터져버린 감정을 다독여주었다.“나도 마음 아프고 나도 이안이 몸에 상처 내고 싶지 않아! 그런데 은서야, 이안이는 우리 생각보다 더 용감해. 그리고 우리만 곁에 있어 준다면... 괜찮을 거야.”결국, 조은서는 끝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용감하면 이 모든 걸 감당해야만 해요? 선우 씨는 이안이가 왜 이런 병에 걸렸는지 알기나 해요? 조산 때문이에요. 제가 이안이 낳을 때 너무 허약해서, 이안이 발육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더뎌서! 선우 씨... 전에는 나한테 잘해주겠다고, 아껴주겠다고 그렇게 여러 번 말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우리가 이 아이를 가질 수 있었겠어요? 만약 그날 당신이 그렇게 무정하게 떠나지만 않았다면 이안이가 어떻게 조산 했겠느냐고요?”“다시 만나서 계속 원망하냐고 물었었죠? 유선우 씨, 제가 어떻게 당신을 원망하지
그는 도무지 이안이를 볼 면목이 없었다.매캐한 담배 연기가 얼굴을 덮치고 유선우의 눈가에는 어렴풋이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이안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안이는 어떻게 될지, 조은서는 또 어떻게 될지 유선우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제 조은서의 용서는 바라지도 않았다.단지 이안이와 조은서의 평안을 바랄 뿐이다...날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유선우는 영계사에 한번 다녀왔다.깊은 산속에 있는 절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였다.비록 신의 존재를 믿진 않았지만, 유선우는 그저 이안이의 부적을 얻어내기 위해 장장 4시간 동안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산에서 내려올 때 유선우는 우연히 바닥을 쓸고 있는 스님 한 명을 만났는데 스님은 그를 가리키며 비웃음을 터뜨렸다.“아무리 많은 향불을 피워도 네 죄악을 씻을 수는 없을 것이야. 오직 피로 피를 교환하고 목숨으로 목숨을 갚아야 해.”이윽고 자리를 뜨며 스님은 계속하여 무언가를 중얼거렸다.“세상 남자들이 얼마나 각박한데 누가 정말 처자를 위해 목숨을 바꾸려 하겠어? 우습구나! 우스워!”그러나 유선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이윽고 손안에 든 부적을 들고 스님 쪽을 향해 외쳤다.“전 원합니다!”유선우는 조은서에게 빚진 것이 너무나도 많다.그리고 이안이에게 빚진 것이 너무 많다.만약 그들에게 원만한 사랑을 줄 수 없다면 차라리 그의 목숨을 그들에게 바치고 싶었다. 기꺼이......유선우는 절에서 돌아와 곧바로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YS 그룹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대표 사무실에 앉아 나지막이 진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김 변호사님 모셔와. 유서 쓸 거야.”그러자 진 비서는 깜짝 놀라며 그를 말렸다.“대표님, 대표님께서는 이제 30대 초반이십니다.”그러나 유선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사람 운명은 누구도 모른다고. 언제 갑자기 변수가 생길지 누가 알겠어... 그러니 빨리 김 변호사님 모셔와.”진 비서는 더 이상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진 비서는 마음속으로 너무 괴로웠지만 위로하고 싶어도 위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시간도 모든 것을 희석할 수는 없다. 어떤 상처는 살 안에서 썩어가고 있는 가시처럼 겉으로는 알 수 없지만 속은 이미 썩어 문드러진 지 오래다.유선우는 혼자 있고 싶다며 진 비서를 내보냈고 사무실에 혼자 남게 되자 떨리는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담뱃불은 얼마 가지 못해 금세 꺼지고 말았다.순간, 그는 조은서가 옛날에 울면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선우 씨는 사랑할 줄 몰라요!”그렇다.과거 유선우는 사랑할 줄 몰랐고 그의 마음속에는 권세야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고 여인이나 아이는 단지 불현듯 갖고 싶다고 생각 나는 부속품일 뿐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선우는 과거와 달리 사랑을 깨달았고 조은서의 곁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유서를 작성했다. 만약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한다면 YS 그룹을 전부 그녀에게 물려줄 생각이다.그리고 이안이를 위해 갈구했던 부적에 향불이 부족하다면 그의 모든 걸 더 바치면 된다.목숨과 운세, 유선우는 이안이의 평안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걸 바칠 수 있다....점심때가 가까워지고 유선우는 다시 병원에 돌아왔다.그리고 병실 문을 열자마자 이안이를 놀아주고 있는 임지혜를 발견하게 되었다.이안이는 즐겁게 잘 놀다가도 유선우를 보자마자 작은 얼굴을 잔뜩 구기고는 큰 눈망울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아빠.”이윽고 작은 두 팔을 뻗어 유선우에게 보여주었는데 이안이의 야들야들한 손등에는 두 개의 작은 주사 자국이 남아있었고 서러워진 이안이는 유선우에게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유선우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듯 아파 났다.그러고는 이안이를 품속에 안아 든 채 손등을 부드럽게 문질러주었다.“아직도 아파?”이안이는 유선우의 목을 끌어안고 얌전히 엎드리고 있었다. 결국에는 아빠의 품이 그리웠던 것이었다.유선우의 목젖이 두어 번 들썩거리더니 그는 애써 축축하게 젖어 가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흐느낌을 참지 못했다. 그녀의 곁으로 다가간 유선우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양손으로 감싸며 부드럽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조은서!” 조은서는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지만, 유선우는 힘을 주어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잠시 후, 그의 셔츠 가슴팍이 젖어 들었다. 조은서의 눈물이었다. 몇 년 동안의 헤어짐 끝에 그녀는 결국 무너져내렸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었고 증오했었던 이 남자의 품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들을 모두 쏟아내면서 유선우의 앞에서 그녀는 나약한 이면을 남김없이 드러냈다.유선우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그저 말없이 그녀를 안아주면서 지탱해주었다. 그 순간, 그는 그녀를 위해 생명까지 내어줄 수 있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녀를 은아라고 부르면서 더는 울지 말라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그녀의 눈물에 자신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안이가 공놀이를 하면서 뛰어오다가 두 사람이 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조은서는 빠르게 유선우를 밀어냈다.그녀는 몸을 돌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실례했어요.”유선우는 그런 그녀를 이해했다. 그는 이안이를 안아 들고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이안이랑 놀아줄게. 너는 정리하고 있어. 우리 오후에 진이 정원으로 돌아가자... 응?”조은서는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선우는 마음이 아팠다. 그는 그녀와 하고 싶은 얘기가 더 많았지만, 아이가 있어서 말하기가 어려웠다....저녁 무렵, 하늘은 온통 노을로 물들었다. 검은색 차량이 천천히 진이 정원으로 들어서서 별장 앞에 멈췄다. 이안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흰색의 작은 강아지를 보았다. 바로 설리였다.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설리를 보면서 이안이는 너무 기뻐하며 유선우의 다리를 껴안고 애교를 부렸다. “아빠, 저 이 강아지 갖고 싶어요!”유선우는 설리를 들어 이안이의 품에 안겨주면서 부드러운
분위기가 갑자기 야릇해졌다. 조은서가 고개를 숙여 바라본 유선우의 눈에는 남자의 욕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심지어 진지하고 절제된 것으로 보였다.잠시 후, 조은서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지막 이틀이에요.”두 사람에게는 아이가 필요했다. 조은서도 밀어내려는 뜻이 없었기에 그녀는 잠시 생각한 뒤 가볍게 말했다. “먼저 씻고 와요. 그러고 나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선우는 그녀를 번쩍 안아 거실로 향했다. 조은서는 떨어질까 봐 그의 목을 가볍게 감싸 안았다.그녀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유선우는 두 사람의 신혼 첫날 밤에도 자신이 이렇게 그녀를 안아 침실로 들어갔던 것을 떠올렸다. 당시 조은서의 얼굴에는 새색시의 수줍음이 가득했지만, 그날 밤에 그는 그녀를 다정하게 보살피지 않았다.몇 걸음 안 되는 거리에 지나간 시간 속의 단맛과 쓴맛이 뒤섞여 소용돌이쳤다. 마음속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탓인지 혹은 이 일을 하는 것이 이안이의 병 때문이라는 목적성을 띠고 있었기 때문인지 하면서도 서로 마음을 다 열지 못했다.그들의 정사는 매우 조용했다... 유선우는 심지어 셔츠를 입은 채였다.다른 쪽으로 돌리고 있는 조은서의 얼굴은 영국식 자가드 쿠션 속에 깊이 파묻혀있었다. 그녀는 유선우가 끌어내는 환락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조씨 가문이 파산했던 그 날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날도 그녀는 이렇게 얼굴을 쿠션에 묻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는 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죄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유선우는 마음이 촉촉해졌다. 그녀의 몸을 감싸 안고 있던 그는 끝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남아주면 안 될까?”여기 남아달라고...눈을 뜬 조은서의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고 그녀의 몸은 떨고 있었다. 살짝 열린 그녀의 입술에서 목소리가 잠긴 채 흘러나왔다. “선우 씨...”유선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강요하지
유선우는 말없이 그녀를 더욱 꽉 안았다.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품에 안고 싶어 그녀의 귓불에 입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그냥 안고 싶었어.”조은서는 아주 옅게 웃었다. 그녀의 냉담함을 어찌 모를까.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몸에 기대어 속삭였다. “은서야, 적어도 1년 동안은 우리 진짜 부부처럼 지내자.”과거의 유선우는 자신이 이렇게 절절하게 될 줄 몰랐었다. 그는 그녀를 뜨겁게 바라보았고 조은서는 여전히 옅게 웃으며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녀의 몸은 그에게 밀착되어 있었고 그는 그녀에게 미친 듯이 키스하며 그녀의 잠옷을 살며시 내리고 그녀를 기쁘게 해주려 했다.방 안에 있던 이안이가 깨어났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은 이안이는 일체형잠옷을 입고 있었고 작은 고양이처럼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기 화장실 가고 싶어요!”유선우는 몸이 살짝 굳었지만, 여전히 조은서를 놓지 않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주시했다. 오랜만에 보인 남자의 욕망이 가득 차고 집중한 눈빛이었다... 조은서는 그의 어깨를 밀어내며 말했다. “이안이 깼어요.”유선우는 말없이 그녀를 놓아주었지만,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다급하게 잠옷을 끌어 올리는 모습과 그녀가 이안이에게 응답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르게 약간의 쉰 소리가 섞였다... 분위기가 살짝 야릇했다.유선우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문틀에 밀착시키고는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압박했으며 심지어 그녀에게 몇 번 시도했다.조은서는 살짝 눈을 감았다. “이안이가 나를 부르고 있어요.”유선우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네 몸이 어젯밤보다 더 느낌 있어.”조은서는 얼굴이 뜨거워져서 그를 밀쳐내고 나갔다. 유선우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따라 나갔다... ... 이 일 때문에 아침 식사 시간의 분위기가 묘했다. 심정희도 그것을 알아챘다. 원래 그녀는 이곳으로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