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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그는 도무지 이안이를 볼 면목이 없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가 얼굴을 덮치고 유선우의 눈가에는 어렴풋이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이안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안이는 어떻게 될지, 조은서는 또 어떻게 될지 유선우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이제 조은서의 용서는 바라지도 않았다.

단지 이안이와 조은서의 평안을 바랄 뿐이다...

날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유선우는 영계사에 한번 다녀왔다.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였다.

비록 신의 존재를 믿진 않았지만, 유선우는 그저 이안이의 부적을 얻어내기 위해 장장 4시간 동안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산에서 내려올 때 유선우는 우연히 바닥을 쓸고 있는 스님 한 명을 만났는데 스님은 그를 가리키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많은 향불을 피워도 네 죄악을 씻을 수는 없을 것이야. 오직 피로 피를 교환하고 목숨으로 목숨을 갚아야 해.”

이윽고 자리를 뜨며 스님은 계속하여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세상 남자들이 얼마나 각박한데 누가 정말 처자를 위해 목숨을 바꾸려 하겠어? 우습구나! 우스워!”

그러나 유선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윽고 손안에 든 부적을 들고 스님 쪽을 향해 외쳤다.

“전 원합니다!”

유선우는 조은서에게 빚진 것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이안이에게 빚진 것이 너무 많다.

만약 그들에게 원만한 사랑을 줄 수 없다면 차라리 그의 목숨을 그들에게 바치고 싶었다. 기꺼이...

...

유선우는 절에서 돌아와 곧바로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YS 그룹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대표 사무실에 앉아 나지막이 진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김 변호사님 모셔와. 유서 쓸 거야.”

그러자 진 비서는 깜짝 놀라며 그를 말렸다.

“대표님, 대표님께서는 이제 30대 초반이십니다.”

그러나 유선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사람 운명은 누구도 모른다고. 언제 갑자기 변수가 생길지 누가 알겠어... 그러니 빨리 김 변호사님 모셔와.”

진 비서는 더 이상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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