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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분위기가 갑자기 야릇해졌다.

조은서가 고개를 숙여 바라본 유선우의 눈에는 남자의 욕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심지어 진지하고 절제된 것으로 보였다.

잠시 후, 조은서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지막 이틀이에요.”

두 사람에게는 아이가 필요했다.

조은서도 밀어내려는 뜻이 없었기에 그녀는 잠시 생각한 뒤 가볍게 말했다.

“먼저 씻고 와요. 그러고 나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선우는 그녀를 번쩍 안아 거실로 향했다.

조은서는 떨어질까 봐 그의 목을 가볍게 감싸 안았다.

그녀의 표정은 차분했지만, 유선우는 두 사람의 신혼 첫날 밤에도 자신이 이렇게 그녀를 안아 침실로 들어갔던 것을 떠올렸다. 당시 조은서의 얼굴에는 새색시의 수줍음이 가득했지만, 그날 밤에 그는 그녀를 다정하게 보살피지 않았다.

몇 걸음 안 되는 거리에 지나간 시간 속의 단맛과 쓴맛이 뒤섞여 소용돌이쳤다.

마음속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탓인지 혹은 이 일을 하는 것이 이안이의 병 때문이라는 목적성을 띠고 있었기 때문인지 하면서도 서로 마음을 다 열지 못했다.

그들의 정사는 매우 조용했다...

유선우는 심지어 셔츠를 입은 채였다.

다른 쪽으로 돌리고 있는 조은서의 얼굴은 영국식 자가드 쿠션 속에 깊이 파묻혀있었다. 그녀는 유선우가 끌어내는 환락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조씨 가문이 파산했던 그 날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날도 그녀는 이렇게 얼굴을 쿠션에 묻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는 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죄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선우는 마음이 촉촉해졌다.

그녀의 몸을 감싸 안고 있던 그는 끝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남아주면 안 될까?”

여기 남아달라고...

눈을 뜬 조은서의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고 그녀의 몸은 떨고 있었다. 살짝 열린 그녀의 입술에서 목소리가 잠긴 채 흘러나왔다.

“선우 씨...”

유선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강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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