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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말은 아이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들은 어쨌든 몇 년 동안 부부로 지냈고 그들의 모든 부부의 경험은 모두 상대방에게서 얻어낸 것이다. 은밀하고 뜨거웠던 그 밤들은 아무리 상대를 뼛속까지 원망한다고 해도 뇌리에서 쉽게 잊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오늘날 그들은 또다시 옛날의 감정을 되새기게 되었다.

유선우는 침대 옆에 서서 묵묵히 옷을 입고 있는 조은서를 바라보았고 조은서도 굳이 그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볼 건 이미 다 본 사이이기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투정을 부릴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가기 직전 조은서는 유선우의 옷깃이 약간 비뚤어진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정리해 주었다.

그러자 미처 손을 떼기도 전에 유선우의 손에 다시 잡히고 말았다.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검은 동공은 예측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을 담고 있었고 이윽고 유선우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그 사람 옷깃도 이렇게 정리해줘?”

그 사람이 누군데...

조은서가 답하기도 전에 유선우는 이미 그녀의 손을 풀어주고 먼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유선우가 무언가 오해했음을 눈치챈 조은서는 곰곰이 생각하여 유선우가 아마 자신과 반성훈 사이를 오해했음을 알아챘다. 최근 조은서는 반성훈과 함께 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날 반성훈은 임지혜를 위해 그녀의 아파트에 방문했었다...

엘리베이터에 뒤따라 탑승한 뒤 조은서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선우도 당연히 조은서와 새 애인 사이의 세부적인 일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았기에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

체크아웃할 때, 조은서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집안 아주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인데 목소리가 매우 매우 급하게 들렸다.

“이안이 열나는 것 같아요. 아가씨 빨리 와보세요.”

조은서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금 당장 갈게요.”

전화를 끊고 유선우를 바라보자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같이 가자.”

...

검정 벤틀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렸다.

조은서는 유선우의 옆에 앉아 줄곧 입을 열지 않았지만, 창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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