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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조은서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생리 왔어요.”

유선우는 조은서의 미세한 표정 하나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그녀를 몰아세웠다.

“우리 사이가 이제 그것밖에 안 돼? 단지 아이를 낳기 위해서야?”

이윽고 그는 화제를 다시 꺼내더니 말 속에 담긴 뜻을 솔직하게 들추어냈다...

번쩍 치켜든 그녀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눈가에 맺힌 그 눈물의 의미는 아마 어쩔 수 없는 현실과의 타협일 것이다.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유선우의 셔츠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자 조은서는 조금 쉰듯한 유선우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몇 년이 지났는데 우리도 이제 상대방을 알아가야 하지 않겠어? 은서야, 적어도 난 시간이 필요해.”

과거에 유선우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이치를 한가득 늘어놓았지만, 조은서는 이 또한 핑계일 뿐 유선우는 단지 그녀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른 아침의 주방에는 언제든지 고용인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조은서는 타협하고 말았다.

손가락 힘이 풀리고 그녀의 몸은 곧바로 누군가의 품에 안겨버렸다.

유선우는 계단을 밟으며 검은 눈동자를 조은서의 작은 얼굴에 고정했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 2층에 도착하고 유선우는 조은서의 침실 문을 열어 그녀를 침대 끝에 내려놓았다.

조은서의 몸에는 연한 색의 실크 가운이 걸쳐져 있었는데 몸이 침대에 닿으며 가운도 부드럽게 침대 위에 감겼다.

크리스탈조명 아래, 유선우의 눈동자 속에는 남자의 욕구가 일렁이고 있었고 또 다른 조은서가 이해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윽고 그는 가운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조은서는 엄청난 수치심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유선우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 감각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키지 않아 한다는 것을.

그 반 대표라는 남자 때문인 건가?

반 대표라는 사람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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