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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281 -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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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다가오지 마! 그렇지 않으면 목 졸라 죽여버릴 테니까.”“YS 그룹도 스캔들에 휘말리게 만들 거야!”“유선우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이 체면을 제일 중요시하잖아. 왜 안 다가와... 왜 안 다가오냐고? 은서를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는 것들이...”...차준호는 멀리서 임지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미친 듯이 날뛰며 필사적으로 조은서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한참 후, 그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는 임지혜를 함은숙 몸에서 떼어내고 그녀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힘껏 끌어안았다.임지혜는 그의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를 맡았다.그녀는 순간 얼어붙었다.‘차준호야!’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로 뒤에 있는 차준호에게 말했다.“은서를 구하라고 말해줘. 은서가 죽으면 안 된다고. 죽으면 안 된단 말이야! 차준호, 내가 빌게. 내 아이를 보아서라도 한 번만 도와줘. 제발, 응?”차준호는 그녀를 안고 목이 쉰 듯한 목소리로 함은숙에게 말했다.“조은서를 살리세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선우가 미치는 꼴을 보게 될 거예요. 후회하실 거라고요.”함은숙은 선 자리에 얼어붙었다.바로 이때, 심정희가 복도 끝에서 달려왔다. 그녀는 머리를 산발하고 허겁지겁 달려왔다.그녀는 금방 남편을 잃었다......수술실 계속 켜져 있었다.하얀 침대 시트 위에 누워있는 조은서의 머리가 베개 위에 흐트러져 있었다. 그녀는 땀범벅이 되었는데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다. 임지혜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들어가 그녀의 곁을 지켰다.그녀는 조은서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은서야, 조금만 더 버티면 돼. 너랑 아이 다 괜찮을 거야!”조은서는 너무 아파 거의 의식을 잃어갔다.그녀는 임지혜가 곁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조용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조은서는 임지혜가 수술실로 들어오기까지 또 어떠한 대가를 치렀으리라고 생각했다.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임지혜는 조은서의 눈물을 닦아주며 울먹이며 말했다.“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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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유이안이 태어났다.의사가 그녀에게 전했다.“아이는 아주 건강해요. 인큐베이터에 한 주일만 있으면 퇴원할 수 있어요.”조은서는 베개 위에 누워 녹초가 된 채 저도 모르게 입술을 떨었다.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너무 많은 슬픔과 고통을 겪었다. 몸이 너무 허약한 탓에 말할 힘도 없었다.임지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은서야, 들었어? 아이가 아주 건강하대. 별문제 없대.”조은서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이내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유이안은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갔다.함은숙은 밖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저 아이가 바로 선우 아이야... 나 할머니가 됐어!’눈매와 오뚝한 콧등을 보아서는 유선우를 똑 닮았다.함은숙은 유이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아이 덕분에 그녀는 조은서까지 챙기기 시작했다.“조은서는 괜찮아? 백숙 준비해서 병실로 가져와. 여자는 산후조리할 때 몸보신 제대로 해야 해.”하인은 할 말이 있는 듯했다.함은숙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일 있어?”하인은 거짓말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작은 사모님께서 아가씨를 낳으시고 30분만 쉬고는 사돈 어르신 따라가셨습니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리시러 간 것 같습니다.”함은숙은 가슴이 철렁했다.한참 지난 후, 그녀가 다시 물었다.“조씨 가문에서 유씨 가문더러 장례식에 오라는 소식을 전해왔어?”하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사돈 어르신께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함은숙은 허탈하다는 듯 벤치에 앉았다.그녀는 조은서가 유선우와의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이도 낳았고 조은서가 떠나든 말든 별 상관 없었다. 원래 기뻐해야 하는데 뜻밖으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그녀는 차준호의 말을 떠올렸다.“언젠간 선우가 미치는 꼴을 보시게 될 거예요.”‘아니, 유선우는 내 아들이야. 여자 때문에 미친다고?’함은숙은 전혀 믿지 않았다....조씨 가문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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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조은서는 조산한 몸을 이끌고 조승철의 장례를 치렀다.박연준은 꽃을 올리면서 유감스러워하며 조은서에게 사과했다.조은서는 빈소 앞에 서서 조승철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참담한 미소를 지었다.“박 변호사님께서 최선을 다하셨다는 걸 저도 알아요. 조씨 가문이 이 지경에 이른 게 유선우가 베풀던 호의를 다시 거두어갔기 때문이에요. 유선우가 좋아할 때면 모든 게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그 감정이 사라지면 눈길 한 번 주지 않죠. 죽든 살든 슬프든 다 그와 상관없는 일이 되는 거예요.”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이어갔다.“유선우 옆에 있을 때마다 제 스스로가 그에게 잘 보이려고 빌면서 애원하는 자존심 없는 개처럼 느껴져요... 그런데 다 소용이 있는 건 아니더군요. 지금과 같은 후과가 초래될 수도 있죠.”유선우가 전에 말했었지. 그녀가 비는 걸 빼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그러나 그녀는 다시는 그에게 빌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이젠 모든 것을 잃게 된 셈이 되었으니까.바람이 빈소로 불어 들어왔다.저녁이 되었다. 빈소 안에 서 있는 조은서는 너무 말라 거의 살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서 있다가 다시 절을 올리며 조승철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일주일 후, B시 국제공항.유선우가 전용기에서 내려왔다. 백아현 부모와 사촌 여동생이 그의 뒤를 따라 나왔다.당연하게도 백아현의 유골도 함께 B시로 돌아왔다.백정수는 백아현의 유골을 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김춘희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그들은 딸 덕분에 잠시나마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는데 딸이 떠나고 없으니 이 영광을 물려받을 사람을 찾아야 했다. 백서윤은 같은 또래 애들 중 제일 이쁘게 생긴 애였다. 특히 얼핏 보면 조은서를 꽤 닮았다.아니나 다를까, 유선우는 백서윤을 보자마자 멈칫했다.김춘희는 이내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공항 VIP 통로를 지나게 되면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백정수는 한참 유선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유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하고 별로 대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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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진유라의 말을 들은 유선우는 멍해졌다.‘줄곧 괜찮았는데 갑자기 조산했다고?’진유라는 감정을 억누르고 말을 이어갔다.“대표님께서 떠난 지 이틀 만에 조은혁 씨 재판이 열렸고 6년 선고받았습니다. 당일 저녁에 조승철께서 심장병이 발작하셨는데... 끝내는 돌아가셨습니다. 사모님께서 연락받자마자 조산하셨습니다.”유선우는 이 모든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했다.조은혁이 6년 선고받고 조승철은 돌아가고 조은서는 조산하고... 이 모든 일들이 동시에 발생했다. 그는 조은서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와 조은서 사이의 미래가 어떻게 번져갈지 더더욱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한참 멍해 있다가 다시 물었다.“아이는?”진유라의 말투가 약간 부드러워졌다.“아이는 건강합니다. 내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주차장.검은 롤스로이스 팬텀이 유독 눈에 띄었다.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뒤를 한 번 보았는데 무릎 위에 놓인 유선우의 두 손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유선우의 표정은 엄청 어두웠고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먼저 병원으로 가!”뒤에서 유선우의 목이 쉰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선우는 항상 앞만 내다보고 사는 사람이었다. 사적인 일이든 공적인 일이든 후회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무척 후회되었다.그는 생각에 잠겼다.‘그날 조은서가 전화를 끊었다고 해도 뭐가 어때서.’‘여자라면 질투할 수도 있는 거잖아.’게다가 그날 그녀가 그에게 간청할 때 그는 분명히 마음이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매정하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내뱉었다.그는 그녀에게 몸을 몇 번 팔려는가고 물었었다. 그리고 이혼해도 상관없다고, 그녀가 아니어도 된다고 큰소리쳤었다.분명히 그녀를 좋아하고 있는데, 분명히 그녀가 그토록 신경 쓰이는데 그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혼자 아버지를 잃은 고통과 출산의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아이를 낳을 때 얼마나 아팠을까? 또 내가 얼마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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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병실에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함은숙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아이는 내가 잠시 돌보고 있을게. 조은서 현재 상태로 애를 돌보기엔 무리야.”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병실 문이 열렸다.아주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들어오더니 유선우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통곡하면서 말했다.“대표님 다 제 탓입니다. 그날 서재 전화가 울렸는데 사모님이 잠에서 깨실까 봐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얘기하는 데다가 제가 또 다른 일에 정신을 파느라고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사모님께 전한다는 것도 잊어버렸고요... 그 전화는 확실히 제가 받은 게 맞습니다. 일부러 사모님과 대표님께 알리지 않은 게 아니에요. 사모님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아주머니는 별장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었다.조은서도 그녀를 잘 대해줬다. 그녀는 너무 급한 마음에 자신의 양쪽 뺨을 스스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면서 말을 이어갔다.“저만 아니었다면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오해하실 일도 없었을 것이고 사모님께서 이런 고생을 하실 일도 없었을 거예요!”그녀는 무자비하게 자신의 뺨이 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십여 번이나 때렸다. 불빛 아래 서 있는 유선우의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졌다.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조은서를 오해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날 조은서가 그의 옷소매를 잡고 가지 말라고 빌 때 그는 그녀를 모욕하는 말을 한가득 퍼붓고 그녀를 밀쳐냈다...그가 떠날 때 그녀는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유선우는 고개를 숙이고 유이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이안이를 낳으면서 나에게 얼마나 실망했을까?’아주머니는 계속 자신의 뺨을 내리치고 있었다.함은숙은 그녀에게 몇 마디 욕을 한 후 뒤돌아 유선우를 비난했다.“아무리 그래도 조은서가 백아현보다 더 중요하지! 선우야, 이번엔 확실히 네가 너무 심했어.”유선우는 자신이 조은서를 냉대하고 괴롭히는 이유가 그녀의 마음을 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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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조은서는 몸을 돌려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이윽고 그녀는 매우 피곤한 듯한 어투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저희 오빠가 고소 취하했어요... 선우 씨가 애만 낳으면 이혼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전 다른 요구는 없어요. 전 이안이만 있으면 돼요.”제법 쌀쌀한 찬바람이 휘몰아쳤고 희미한 달빛만이 전부인 어두운 밤, 유선우는 말없이 조은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조은서는 한때 쉴 새 없이 사랑의 불씨를 태우며 그를 아낌없이 사랑해주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 치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는 불타올랐던 흔적과 재만 남겨졌다.유선우는 조금 쉰 목소리로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포기할 수 없다고 애원했으며, 그날에는 자신이 오해한 것이라고, 전화는 아주머니가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그러나 조은서는 그저 담담하고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다.“선우 씨, 그게 인제 와서 다 무슨 의미가 있어요?”하룻밤 사이, 조은서와 그녀의 오빠는 아버지를 잃었다.그리고 심정희는 남편을 잃었다.그날 밤, 조은서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고 하마터면 유이안을 잃을 뻔했다... 이 모든 것이, 이 많은 것이 어떻게 유선우의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전부 풀릴 수 있겠는가?조은서는 지금 대체 누굴 탓해야 하고 누굴 원망해야 하는지 몰랐다.그저 유선우를 보기 싫고 그와 말을 섞기도 싫다는 것만 알고 있다.조은서가 자리를 뜨려 하자 유선우는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고 차에 내려놓았다.하지만 조은서가 고분고분 따라줄 리가 없다.조은서는 유선우의 등을 필사적으로 내리치며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내려놓으라고 외쳤다. 하지만 유선우는 조은서의 외침을 전부 무시한 채 그녀만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고 자신의 품에 가둬버렸다.유선우는 자신의 얼굴을 조은서의 어깨에 묻고는 낮은 목소리로 쉼 없이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애원했다.그러자 조은서는 그의 어깨뼈를 꽉 물었다.죽을힘을 다해 꽉 물었고 유선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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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라고 눈치를 줬다.조용한 침실 안에는 작은 아기 침대 하나가 추가되었다. 그 시각, 이안이는 작은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 있었는데 갓난아이가 잠을 잘 때 내뿜는 숨결은 정말 달콤하고 그 모습 또한 엄청 귀여웠다.유이안이 태어나고 조은서는 밖에서 바삐 보내느라 이안이의 얼굴도 몇 번 본적이 없었다.그리고 오늘에야 조용히 달콤한 잠에 빠진 작은 아이를 보게 되자 그 순간 말로 이룰 수 없는 격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관통했다. 이안이는 그녀가 8개월 동안 직접 품은 아이이고 출산을 하는 순간에는 조은서와 아이 모두 극심한 고통을 느꼈었다.조은서는 온몸으로 감정을 누르고 절제해서야 이안이를 깨우지 않고 조심스레 따뜻한 온기를 가진 아이의 작은 볼을 어루만져줄 수 있었다.어떻게 충동이 생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이 아이는 조은서의 아이 유이안이고 그녀가 목숨을 바쳐서 낳은 아이이다.조은서의 감정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유선우의 마음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뒤에서 조은서를 꼭 껴안고는 목소리를 깔며 입을 열었다.“널 돌보고 아이도 돌보게 해줘... 우리 사이의 일은 후에 다시 말하자. 응?”조은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기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 있던 이안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미숙아인 이안이는 울음소리마저 고와 누가 봐도 여자아이였다...그러자 유선우가 조은서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이안이가 배고픈가 봐. 먹을 것 좀 먹이자.”요 며칠 유이안은 줄곧 분유를 먹었었다.유선우도 조은서에게 젖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안이와 조은서가 더욱 가까운 모녀 관계를 맺을 수 있길 바랐기에 일부러 그녀더러 유이안에게 젖을 먹이라 한 것이다... 그리고 만약 조은서가 이안이를 계속 안고 나면 혹시 마음이 약해져 그의 곁에 남아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유선우는 이안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어 조은서의 품에 건네주었다.이어 그는 혹시나 조은서가 싫어할 수도 있기에 일부러 거실로 가 자리를 피해주었다.거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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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조은서의 눈빛 속에는 슬픔 외에 오로지 단념밖에 남지 않았다.그녀는 생사를 경험했고 가장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조은서가 대체 어떻게 눈앞에 있는 이 남자와 같은 침대에서 잠자리를 공유하며 지낼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조은서가 다시 유선우와 함께 지낸다면, 만약 그녀가 그의 부와 명예를 탐한다면 무슨 염치로 죽은 아버지와 감옥에서 지내고 있는 오빠, 그리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자기 자신을 마주하겠는가?크리스탈 조명 아래, 유선우는 묵묵히 조은서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한참 뒤, 그는 매우 가볍게 말을 꺼냈다.“우리 사이 일은 후에 다시 말하자... 난 이안이한테 분유부터 먹일게.”유선우가 분유를 타는 모습은 매우 능숙하고 프로페셔널하여 조금도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사실 유선우는 이안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YS 그룹 내부에는 모자 양성 수업이 있었는데 대표 신분인 유선우도 그 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그때는 심지어 유선우와 조은서의 사이가 최악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들의 아이에 대해 기대가 많았다.유선우는 분유를 탄 젖병을 몇 번 흔든 뒤 이안이를 안아 들었다. 유이안은 우유의 향기를 맡았는지 허겁지겁 젖병을 입에 물고 빨기 시작했다. 우유가 목을 넘기는 꿀꺽꿀꺽 소리가 고요한 집안을 채웠다...조은서는 얄팍한 옷 하나를 걸친 채 등불 아래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녀는 유선우와 그의 품에 안겨있는 이안이를 번갈아 보았다. 지금, 이 순간은 소녀 시절 조은서가 꿈에서 그리던 환상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슬프기만 했다...이안이는 배불리 먹은 뒤 바로 바지에 흔적을 남겼다.아이는 침대 위에 누워 아빠가 꽃무늬가 그려진 새 바지를 가라 입혀줄 때까지 얌전히 기다렸고 다 갈아입은 뒤에는 짤막한 두 다리를 천천히 쭉 뻗어보더니 다시 꿈나라에 빠져들었다...꿈나라에 빠져든 이안이의 통통한 얼굴은 평온하기만 했다.유선우는 귀여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이안이의 볼에 뽀뽀해주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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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유선우의 목젖이 꿈틀거렸다…한참 후에야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사지사를 보내주었다.유선우가 다시 침실로 돌아왔을 때는 조은서가 이미 옷을 다 챙겨입은 후였고 온몸을 꽁꽁 싸맨 걸 보니 당장이라도 떠날 모양이었다.유선우는 등불 아래에 서서 조은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갈 거야?”조은서도 그의 물음에 부인하지 않았다.“할 일이 있어서요. 며칠 지나면 다시 이안이 보러 올게요… 그리고 일 처리가 모두 끝나면 이안이 데리고 갈 거예요.”하얀 등불의 빛과는 다르게 유선우의 눈은 어느새 붉게 충혈돼 있었다.“네 남편도 여기에 있고 네 아이도 여기에 있는데 대체 어딜 간다는 거야?”조은서, 넌 대체 어딜 가려는 거야?남편! 아이!조은서는 더는 유선우와 다투고 싶지 않았고 이제 그와 다툴 기력도 없었다. 조은서는 그저 비통한 눈빛으로 유선우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유선우 씨, 당신이 아직도 제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웃기지 않으세요? 그때 백아현을 위해 제 뺨을 때린 건 잊으셨어요? 그리고 백아현을 위해 제가 그렇게 애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 가버린 건… 유선우 씨, 이 집에서 피비린내가 느껴지나요? 그날 밤, 이곳은 피범벅이 되었고 제 다리 사이에서 새어나간 피는 계단까지 흘러내렸어요. 그럼 유선우 씨, 남편이라는 사람은 그날 밤 어디에 갔는데요? 당신은 그때 백아현을 위해 슬퍼해 주고 그녀를 위해서 마음을 썼겠죠. 아마 전 안중에도 없었을 거예요… 전 목숨을 바쳐서 이안이를 낳고 있었는데!”유선우의 안색은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조은서의 얇은 입술이 미세하게 떨려왔다.“당신은 맨날 여자아이가 좋다고,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이안이가 태어날 때에는 어디에 있었는데요? 이안이가 하마터면 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 했을땐… 또 어디에 있었는데요?”말을 마친 조은서는 여전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유선우는 조은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는 침대에 눌러버렸다. 물론 이 모든 행동은 아무런 소리 없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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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조은서는 그의 말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애초에 대답할 기력조차 없었다. 이윽고 안정제가 그녀의 체내에서 효과를 발하기 시작하며 조은서는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자리에 든 그녀의 모습은 수척하고 가냘파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유선우는 조은서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더니 이내 콩알만 한 눈물이 눈가로부터 뚝뚝 흘러내려 그의 양 볼을 적셨다…조은서는 분명 잠이 들었지만 무의식 간에도 그의 터치를 거부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선우는 가슴이 너무 아파 한참 동안 말없이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은 뒤에야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별장 1층 로비.집안에 작은 생명이 하나 더 늘어났기에 별장의 불은 저녁 내내 밝게 켜져 있었다. 하인들은 씻고 탕을 끓이고 약을 끓이며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유선우는 발걸음 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왔다.그는 고개를 숙여 바꾼 지 얼마 되지 않는 카펫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은은한 피비린내가 그의 코끝을 맴도는 것만 같았다... 그러자 손바닥이 갑자기 떨려 나기 시작했고 유선우는 다급하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지만 결국 불을 붙이지 못했다.그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깊은 밤, 유선우는 말없이 소파에 앉아있었다...창가에서부터 밤바람이 불어와 이마에 드리워진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렸고 유선우의 차가운 안색은 그날따라 더욱 어두워 보였다... 그렇게 그는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말없이 한참 앉아있었다.새벽 1시.정원에서 갑자기 승용차 소리가 나자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슬쩍 쳐다본 하인은 그만 겁에 질리고 말았다.다섯 대의 검은색 미니밴이 일자로 별장에 들어섰고 차 문이 열리자 20명 좌우의 검은 옷을 차려입은 경호원들이 하나둘씩 내려왔는데 모두 업계의 엘리트와도 같은 모습에 차가운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도 읽을 수 없었고 인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이윽고 스틸레토 힐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어야 할 진 비서가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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