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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유선우의 목젖이 꿈틀거렸다…

한참 후에야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사지사를 보내주었다.

유선우가 다시 침실로 돌아왔을 때는 조은서가 이미 옷을 다 챙겨입은 후였고 온몸을 꽁꽁 싸맨 걸 보니 당장이라도 떠날 모양이었다.

유선우는 등불 아래에 서서 조은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갈 거야?”

조은서도 그의 물음에 부인하지 않았다.

“할 일이 있어서요. 며칠 지나면 다시 이안이 보러 올게요… 그리고 일 처리가 모두 끝나면 이안이 데리고 갈 거예요.”

하얀 등불의 빛과는 다르게 유선우의 눈은 어느새 붉게 충혈돼 있었다.

“네 남편도 여기에 있고 네 아이도 여기에 있는데 대체 어딜 간다는 거야?”

조은서, 넌 대체 어딜 가려는 거야?

남편! 아이!

조은서는 더는 유선우와 다투고 싶지 않았고 이제 그와 다툴 기력도 없었다. 조은서는 그저 비통한 눈빛으로 유선우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유선우 씨, 당신이 아직도 제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웃기지 않으세요? 그때 백아현을 위해 제 뺨을 때린 건 잊으셨어요? 그리고 백아현을 위해 제가 그렇게 애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 가버린 건… 유선우 씨, 이 집에서 피비린내가 느껴지나요? 그날 밤, 이곳은 피범벅이 되었고 제 다리 사이에서 새어나간 피는 계단까지 흘러내렸어요. 그럼 유선우 씨, 남편이라는 사람은 그날 밤 어디에 갔는데요? 당신은 그때 백아현을 위해 슬퍼해 주고 그녀를 위해서 마음을 썼겠죠. 아마 전 안중에도 없었을 거예요… 전 목숨을 바쳐서 이안이를 낳고 있었는데!”

유선우의 안색은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

조은서의 얇은 입술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당신은 맨날 여자아이가 좋다고,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이안이가 태어날 때에는 어디에 있었는데요? 이안이가 하마터면 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 했을땐… 또 어디에 있었는데요?”

말을 마친 조은서는 여전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선우는 조은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는 침대에 눌러버렸다. 물론 이 모든 행동은 아무런 소리 없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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