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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임지혜는 갖은 방법을 다해도 조은서를 만날 수 없었고 심정희는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결국, 임지혜는 마지못해 차준호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를 만나러 가기 전 그날 밤, 그녀는 베란다에서 밤새 담배를 피웠고 맥주도 마셨다...

술에 취한 임지혜는 울다가 또 웃으며 차준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를 뼈저리게 원망했다.

...

로열 호텔.

차준호는 사무실에 앉아 긴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당시는 정씨 가문과 가장 격렬하게 싸우던 시기였기에 차준호는 온몸의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었다.

그때, 그의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대표님, 임 아가씨께서 만나자고 하십니다.”

어느 임 아가씨?

차준호의 첫 반응은 만남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그는 귀찮은 듯 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적당히 둘러대서 보내버려. 안되면 수표라도 한 장 쥐여주든지. 그리고 밖에 나가서 함부로 입 놀리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러나 이 비서는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았고 낮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임지혜 씨가 찾아오셨습니다.”

임지혜가?

차준호는 넋이 나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다리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들어오라고 해.”

곧이어 이 비서가 임지혜를 데리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이 비서는 차준호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에 차준호와 임지혜 사이의 과거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그녀는 사람을 데리고 들어온 뒤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었다.

두툼한 동화 대문이 무거운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혔다.

임지혜는 문 앞에 서서 묵묵히 차준호를 바라보았고 차준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그렇게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차준호는 책상 위에 올려둔 와인을 모조리 치우고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담뱃불도 꺼버렸다. 사실 과거에 그들이 사귈 때에도 차준호의 생활은 방탕하기 그지없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이러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임지혜는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 차준호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차준호, 너도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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