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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유선우가 별장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7시가 거의 돼가는 때였다.

조은서는 이미 저녁 식사를 마쳤다. 요즘 그녀는 컨디션이 조금 돌아왔다.

하지만 별장의 경계는 풀리지 않았다. 경호원들이 눈을 맞으며 별장 곳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차가 마당에 멈춰 섰고, 유선우는 빈손으로 차에서 내렸다. 의외의 선물로 조은서한테 서프라이즈를 안겨주고 싶었다.

현관을 지나 검은색 코트를 벗어 고용인에게 넘겨주며 습관적으로 거실을 훑었다.

“작은 사모님은 식사했어요?”

고용인은 코트를 넘겨받으며 정겹게 웃었다.

“네. 드셨어요. 오후에는 작은 아가씨를 안고 1층 통창 앞에서 눈 내리는 구경도 시켜줬어요. 작은 아가씨 고 어린 것이 뭘 알긴 아는지, 눈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더라고요. 눈을 아주 좋아하나 봐요.”

유선우의 남성적인 이목구비에 부드러움이 번졌다. 슬리퍼를 갈아신고 2층 안방으로 곧장 향했다.

방안에는 노란 등불이 켜져 있었고, 난방이 따뜻하게 실내를 데워 포근하기 그지없었다.

연분홍색의 울 원피스를 입은 조은서는 아기침대 옆에 기대 부드러운 눈길로 아이랑 놀고 있었다. 집에만 계속 있은 그녀는 머리를 대충 말아 올렸다. 하얗고 긴 목선은 여실히 드러나 우아함이 묻어났고 얼굴 옆 라인은 여전히 정교했다.

유선우는 촉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기척을 내지 않았다.

꿈에 그리던 장면 아니었는가.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한 집안 분위기를 마주하고 있으니 마치 예전의 상처들은 깡그리 사라지고 사랑하는 부부가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때 눈을 든 조은서는 그의 부드러운 눈길과 시선이 닿았다.

유선우는 걸어와 그녀와 아기침대 앞에 서서 다정한 말투로 얘기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 왔는데 깜박하고 차에 두고 내렸어. 가서 가져올래?”

그는 아이랑 눈을 마주치며 손으로 아이의 볼을 만졌다. 이안이가 그를 알아보고 기뻐서 새물새물 웃으며 개구리가 헤엄치듯 발을 버둥거렸다.

유선우의 표정이 더 부드러워졌다. 그는 딸아이의 조막만 한 얼굴에 뽀뽀하고 또 뽀뽀했다.

외투를 걸친 조은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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