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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백서윤은 그와의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유선우는 그녀의 어깨 옆을 스치며 쓱 가버렸다.

망연했다. 분명 자신이 방금 나타났을 때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자신한테 관심이 있어 보였는데. 저번에도 차에 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그의 표정과 눈빛은 그녀한테 관심 간다는 것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그녀의 마음을 알고도 외면하는 거지?

실망에 빠져 있는 백서윤을 함은숙은 예리한 눈으로 아래위 훑었다. 그러고는 옆에 서 있는 진 비서한테 물었다.

“쟤가 바로 그 인턴?”

진유라는 공손한 태도로 답했다.

“네. 주제 파악을 영 못하는 어린애예요. 별 같지도 않은 핑곗거리로 대표님 주변을 맴돌고 있는데, 대표님은... 그냥, 내버려두고 있어요.”

함은숙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씨익 웃었다.

“꿩 대신 닭이 기승을 부리네. 그래봤자 지는 닭일 텐데 말이야.”

일부러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백서윤은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저도 유부남한테 치근덕대고는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을.

유선우를 좋아하는 마음을!

......

이틀 후, 진유라는 서류를 전달하러 별장으로 왔다.

서재에서 유선우는 한창 화상회의 중이었고, 진유라는 서류를 위층 거실에 갖다 놓고 온 김에 조은서와 이안을 보고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침 거실에 조은서가 앉아있었다.

진유라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일부러 그중에 있는 연간지를 제일 위에 올려놓았다. 무언의 귀띔이었다.

아이를 한 손으로 안고 조은서는 그 연간지를 펼쳤다. 남편과 젊은 여자애가 나란히 서있는 사진으로 일면이 채워져 있었다. 여자애가 입은 드레스도 예전에 그녀가 입었던 드레스라 눈에 익었다. 백서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을 텐데. 신경을 이만저만하게 쓴 게 아니란 티가 팍팍 났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재미있는 건 유선우의 눈빛이었다. 그냥 눈길이 아니라 남자 대 여자로 보는 눈빛. 여자인 그녀가 장님이 아닌 이상 못 느낄 수가 없었다. 둘은 매우 친밀한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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