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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새벽 시간. 유선우의 차는 한 오피스텔 앞에 멈췄다.

온밤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정문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여자애는 유선우를 보자 달려와 와락 끌어안고 품속을 파고들었다.

“대표님, 저 너무 무서워요. 미정이가 수면제를 네 알이나 먹었대요.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았어요.”

백서윤은 유선우의 품에 고개를 파묻고 작게 읊조렸다.

유선우는 한 손으로 차 문을 닫으며 품 안에 안긴 여자애를 고개 숙여 바라보았다. 예상치 않은 스킨십. 그녀가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기 시작한 것이다. 꾸짖음 따위는 없이 유선우는 그저 가볍게 그녀를 밀어냈다.

“사람은 지금 괜찮아?”

백서윤은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 큰 눈망울로 유선우를 쳐다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미정이 가족들이 와서 한창 돌보는 중이에요. 지금은 아마 숙소에 들어가기 좀 그럴 것 같은데...”

다 말하고 나서 백서윤은 부끄럽고도 불안한 기색으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녀가 우물쭈물하는 그때, 유선우는 이미 조수석의 차 문을 열고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일단 타.”

백서윤은 눈앞의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심야에 그녀 때문에 와주었으면서, 품에 안긴 그녀를 또 밀어내었다.

또 이제는 차에 타라고 한다. 그것도 조수석에.

남자의 조수석은 아내나 여자친구만 탈 수 있는 자리라고 들었는데, 그 자리에 앉으라는 건 그녀의 위치를 인정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될는지?

마음속에서는 기쁨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조수석에 올라탔다.

유선우는 차 문을 닫아주고 차 머리를 빙 돌아 운전석에 올라탔다. 히터를 켜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차 안에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그 둘을 휘감고 있었다. 그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백서윤은 넋이 나갈 뻔하였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며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한참 동안 기다려도 그는 담배만 피울 뿐 말이 없었다. 그녀한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조금은 들뜨고 기뻤던 마음이 실망으로 가라앉았다.

차 밖에는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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