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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유선우는 바로 밀어내지 않았다,

아내를 얼핏 닮은 이 얼굴을 보며 그는 어린 시절의 조은서가 기습적으로 자기를 끌어안던 그때를 떠올렸다.

[선우 오빠, 나 오빠 좋아하는데, 내 남자친구 해주면 안 돼요? 나 잘하는 거 엄청 많아요.]

조은서가 그를 끌어안으며 했던 말이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한참이나 머리를 쥐어짜며 자신의 장점이 뭔지를 생각했지만 결국 한 개도 대지 못했다.

옛 추억에 빠졌다가 유선우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품속에 있는 여자애를 밀어냈다.

“난 유부남이야.”

거절을 당한 백서윤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

“전 큰 욕심이 없어요. 대표님의 가정을 파괴할 생각도 없어요. 언니처럼 바라는 게 많지도 않아요. 전 그냥 조금이면 만족해요.”

오늘 밤처럼 가끔 만나주기만 하면 그녀는 만족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얼굴에 훤히 드러나는 그녀의 마음을 유선우는 물론 빤히 다 알고 있었다.

오늘 이 걸음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왔다.

허나 방금 백서윤이 한 말에 그는 재미를 잃었다. 더는 돌아보지도 않고 그는 차에 올라탔다.

차 문이 닫히기 전에 백서윤은 문을 붙잡고 잘게 떨리는 입술로 힘들게 말을 뱉었다.

“대표님, 대표님이 말씀한 그 레코드판은 제가 가능한 한 빨리 찾아서 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유선우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는 차를 몰고 가버렸다.

가는 길에 그는 스타벅스 커피 한잔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위에는 귀여운 스티커까지 붙여져 있었다. 만져보니 아직 따뜻하였다. 백서윤이 그에게 사 준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옅은 미소가 잠시 번졌다가 금세 사라졌다.

...

별장에 돌아오니 이미 아침 여섯 시.

눈은 멎었고 땅에는 두터운 눈이 쌓였다.

아침 일찍 일어난 고용인이 마당의 눈을 쓸어 길을 트고 있었다.

돌아온 유선우를 보더니 반갑게 뛰어왔다.

“대표님, 오셨어요?”

외투를 벗으며 유선우는 물었다.

“작은 사모님은 일어났어요? 이안이는 저녁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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