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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이날 유선우는 꼬박 밤을 새웠다.

거실의 핏자국은 이미 깨끗이 청소를 하였지만, 공기 속에 아직도 피비린내가 잔잔히 남아있는 듯하여 몇 시간 전에 발생한 일을 유선우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그와 조은서는 끝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아기는 밤새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유선우는 밤새 우는 아이를 달랬다. 그리고 겨우 잠든 아기를 아주머니한테 넘겼다.

밤은 깊고 조용하다.

유선우는 서재로 가서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좀 지나니 자욱한 담배 연기가 그의 주변을 감싸 몽롱한 그림자같이 보였다.

그는 조용히 앉아 자신과 조은서의 과거를 곱씹어 보았다.

이 서재는 조은서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 곳이다. 이곳에서 유선우는 그녀를 모욕하였고 이곳에서 유선우는 음반 한 장 때문에 조은서의 뺨을 때렸다. 그 뒤로 조은서의 눈빛은 차갑고 암담하게 변해갔다.

두 사람이 끝을 보게 된 계기가 그 따귀일 것이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엄마가 말한 것처럼 그는 수많은 책임을 져야 했고 그는 그녀의 곁에 하루 종일 남아있을 수 없다. 그리고 아기도 정서가 안정된 엄마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유선우는 잘 알고 있다. 조은서가 비밀진료를 받으러 간다면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른다.

사실 조은서는 유선우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다.

유선우의 눈꺼풀이 뛰기 시작하면서 담배를 잡은 가느다란 손가락도 함께 떨리고 있다. 그는 이혼협의서를 작성하기 시작하였고 조건은 아주 우월하였다.

그리고 딸 유이안의 권리와 이익도 지켜주었다.

유선우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과 대부분의 현금을 조은서에게 양도하였고 할머니가 남겨 준 진주 보석과 조은서가 착용했던 액세서리도 전부 남겨주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대함에 있어 전보다 많이 대범해졌다.

많은 것을 보장하였지만 유선우는 조은서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는 것만은 보장할 수 없었다.

‘무사히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유선우는 앞에 쌓인 수두룩한 문서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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