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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유선우는 의사에게 몇 번이고 확인했었다.

그는 조은서가 마음을 돌리는 기미가 보이냐고 물었지만, 의사는 없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사모님은 이혼하려는 의지가 강경하고 유선우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하였다.

들을 때마다 유선우는 실망스러웠다.

섣달그믐날 저녁, 유선우는 사람을 시켜 특별히 조은서를 위해 빚은 물만두와 딸 이안이의 사진을 조은서에게 보내줬다...

조은서가 받아보면 좋아하겠다고 유선우는 생각했다.

이 해 그믐날 저녁은 여느 때와 같이 유 씨 본가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금년은 유달리 썰렁하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조은서도 집에 없었다...

하지만 함은숙의 기분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본가는 명절 분위기로 한껏 멋을 냈고 작년보다 힘을 더 쓴 것 같다. 그 어떤 대경사를 맞이하는 듯싶었다.

유선우는 딸 이안이와 함께 차에서 내리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본가의 고용인이 조용히 귀띔을 해주었다.

“큰 사모님이 이지우 아가씨를 집으로 초대해서 지금 와 있습니다.”

유선우는 마당에 세워진 하얀색 벤틀리를 보더니 이지우의 차임을 알았고 이 또한 함은숙의 뜻임을 알아차렸다.

고용인은 할머니 신변으로 조은서를 걱정하면서 한마디 한다.

“작은 사모님이 아직 유 씨네 호적에 올라있는데 지우 아가씨는 뭐가 그렇게 절박한지… 명문가의 체통이 전혀 없네요.”

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표정은 담담하였다.

그러자 고용인은 더욱 걱정되었다.

함은숙은 확실히 이 뜻이 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암시했으며 그 밖에도 이지우에게 비취반지 한 쌍을 선물하면서 사람이든 물건이든 짝을 이뤄야 한다고 하였다.

이지우는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고 선물을 받으면서 유선우를 바라보았지만, 유선우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이 없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유선우는 테라스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이지우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유선우와 똑같이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섰다.

이지우는 유선우의 잘생긴 얼굴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말한다.

“선우 오빠, 제가 진중하지 못한 건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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