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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유선우의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뒤에서 조은서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는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은서야, 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

조은서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러자 유선우는 조은서의 몸을 다시 돌려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조은서를 마주하고 있는 유선우의 눈가는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유선우는 당장이라도 조은서에게 입술을 포개며 그녀는 여전히 그의 소유라는 것을, 그들의 관계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조은서가 팔을 뻗어 부드럽게 그를 막았다.

그녀의 얇은 팔에 촘촘히 박힌 바늘 자국은 마치 절대 넘을 수 없는 커다란 구덩이마냥... 그들을 가로막았다.

유선우의 눈동자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조은서의 팔을 꼭 움켜쥐고는 그녀를 붙잡는 것이 아닌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은서야,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내 셔츠 좀 다려줄래? 나 저번에 네가 사준 셔츠 엄청나게 좋아해.”

그때, 차가 준비되었는지 아래층에서 승용차 경적이 들려왔다.

조은서도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저 이제 가볼게요.”

이렇게 가면 그들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다.

이렇게 가버린다면 그들은 이제 완전히 남이 되는 것이다.

유선우는 단 한 번도 이렇게 추태를 부린 적이 없었다. 그는 거의 무릎을 꿇은 채 조은서를 옷장 앞에 가둬버렸다. 그는 얼굴을 과하게 평평한 조은서의 아랫배에 묻은 채 잔뜩 쉰 목소리로 가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그 순간, 조은서의 옷이 뜨거운 무언가에 젖어 들기 시작했고 물기에 옷이 피부에 달라붙어 상당히 불편했다.

유선우를 내려다보는 조은서의 표정도 매우 복잡해 보였다.

유선우가 울고 있단 말인가.

그토록 철석같던 남자도 눈물을 흘릴 때가 있구나... 하지만 인제 와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

정원 안에는 번쩍거리는 고급 캠핑카 두 대가 서 있다.

아침 햇살이 공중에서 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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