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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조은서는 그런 걸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말없이 지갑에서 현금 40만 원을 꺼내어 백서윤의 발밑에 던져주었다. 조은서는 백서윤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있어 자존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여 조은서는 냉소를 터뜨리며 더욱 비아냥거렸다.

“동정심이 필요해요? 이게 내 동정심이니까 필요하면 직접 주워요.”

그러자 백서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백서윤은 결국 몸을 숙여 땅에 흩뿌려진 돈을 한 장 한 장 주웠다. 그녀는 겨울을 나기 위해 이 돈이 꼭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월세를 낼 돈이 없다.

돈을 다 줍고 몸을 일으키자마자 백서윤은 유선우를 발견하였다.

유선우는 클래식한 블랙과 화이트칼라로 매치한 정장 수트에 얇은 영국식 체크무늬 코트로 성숙한 남성의 느낌을 뿜어냈다. 그는 차 옆에 기대어 이쪽을 보고 있었는데 그 눈빛은 더없이 깊고 그윽했다.

백서윤은 너무나도 창피하고 짜증 났지만 동시에 조금 기쁘기도 했다. 그녀는 유선우가 조은서의 본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이처럼 각박한 여자는 사랑해 줄 가치가 없다고 여기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조은서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을 봤으니 위로해 주러 오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백서윤의 예상과는 달리 유선우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조은서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아당겼다. 하지만 조은서는 가볍게 손을 뿌리치며 그의 스킨쉽을 거절했다…

유선우는 눈에 띄게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지만 이윽고 다시 자세를 낮추며 말을 건네왔다.

“퇴근하면서 마침 네 운전기사를 봐서 물어봤는데 네가 여기에 있다 하더라고. 이혼 절차는 끝마쳤으니까 널 데려다주는 김에 이안이도 보러 가고 싶은데… 오늘 시간 괜찮겠어?”

조은서는 잠깐 고민하더니 흔쾌히 답했다.

“네. 오늘은 괜찮아요.”

조은서가 수락하자 유선우는 크게 기뻐하며 검은 벤틀리의 문을 열고 부드럽게 말했다.

“차에 타.”

그러나 조은서는 다시 유선우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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