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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유선우가 집으로 돌아갈 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와이퍼를 열자, 차 유리창 사이로 도시의 네온 불빛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밤은 점점 쌀쌀해졌다.

차가 출발한 지 5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멀리서 흰색 마살라티 한 대가 고장이 난 듯 길옆에 멈춰 있었다. 여자는 우산을 쓰고 보닛을 열고 잠깐 보더니 다시 차 안으로 돌아왔다...

뜻밖에도 조은서였다.

유선우는 차 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옆에 차를 세웠다.

그는 두 개의 차창 사이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속수무책인 표정으로 차 안에서 무슨 물건을 찾고 있는 듯했다. 아마도 명함 같은 걸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한참 후 조은서가 고개를 들자, 유선우를 발견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마치 몇 년 전에 그 엄청난 슬픔과 기쁨의 여러가지 감정에 빠져든 듯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있었다.

차 밖의 유리창으로 흐르는 빗물은 마치 연인의 눈물과도 같았다.

유선우는 우산을 쓰고 차에서 내려서 그녀의 차 옆으로 다가가 가볍게 창문을 두드렸다.

조은서는 이제야 꿈에서 깬 것 같았다.

천천히, 차창이 내려갔다...

조은서의 작은 얼굴은 추워서 조금 창백해 보였고 원래 묶었던 검은 머릿결이 얼굴 옆으로 나왔다. 연약하고 아련한 느낌이 들게 하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유선우는 종래로 자신이 여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조은서의 얼굴과 몸매를 좋아했다.

그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가 고장 났어? 내가 바래다줄게. 여기는 내일 다시 처리해.”

조은서는 손에 든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괜찮다는 듯 말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유선우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선이라도 넘을까 봐?”

유선우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자 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으며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선우 씨, 그런 뜻이 아니에요. 선우 씨 같은 조건이면 많은 여자가 줄을 설 텐데...”

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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