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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가볍게 쥐었지만 남자의 기세가 확연히 느껴졌다.

조은서는 저도 모르게 눈을 맞췄다.

시선을 올린 순간 유선우의 짙은 눈동자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선이 얽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그날 밤의 일을 떠올렸다. 조은서의 손목을 단단하게 고정시켜 베개 사이에 가두고 함부로 취했던.

이들 사이의 추억이라고는 상처, 아니면 베개 사이의 일뿐이었다. 추억이라 칭하기도 민망한...

조은서는 썩소를 내비쳤다.

조금 발버둥 쳐 보고는 목소리를 더 낮게 깔았다.

“선우 씨...”

유선우는 여전히 조은서의 눈을 뚫어지게 보는 중이었다. 그도 조은서에게 응답하듯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나도 선 넘은 거 알아. 하지만, 하지만... 은서야. 네가 저 사람에게 가 버릴까 두려워...”

조은서의 기분이 더러워진 것을 아는 유선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고 그저 그들을 배웅해 줬다.

심청희가 유이안을 데리고 먼저 차에 올랐다.

조은서가 차에 오르려는 순간이었다.

“저녁에 이안이 보러 갈게.”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쉬이 내놓지 못하자 유선우가 바짝 따라붙었다. 그러나 목소리만큼은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냥 이안이만 보고 싶은 건데... 안 돼? 은서야, 너도 알잖아. 내가 얼마나 보고....”

허락이 떨어졌다.

조은서가 차에 올라타는 순간, 유선우가 차 문 위를 막아 주었다. 젠틀했고 선은 넘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멀어지는 차를 보는 유선우의 얼굴에 다시 무표정이 떠올랐다.

“무슨 방법을 쓰든 유이안의 진료기록을 파악해, 저녁 전으로.”

유선우가 뒤에 있는 진 비서에게 내린 임무였다.

진 비서의 눈에는 아직 눈물이 들어차 있었다.

그녀도 엄마였다. 출산 이틀 뒤, 하와이에서 온 선물이 있었는데 조은서가 약속을 지키려고 보낸 선물이었다. 그러므로 그 빚을 갚으려 하는 것이다.

선물은 아주 고급스러웠다. 자그마치 진 비서의 십 년 치 월급이었다나...

하지만 만약 그녀를 선택의 갈림길에 놓는다면, 차라리 조은서가 그런 아픔을 겪기 전으로... 유선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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