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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유선우의 말은 조은서의 눈망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조은서는 문을 닫고 카디건을 가볍게 정리하며 밉지 않게 쏘아붙였다.

“이제 그 일들을 되새겨 봤자 의미 없어요! 선우 씨, 그건 다 지나간 일일 뿐이에요.”

유선우가 곧바로 물었다.

“그럼 뭐가 의미 있는데?”

유이안의 장난감을 다른 쪽으로 고쳐 들었다. 조은서가 아무 반응이 없는 사이에 어느새 현관에 도착했다.

그 순간, 빛이 들어오고 조은서의 조화롭다 못 해 조각한 것 같은 이목구비를 비췄다.

유선우는 빨려들어갈 것 같은 깊은 눈으로 조은서를 한참이나 봤다. 잠시 가만히 있던 조은서가 몸을 돌린 순간이었다.

“선우 씨!”

조은서의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였다.

유선우가 약간의 힘을 실어 조은서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은 후에 터져 나온 말이다.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살살 쓰다듬던 유선우는 조은서가 몸을 떨면서도 그를 밀어내지 않는 이유 따위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와 밤을 보내려 찾아온 것이기에, 조은서의 입장에서는 밀어낼 이유가 없었다.

유선우는 조은서에게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 등에 얼굴을 묻었다.

“이번에는 얼마나 있을 거야?”

흔한 부부처럼 말 걸었다.

“두세 달이요. 주위에 체인점 몇 개만 차리면 다시 돌아갈 거예요.”

조은서의 목소리가 떨렸다. 단어마다 여성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슬슬 긴장돼 밀어내려는 조은서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는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

유선우가 재킷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물건을 꺼내 보였다.

그 진주 귀걸이였다.

조은서를 끌어안은 채 귀에 그것을 걸어 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어제 내 차에 흘렸던데, 다른 한 짝은 어디 있어?”

시선이 신발장 위의 반짝이는 것에 닿자 그것마저도 조은서를 대신해 걸어 주었다.

떨어지기 아쉬운 듯 귓불을 살짝 쓰다듬다 손을 뗐다. 전 남편의 행동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애틋함이었다.

그 일련의 과정 중 조은서는 그저 품 안에서 떨고 있을 뿐이었다.

조은서의 귓바퀴 뒤로 간 유선우가 한껏 낮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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