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서는 겨우 말을 마치자마자 입술이 다시 가로막히고 말았다.감정이 너무 억눌려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박연준의 통화 때문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유선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은서의 붉은 입술을 게걸스럽게 탐했다…몸과 입술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뒤엉켜버렸다.하지만 이토록 뜨거운 키스에도 불구하고 유선우와 조은서는 서로 조금씩 아픈 맛이 느껴졌다.한참 뒤에야 유선우는 조은서를 놓아주었다.하지만 손을 놓자마자 짝하는 소리와 함께 유선우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조은서에게 뺨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선우는 고개를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천천히 진정시켰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입술과 이빨 사이에는 여전히 조은서의 향기가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그때, 조은서가 그를 힘껏 밀어내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유선우가 있는 힘껏 그녀를 품속에 끌어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근두근 뛰는 유선우의 심장은 오로지 조은서의 귓가에 속삭일 그의 진심 한마디를 위한 것이다.“은서야, 좋아해.”유선우는 조은서를 좋아한다.처음부터 끝까지 유선우가 좋아했던 사람은 조은서밖에 없었다.사실 지금이 고백하기에는 가장 적합하지 않은 시기지만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고백하고 말았다. 예전에는 조은서를 잘 대해주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용서할 때까지 계속하여 그녀의 곁을 지킬 것이다.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조은서의 얼굴이 하얗게 빛났다.조은서는 몇 초간 망설이고는 다시금 그를 밀어낸 뒤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이혼서류 주러 왔다면서요.”유선우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한 조은서는 희미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유선우 씨, 절 그런 곳에 보내놓고서 제가 다시 좋아해 주길 바래요? 제 정신이 문제 있는 거예요, 아니면 당신이 문제 있는 거예요?”그러자 유선우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한참 뒤, 그는 차 문을 열고 몸을 밀어 넣더니 이혼서류 한 뭉치를 들고나와 조은서의 손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서류를 건네주고도 그는 한참
유선우는 백서윤에게 말할 기회를 더 주지 않았다.그는 낯선 눈길로 백서윤을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난 너에게 관심 없어.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면 너도 이젠 알아들었으리라고 믿어.”백서윤은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입술을 바르르 떨며 한참 동안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유선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차창을 올리고는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고 자리를 떴다.싸늘한 가로등 아래, 백서윤 혼자만이 쓸쓸하게 남겨졌고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몸을 숙여 자신을 끌어안았다.백서윤은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유선우는 차를 몰고 다시 별장에 돌아왔다.차에서 내릴 때 그는 조금 피곤한 듯 이마를 문지르며 입구에 들어섰다. 그러자 고용인이 그의 코트를 건네받으며 말을 건넸다.“오늘은 정월 대보름날이라 부엌에서 특별히 만둣국을 끓였으니까 좀 이따 한 그릇 드셔보세요.”만둣국…유선우가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고용인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불쑥 말했다.“사모님께서 만둣국 무척 좋아하셨잖아요. 정월 대보름날마다 부엌에 만둣국을 주문했는데 잊으셨어요?”그러자 유선우가 담담히 웃어 보였다.과거에 유선우는 조은서와 함께 밥을 먹은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조은서의 취향을 알 리가 없었다. 그는 부엌에 걸어가 자리에 앉은 뒤, 옆에 있는 신문을 꺼내 들어 읽으며 무심코 말했다.“예전의 습관이라면 한번 가져와 봐요.”그러자 고용인이 다급히 부엌에 달려가 준비하기 시작했다.이윽고 유선우는 상다리가 부러질 듯 풍성하게 차려진 밥상에 다른 한편에 놓인 만둣국을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위층을 바라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층에서는 계속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집안 곳곳에도 이안이 물건들로 가득했었다.분유, 작은 옷가지들, 장난감.하지만 지금은 집 전체가 텅 비어버렸다…그러나 유선우는 계속 밤늦게 집에 돌아왔기에 사람이 없어도 아직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그들의 물건을 보
그러자 유선우는 그 자리에서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는 넋을 잃은 채 회의실 책상을 바라보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물었다.“어디로 갔는데?”진 비서가 대답했다.“하와이요.”하와이…유선우는 곧바로 하와이에 반 대표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는데 반 대표는 전에 조은서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에게 대시했던 적이 있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유선우는 고개를 살짝 젖히고는 조금 억누르는듯한 목소리로 YS 그룹의 임원들과 주주들에게 말을 건넸다.“죄송합니다. 회의를 30분 동안 잠시 중단하겠습니다.”그러자 아랫사람들이 속닥속닥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유선우가 워커홀릭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었다. 하여 그는 단 한 번도 일을 미룬 적이 없는 사람이다.유선우가 자리를 비우고 나서야 누군가가 소문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사모님이 가셨나 보네. 그분 일을 제외하면 이렇게 젊고 유능한 유 대표님이 추태를 부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그러자 회사의 원로들도 한숨을 내쉬었다.“유 대표님은 장사는 잘하는데 가정은 꾸릴 줄 모르는 것 같군요…”…유선우는 사무실로 돌아와 창가 앞에 서서 조은서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그러나 아무리 다시 전화해 봐도 계속하여 없는 번호라는 음성메시지만 뜰뿐이었다.유선우는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러자 그의 뒤에 서 있던 진 비서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제가 이미 조사했는데 은서 씨가 번호도 바꿨더군요. 은서 씨가 전에 쓰던 번호는 이미 취소되었습니다.”유선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더듬어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쉰 목소리로 물었다.“떠날 때 너한테 내 얘기 하지는 않았어? 남긴 말은? 몇 마디, 아니 몇 글자라도 괜찮으니까 제발…”“없습니다.”진 비서도 조금 울먹였다.어찌 되었든 진 비서는 오랜 시간 동안 유선우의 뒤를 따라다녔기에 지금만큼은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제가 사모님 거처를 찾아드리겠습니다
조은서가 떠났지만, 유선우는 그녀를 찾지 않았다.진 비서에게 말했던 것처럼 유선우는 조은서에게 자유를 돌려주었고 그녀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그리고 유선우도 점점 조은서의 빈자리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조은서가 없는 생활에 적응하고, 이안이가 곁에 없는 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그들의 소식과 말 한마디 없는 생활에 더욱 적응해야 했다… 가끔은 조은서가 말 한마디 없이 그를 떠나버린 게 참 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렇게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봄이 가고 황금빛 가을이 다가왔다.천고마비의 10월, YS 그룹 대표실.유선우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점심의 가을 햇살이 긴 창문을 뚫고 들어와 유선우의 몸을 비춰 그의 잘생긴 용안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그때, 입구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유선우는 진 비서가 들어왔음을 알고 태연하게 물었다.“4시에 노 대표와 잡았던 골프 약속 스케줄에는 변화 없지?”진 비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곧장 그에게 다가와 크라프트지 편지봉투를 유선우의 눈앞에 내려놓았다.유선우는 진유라를 올려다보고는 한참 뒤 무언가를 의식한 듯 코끝이 찡해났다.“은서가 보낸 거야?”진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는 먼저 자리를 비웠다.문이 살포시 닫히고 큰 사무실 안, 유선우는 묵묵히 자리에 앉아 편지봉투를 바라보았다. 현재 편지 봉투를 마주한 그의 심정은 오래전 떠난 고향을 그리는 감정과 비슷했다.그렇게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그는 조심스럽게 편지봉투를 열어보았다.봉투 안에는 몇 장의 사진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모두 이안의 사진들이었다. 이안이 자는 모습, 이안이 차에 앉아 사과를 먹고 있는 모습, 그리고 이안이 걸음마를 배우는 모습…두어 걸음 발걸음을 뗀 이안은 놀라움과 동시에 매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사진 속의 이안은 매우 예쁘게 잘 컸는데 특히 정교한 눈매는 엄마를 똑 닮아 더욱 매력적이었다.유선우는 사진들을 전부 보고 나서도 손을 떼지 못하고 몇 장의 사진을 몇 번이
3년 후.번화가에 위치한 더원 고급 레스토랑.저녁이 될 무렵, 유선우는 한 여성과 식사하고 있었다. 상대방은 협력 파트너의 부사장이자 그룹 회장님의 외동딸이었다.그녀의 이름은 송가인.송가인은 유선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하는 김에 유선우를 초대하여 둘이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유선우가 아름답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나는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그는 아주 섹시한 원피스를 입고 있는 송가인을 보았다. 그는 쉽게 송가인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유선우는 그걸 까발리지 않았다.그는 식사하면서 담담하게 송가인의 회사와 협력할 사소한 일들만 말하고 있었다. 송가인이 입은 섹시한 치마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유선우는 송가인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송가인이 조금 초조해졌다.송가인이 와인 잔을 들고 유선우에게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업 이야기를 다 말했으니, 이제 사적인 일을 이야기해요! 선우 씨, 저는 당신의 사적인 생활에 관심이 많아요!”그녀는 대놓고 말했다.유선우도 그녀의 말에 피하지 않고 그윽한 눈빛으로 앞에 있는 야망이 가득한 여자를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저의 사적인 생활은 별로 말할 게 딱히 없어요. 전부 아내 아니면 제 자식뿐이에요.”송가인이 뒤쫓아 물었다.“선우 씨는 이혼했다 하지 않았어요?”이 말을 들은 유선우는 더욱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전처도 아내이고 자식도 내 자식이니까요.”유선우는 이렇게 분명히 그녀를 거절했다.체면이 구겨진 송가인은 긴 머리를 살짝 넘기면서 하얗고 부드러운 목을 드러냈다. 갑자기 그녀가 유선우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뒤에 있던 웨이터가 프랑스식 꼬리곰탕을 가져온 것을 몰랐다. 그녀가 웨이터와 부딪히자, 국물이 모두 송가인의 치마에 떨어졌다.갑자기 치마에는 얼룩덜룩한 국물 자국이 나타났다.보기 드문 광경이었다!송가인은 기분이 나빠서 즉시 그 웨이터한테 화풀이했다
조은서는 송가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기에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수민이를 대신해서 아가씨에게 감사드려요! 이러죠... 아가씨와 유 신사 분의 밥은 제가 살게요. 두 분 맛있게 드세요.”말을 마치자, 조은서는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송가인은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녀는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선우 씨... 근데 저 여자가 우리를 어떻게 알아요?”한참이나 조은서가 사라진 방향을 향해 바라보고 있던 유선우가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로 말했다.“저 사람이 바로 저의 전처예요.”송가인은 멍해졌다...화장실 안.서양식 금색 수도꼭지에서 끊임없이 물이 흐르고 있었다.조은서는 손으로 자기 심장을 지그시 눌렀다.지금도 그녀의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심지어 마음이 준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유선우를 만나니 그녀는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렸다.전에 겪었던 고통스러운 과거들이 파도처럼 그녀에게 밀려왔다.한참이 지나서야 진정이 된 그녀는 손을 씻으려고 했다. 하지만 눈빛이 거울에 가는 순간...그녀는 멍해졌다.유선우가 벽에 기대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는 몸을 돌려 화장실 문을 닫고 잠그더니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돌아왔어?”“네.”조은서는 머리를 숙이고 손을 씻고 있었다.유선우는 거울 속에서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내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새하얀 담배를 입에 물고 깊이 빨아들이자 야윈 두 볼이 움푹 파였다. 유선우의 몸에서는 성숙한 남자의 매력이 뿜어져 나왔다.잠시 후, 그는 조용하게 물었다.“돌아오면 말이라도 하지. 이안이도 함께 왔어?”“이안이는 아직 하와이에 있어요.”조은서가 담담한 어조로 말하며 손을 씻은 후에 몸을 돌리며 말했다.“비켜주세요.”하지만 유선우는 비켜주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고개를 숙여 담뱃재를 털더니 무심코 물었다.“그 반 대표는? 아직도 만나고 있어?”이 질문을 하자 유선우의 눈빛이 이글거렸다.담배를 낀 그의 긴 손가락은 아무도 모르게 떨고 있었다.
유선우가 집으로 돌아갈 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그가 와이퍼를 열자, 차 유리창 사이로 도시의 네온 불빛이 어렴풋하게 보였다.밤은 점점 쌀쌀해졌다.차가 출발한 지 5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멀리서 흰색 마살라티 한 대가 고장이 난 듯 길옆에 멈춰 있었다. 여자는 우산을 쓰고 보닛을 열고 잠깐 보더니 다시 차 안으로 돌아왔다...뜻밖에도 조은서였다.유선우는 차 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옆에 차를 세웠다.그는 두 개의 차창 사이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속수무책인 표정으로 차 안에서 무슨 물건을 찾고 있는 듯했다. 아마도 명함 같은 걸 찾고 있는 것 같았다...한참 후 조은서가 고개를 들자, 유선우를 발견했다.둘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마치 몇 년 전에 그 엄청난 슬픔과 기쁨의 여러가지 감정에 빠져든 듯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있었다.차 밖의 유리창으로 흐르는 빗물은 마치 연인의 눈물과도 같았다.유선우는 우산을 쓰고 차에서 내려서 그녀의 차 옆으로 다가가 가볍게 창문을 두드렸다.조은서는 이제야 꿈에서 깬 것 같았다.천천히, 차창이 내려갔다...조은서의 작은 얼굴은 추워서 조금 창백해 보였고 원래 묶었던 검은 머릿결이 얼굴 옆으로 나왔다. 연약하고 아련한 느낌이 들게 하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유선우는 종래로 자신이 여색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조은서의 얼굴과 몸매를 좋아했다.그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차가 고장 났어? 내가 바래다줄게. 여기는 내일 다시 처리해.”조은서는 손에 든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괜찮다는 듯 말했다.“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유선우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선이라도 넘을까 봐?”유선우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자 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으며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선우 씨, 그런 뜻이 아니에요. 선우 씨 같은 조건이면 많은 여자가 줄을 설 텐데...”유선우
성인 남녀들에게 있어서 어떤 일들은 말이 필요 없었다....30분 후, 유선우는 아파트 밑에 차를 세웠다.비는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차 안에는 은근히 야릇한 분위기가 맴돌았다.어쨌든 그들은 부부로 지내며 수없이 많은 밤을 함께 보냈고 수많은 이상하고 신기한 일도 함께 했다.그것들은 모두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기억이었다.조은서가 담담하게 말했다.“데려다줘서 고마워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그녀가 안전벨트를 풀려고 하자 유선우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가볍게 눈을 깜빡이다가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씨, 놓으세요!”그는 알 수 없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눈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건 성숙한 여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눈빛이었다.한 남자가 한 여자를 갈망하는 눈빛이었다.그의 눈빛에는 육체적인 갈망도 있었고 정신적인 갈망도 있었다.조은서는 약간 거칠게 숨 쉬며 유선우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헛된 노력이었다. 유선우의 커다란 손은 조은서의 가는 손목을 쉽게 잡았다.하지만 유선우는 더 이상 막 나가지 않았다. 그는 그저 조은서의 손을 꼭 쥐어서 그녀가 자신 곁을 못 떠나게 했다.그는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어?”분위기가 점점 미묘해졌다... 조은서는 가볍게 등을 좌석에 기댔다. 그러자 워낙에 몸매가 좋았던 그녀는 옷이 더 타이트해지면서 매력적인 몸매가 유선우의 눈에 들어왔다.유선우는 갑자기 예전의 일이 생각났다.조은서가 술에 취했던 그날 밤,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그날 밤, 그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었다.조은서는 얼굴을 돌리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선우 씨, 제가 대답 안 해도 될까요?”유선우는 실망에 빠졌다.하지만 유선우는 자신의 체면을 소중히 했고 누구보다도 신중했다. 조은서를 오랜만에 만났다 하더라도 그는 결코 여자에게 함부로 손을 대지 않았고 더더욱 몇 년 동안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