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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유선우의 강압적인 손길에 아파 났지만 조은서는 소리를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소파 위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에 걸려있는 크리스탈 조명이 유난히 눈부시게 밝았다. 그녀의 기억대로라면 그 크리스탈 조명은 그들의 사이가 가장 애틋할 때 유선우가 이탈리아에서 주문한 것이다.

조은서는 그 수정등을 매우 좋아했다.

잠자리를 공유하던 수많은 밤, 조은서가 고개를 들기만 하면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탈 조명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토록 영롱하고 아름답던 빛깔은 오늘따라 이상하게 차갑고 눈부시게 느껴졌다...

분명히 서로 껴안고 친밀한 행동을 하고 있지만 왜 몸은 여전히 차갑기만 한 것인지, 왜 서로 몸을 부딪쳐도 조금의 쾌락도 없이... 혐오만 남았는지.

조은서의 가녀린 몸이 가볍게 떨렸다.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자 조은서는 결국 넋을 잃고 울부짖었다.

“유선우... 아파...”

그러자 유선우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는 얼굴을 조은서의 가슴팍에 묻었고 그의 손바닥은 여전히 조은서의 가녀린 허리에 머물러 있었다. 잔뜩 헝클어진 옷과 헐떡이는 숨소리, 그들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키스와 사랑이 아닌...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하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껴안고 숨을 헐떡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손을 뻗어 조은서의 입술을 어루만지더니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은서야, 아프면 말해줘... 지금처럼. 자꾸 나 무시하지 마. 나랑 말도 해줘. 내가 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면 꼭 말해줘... 네가 말만 해준다면 난 뭐든 널 위해 해줄 수 있어. 어머님 부양하는 것, 네 오빠를 위해 상소하는 것... 그 무엇이라도 다 돼.”

그러자 조은서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조금 뒤, 그녀는 시선을 옮겨 오만하기만 한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다. 유선우가 이렇게 자세를 낮추고 그녀에게 참회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전에는 분명 그녀의 얘기를 들어줄 시간조차 없었는데...

임신했다고 말하면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했고 <명상곡>의 필름은 백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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