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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유선우는 백서윤의 이력서를 한편에 던져두었고 비서의 말에 동의한 셈이다.

그러자 진 비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그때, 이력서에서 한 장의 7인치 사진이 흘러나왔는데 그건 다름 아닌 백서윤의 증명사진이었다... 붉은 바탕에 흰 셔츠, 긴 생머리에 포니테일을 묶은 새까만 머리카락, 그리고 생기가 도는 맑은 눈동자까지.

그렇게 얼떨결에 사진을 보니 열여덟 살의 조은서와 매우 닮아 보였다.

눈치가 빠른 진 비서는 다급히 사진을 서류 안에 집어넣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유선우가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

“잠깐만!”

유선우는 다시 서류를 건네받은 뒤 사진을 빼내어 한참 동안 바라보고는 다시 서류를 정리하며 입을 열었다.

“그냥 남겨둬. 특별한 배려 없이 평범한 인턴으로 일하게 하면 돼.”

그러자 진 비서가 당황하며 항의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아시면 불쾌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여자아이는 신분이 워낙 특수하여 만약...”

그러자 유선우는 더욱 덤덤한 어투로 그녀의 말을 잘라 지시를 내렸다.

“내 말대로 해.”

지시를 내렸지만 계속 움직이지 않는 진 비서에 유선우가 고개를 들어 올리자 진 비서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꺼냈다.

“대표님, 전 예전에 대표님께서 정말 은서 씨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인제 와서 보니 대표님께서 사랑하는 건 대표님을 열렬하게 사랑하던 그 시절의 은서 씨군요... 현재의 사모님이 아니라.”

이윽고 그녀는 손안의 이력서를 흔들어 보이며 씁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대표님, 언젠가는 후회하실 겁니다.”

그러자 유선우의 검은 눈동자가 번뜩이더니 조금 화가 난듯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다.

“진유라 씨, 신분을 주의해주세요!”

진 비서는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더이상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사무실을 나섰다. 문이 닫히고도 유선우가 여전히 그녀의 하이힐 소리를 똑똑하게 들을 수 있는걸 보아하니 그녀 역시 못지않게 화가 난 모양이다.

...

백서윤이 YS 그룹에 이력서를 넣은 건 확실히 어느 정도의 사심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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