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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465 챕터

제261화

차 안은 어두컴컴했고 서로의 숨소리는 가빠졌다.조은서는 여전히 그의 다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회색 슬랙스는 그녀의 새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그에 의해 벗겨진 스타킹은 그녀의 가느다란 발목에 걸려 있어 분위기를 더욱 야릇하게 했다.한참 후에야 유선우는 정신을 차렸다...그가 아빠가 되다니!그가 그렇게도 애타게 원했었는데, 어쩌면 정말 여자애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런 순간에 그는 그녀를 안아줄 용기조차도 없었다. 그는 한 달 전, 그녀가 할 말이 있다고 하던 날을 떠올렸고, 그는 서둘러 해외로 나간다고 그녀를 입도 열지 못하게 한데다가 그들은 백아현 때문에 말다툼까지 했다... 그리고 그는 조은서의 뺨을 한 대 때렸다.조은서는 임신한 몸으로 그에게 뺨을 맞았다.유선우의 목울대는 살짝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때는 이미 흔적도 알리지 않았지만 그는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아직도 아파?”조은서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고 되려 덤덤한 채로 있었다.“자리에 앉게 해주세요.”유선우는 눈빛이 가늘게 드리워졌다.그는 그녀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조은서가 그랑 눈이 마주치는것을 외면하는 게 뻔했다.그녀는 얼굴을 돌리고 또다시 한번 말했다.“내려주세요.”유선우는 이내 그녀의 목덜미를 끌어안더니 그녀더러 자신의 어깨에 기대라고 했다. 이어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옷을 정리해 줬다. 아마 몇 년 동안의 부부생활을 해온 덕에 그의 길쭉한 손가락은 아주 영활했다.정리하고 나서도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의 손은 애틋하게 그녀의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그는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리고 쉬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은서야, 미안해.”처음부터 끝까지 조은서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이 한마디의 말을 들은 그녀는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여전히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게 준 상처는 너무도 깊었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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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고용인은 멈칫하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큰 사모님과 어르신께선 아직 사모님께서 임신한 사실을 모릅니다. 대표님께서 알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큰 사모님께서 대표님과 이지우 아가씨를 이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큰 사모님께선 대표님이 와이프가 있는 몸이라는 것도 다 잊으신듯합니다. 게다가 곧 아빠까지 되시는데!”유선우는 기분이 한결 좋아진 듯 덤덤하게 말했다.“알겠어요.’그는 담배를 꺼버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마침 새하얀 솜털 뭉텅이가 계단으로 뛰어 내려왔다. 설리였다... 설리는 오랜만에 유선우를 보는지라 반가운 마음에 그를 보고 몇 번 짖었다.유선우는 허리를 숙여 그를 안고서 위층으로 향했다.그는 설리를 목욕시켜 주고 털도 말려주고서 깨끗하고 뽀송한 채로 침실로 돌려보냈다.조은서는 이미 씻고 나왔다.그녀는 실크 잠옷을 걸치고 침대에 기대서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라는 책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골똘히 집중한 채 유선우가 침실에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유선우는 손을 올려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가며 와이프의 담담한 얼굴을 지그 바라봤다. 아무래도 그녀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다.그녀는 확실히 차가웠다.하지만 또 그렇게 차갑지도 않게 느껴지는 게 적어도 가끔은 그를 상대해 주기도 했다.어느 책에서 썼던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자가 일단 따지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는다면 남편에 대해 극도로 실망한 것이라 상대하기조차도 귀찮다는 뜻이라고 했다...유선우는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내릴 때 그는 조은서가 바로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머리속에서 떨칠 수 없었다...씻고 나서 그는 욕실에서 나와 보니 드레스룸에 놓여있던 캐리어는 이미 다 정리되어 있었다.그는 고용인이 위층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확신했다.그렇다면 조은서가 정리한 것이다...그녀가 잘해줄수록 유선우는 머릿속이 더 복잡했다. 그는 그녀가 따지고, 심지어는 때리고 욕하고 했으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미적지근한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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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조씨 가문 주택.심정희는 그녀가 온다고 아침 일찍부터 마트에 다녀왔다. 가장 신선한 통뼈와 죽순을 사다가 국을 끓여 그녀에게 몸보신해 주려고 했다. 조은서가 과일을 씻자 심정희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임신한 몸으로 앉아서 쉬기나 해! 내가 씻어주면 되잖아?”조은서는 웃으며 말했다.“이제 겨우 3개월밖에 안됐어요. 괜찮아요.” 아이 얘기를 꺼내자 심정희는 흠칫했다. 그녀는 사과를 조은서에게 건네주며 재삼 망설이다가 물었다. “도대체 어쩔 생각이니? 지난번에 임지혜한테서 들었다. 하와이에 가게를 차린다며? 어떻게 된 일이니?”조은서는 새콤달콤한 사과를 살짝 깨물었다.한참 후, 그녀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럴 계획이에요. 하와이에 친구가 있는데 서미연 사모님께서 소개해 준 사람이에요. 믿을만한 사람이죠... 오빠가 풀려나오면 함께 하와이로 가서 정착하려고요. 전 이미 여권 신청하고 있어요.”그녀와 유선우 사이에 있은 일에 대해 심정희는 어느 정도 눈치챘다. “하지만 유선우는... 하와이에서 발전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조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가벼워진 목소리로 말했다.“맞아요. 그는 가지 않을 거예요.”......저녁 무렵, 유선우는 퇴근하고 친히 조은서를 데리러 왔다. 그는 조씨네 가문의 냉대를 받았다. 차 한 모금조차도 마시지 못했고 조승철 부부는 그를 차갑게 대했다. 그러나 유선우는 묵묵히 받아들인 채 조금도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차 앞으로 걸어갔다. 서쪽 하늘을 물들여가는 노을을 만난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더없이 고운 빛깔을 드러냈고 조은서의 얼굴은 노을에 은은한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부드럽고 고요한 분위기를 풍겼다.차 안에 앉아 유선우는 벨트를 매어주다가 그만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조은서는 그를 받아주기 싫었다. 그녀는 앙증맞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피곤해요. 얼른 차 몰고 집으로 가요. 쉬고 싶어요.”평소에 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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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유선우는 핸들을 잡은 손바닥을 꽉 쥐었다.하지만 얼굴은 덤덤한 채 입을 열었다.“그쪽에서 출산하는 건 생각해 볼 수 있어. 그러나 일은 좀 쉬어가면서 해. 임신 전후기에 임산부들이 많이 고생한다고 들었어... 유 대표 사모님, 나는 네가 고생하는 게 싫어.”조은서는 덤덤하게 웃었다. ...저녁, 유선우는 서재에서 회사 일을 처리했다. 조은서는 씻고 나와 화장대 앞에 앉아 스킨을 바르고 나서 서랍을 살짝 열었다. 그 안에는 그녀의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었다...반 대표의 도움으로 그녀는 이미 하와이의 영주권을 발급받았다. 이제 여권만 발급받으면 그녀와 아이는 하와이에 정착할 수 있다. 다시는 B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심사숙고를 마친 후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유선우가 당분간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기 때문에 그녀는 계획을 세웠다... 아이의 명분으로 별거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유선우는 자연스럽게 외로워질 것이고, 그러면 그는 예전처럼 업소를 돌아다니며 여러 여자를 찾아 즐길 것이다. 그렇게 또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마침 문어구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조은서는 급히 서류를 치우고 서랍을 닫은 후에야 일어나려고 했는데 유선우는 이미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몸을 기울여 등 뒤로 그녀를 끌어안더니 얇은 입술로 그녀의 귓가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 욕구를 참느라고 잠긴 목소리가 귓가로 스며들었다. “뭐 보고 있었어?”“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만 자려고요.”......유선우는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은 채 그녀를 데리고 거울을 바라봤다. 그는 그녀가 두 눈으로 직접 그의 손끝이 스치면서 가운의 벨트가 천천히 풀어지더니 드러난 새하얀 살결을 보게 했다. “유선우 씨!”조은서는 급히 가운을 여미려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유선우는 침대에 앉아 그녀를 안아 올리더니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 그는 불룩해진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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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고용인은 이지우를 접대실로 모셨다. 그리고 그녀에게 차를 올릴 때 매우 조심스러웠다. 차를 권하는 소리마저도 매우 가벼웠다. 이지우는 아마 여주인이 임신했기 때문에 그녀들은 유난히 더 세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은서가 임신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막 재혼했는데 조은서가 아이를 가지다니?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때, 접대실의 문이 열리자 이지우는 문득 고개를 올렸다. 유선우가 보였다. 그는 문 앞에 선 채 들어오려는 기미가 없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바람기가 없어졌고 눈빛에 더는 멜로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가정적인 모습은 정말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처럼 보였다!유선우는 문을 잠가버렸다. 아마도 그들의 대화를 고용인이 듣고 조은서한테까지 전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었다...이지우는 가슴이 더욱 아파 났다. 그녀는 여자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그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선우 오빠, 오빠가 그녀를 그렇게도 신경 쓰는 게 그녀가 임신해서예요? 만약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우린... 가능성 있어요?”“없어.”유선우는 하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더니 고개를 숙여 불을 붙였다. 목젖이 오르내리며 연청색의 담배 연기가 가볍게 피어올랐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흐릿해졌지만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그의 이목구비만은 흐릿해지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시선을 받으며 차갑게 말했다. 마치 아무 상관 없는 여자를 보듯이 말이다. 이지우는 입술이 떨렸다. “오빠, 우리...”유선우는 담뱃재를 털더니 웃음기 없는 얼굴로 말했다.“지우야, 우리 사이에 더 이상 우리는 없어. 심지어 우리는 남녀 사이나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에 맞춰 즐긴 적조차도 없어. 우린 그냥 친구들과 몇 번 술을 마셨을 뿐이야. 그러다가 복도에서 얘기하는 장면이 누군가에게 찍혔을 뿐이지. 누가 찍었는지는 따지고 싶지도 않아.”이지우의 마음은 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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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그녀는 입을 열었다. “난 당신 믿어요.”유선우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더니 그만 참지 못하고 말랑한 귓볼에 손길이 닿았다. 조은서는 그곳을 만질 때면 무척 민감했다. 그는 그녀와 관계를 가질 때마다 그녀의 귓볼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부드럽다가도 뜨겁게 그를 감싸안았다. 유선우는 관계를 갖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그떄의 뜨거웠던 밤을 떠올리며 쉬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난 차를 몰고 올 테니 넌 고용인보고 위층에서 외투를 가져달라고 해. 밖이 많이 추워.” 조은서는 몸을 일으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봤다.유선우는 줄곧 깔끔하게 입고 다녔다. 그는 몸에 챠콜색 셔츠를 입고, 겉에는 핸드메이드 블레이저 자켓을 걸쳤다. 그의 뒷모습만 봐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어쩐지 여자애들이 그렇게 많이 빠져 있더라니.조은서는 고개를 숙여 아랫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는 담담하게 생각해 보니 유선우와 사랑하는 척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고용인이 위층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손에는 조은서가 자주 입던 숄 가디건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조은서에게 걸쳐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사모님, 밖이 미끄러우니 이따가 덜 미끄러운 신을 신고 외출하는 게 좋겠어요. 임신할 때 각별히 주의하셔야 해요.”조은서는 웃으며 ‘네’ 하고 대답했다. ......조은서는 그동안 YS병원에서 카드를 만들지 않았지만 유선우가 돌아오자 대신 병원을 옮겼다.조은서의 검사를 맡은 사람은 최고 권위의 산부인과 전문의 임 의사였다. 임 의사가 조은서에게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을 때 유선우는 한켠에 서서 모니터에 비춰진 그림을 주시하고 있었다. 마음속에서는 곧 아버지가 될 다정함이 퍼지고 있었다. 임 의사는 그의 표정을 보자 조은서가 차지하고 있는 그의 마음속 무게를 알아채고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태아는 매우 건강합니다. 게다가 머리둘레는 같은 달의 태아에 비해 크지 않으니 출산시기를 기다려 순산을 해도 됩니다.”그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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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YS 본사빌딩,유선우는 마지막 서류에 서명하고 서류를 덮으며 무심하게 진 비서에게 물었다. “진 비서, 데이트하기 좋은 레스토랑 아는 데 있어?”진 비서는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말했다. “누구랑 데이트하느냐에 따라 다르죠. 만약 사모님과 데이트한다면 을지로에 위치해 있는 멕시코 요리 레스토랑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지우 아가씨라면 당연히 프라이빗한 공간일수록 좋겠죠.”유선우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그는 몸을 일으켜 외투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랑 이지우 아무것도 없어.”진 비서는 서류를 안고 그의 뒤를 따라가며 한마디 귀띔해 주었다. “이지우 아가씨께서 별장까지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 만약 사모님이 이 일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면 시름을 덜 일이 아닙니다.”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언가 생각이 있어서였다. 유선우는 엘리베이터 입구에 서서 빨간 숫자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흔들렸다. ......유선우는 차 안에 앉아서, 마침 조은서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가려던 참이었다. 본가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르신께서 몸이 편찮으시니 한번 가보라고 했다. 큰 사모님은 전화 넘어 말했다. “아마도 이번 겨울을 견디지 못하실 것 같다. 선우야, 네가 기분 나빠할 걸 알지만 그래도 말해야겠다. 아마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다.”유선우는 핸드폰을 쥐고 의자 등받이에 살며시 기댄 채 눈살을 찌푸렸다. 한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가면 다시 이야기하시죠.”반 시간 뒤,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 정원을 한바퀴 돌고 나서야 주차장에 멈췄다. 유선우는 차에서 내리며 한쪽에 세워진 YS병원의 구급차를 보더니 아마 의사 선생님께서 할머니께 링거를 놓아주러 왔다고 짐작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빛이 어두워졌다.집에 들어서자 고용인이 위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유선우를 보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르신께서 오후 내내 주무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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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유선우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걱정마세요. 그녀에게 져주고 있어요.”어르신은 그의 이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활짝 피더니 어서 돌아가 조은서를 돌보라고 재촉했다. “자꾸 나한테 오지 말거라. 아이에게 병이라도 옮길라.”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아직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예요.”그의 말투에는 억누를 수 없는 기쁨이 묻어있었다. 어르신은 들으며 몹시 기뻐했다. 그녀는 집 안팎을 바라보며 이 집은 이제 태어날 새로운 생명으로 하여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아이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유선우가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큰 사모님을 만났다. 큰 사모님은 고용인이 테이블에 요리를 올려놓는 것을 지휘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유선우를 남겨 밥을 먹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유선우는 거절했다. “은서가 요즘 입맛이 없어 보여요. 전 이만 먼저 갈게요.”큰 사모님은 요즘 조은서에 대해 의견이 많았다. 그녀는 원래 유순하고 말을 잘 듣는 며느리를 좋아하는 데다가 예술 세포까지 갖고 있다면 더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너무 역빠르면 시어머니의 머리 위에 기어오르는 건 싫었다. 큰 사모님은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그 애가 장사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임신한 몸이니 아이가 우선이 아니니? 게다가 여자가 종일 밖에서 싸돌아다니면 어디 체면이 서겠니? 잘 귀띔해 주거라. 애초에 지우 같은 여자애를 찾았어야 했다. 지우는 가장 마음을 덜 수 있는 애야.”유선우는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바짓가랑이를 가볍게 털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지우는 회사에서 PR을 맡았을 겁니다. 같이 술 마시는 일도 적잖게 했을 텐데. 떳떳하지 못한 것으로 치자면... 그녀가 아마 첫 번째일 겁니다.”큰 사모님은 그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유선우가 별장으로 돌아가 보니 조은서는 한창 짐을 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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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조은서는 잠깐 숨을 모으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 “하와이요! 지난달에 서미연 사모님께서 괜찮은 매물을 소개해 주었는데 괜찮아 보여서 계약하기로 했어요.”하와이?유선우는 의외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그녀의 붉은 입술에 조금씩 입을 맞췄다. 그녀의 입술이 부르틀 때까지 키스하다가 가볍게 속삭였다. “거기가 그렇게 좋아?”그는 일부러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비위를 맞춰주며 손을 뻗어 핸드폰을 가졌다. “진 비서보고 스케줄 체크해봐라고 할게. 바쁘지 않으면 같이 가줄게. 일을 마치고 마침 같이 돌아다녀도 되고!”“괜찮아요!”조은서는 급히 몸을 일으키며 그를 막아섰다. “일을 다 보면 저도 돌아올 거예요. 게다가 몸이 불편해서 좀 나른하기도 하고요.”유선우의 눈빛은 깊어졌다. 조은서의 심장은 빨리 뛰었다. 그녀는 유선우가 뭔가 눈치챌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유선우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가운을 여며줬다. 벨트를 매주면서 자기도 모르게 쓰다듬었다. 그는 욕구가 만족되지 않았다.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처럼 네가 이렇게 많은 말을 하다니.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한번 제대로 놀러 가자... 응?”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었다. ......이튿날 아침, 유선우는 직접 그녀를 공항으로 배웅했다. 아침 회의를 마치고 진 비서는 그를 따라 대표실로 돌아와 다음 스케줄에 대해 말했다. “대표님, 저녁 대한 그룹의 왕 대표님 접대를 잠시 취소했습니다.”유선우는 책상에 앉아 회사 일을 처리했다. 그는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옷차림도 항상 신경 쓰기에 셔츠의 구김살 하나조차도 고급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셔츠 소매 끝의 한 쌍의 다이아몬드 단추는 더없이 빛났다. 바로 조은서가 선물한 한 쌍의 단추였다. 어디에든 쉽게 매치할 수 있어 그는 최근에 항상 착용했다. 유선우 서류를 뒤적이며 무심한 듯 물었다. “오후에는? 중요한 스케줄 있어?”진 비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잠시 없습니다.”유선우는 손에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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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그 괜찮아 보이는 남자는 유선우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 하와이의 유명한 상인—반 대표였다. 만약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서미연 사모님은 반 대표와 친분이 꽤 깊을 것이다. 지난번 별장에서 사적인 연회를 열었을 때도 서미연 사모님은 반 대표를 데리고 갔었다. 그렇다면 조은서와 반 대표의 친분도 서미연 사모님이 맺어준 것일까?유선우는 차갑게 웃으며 그쪽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조은서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 자리에 굳어진 채 입을 열고 숙삭였다. “선우 씨, 어떻게 오셨어요?”유선우는 빙긋 웃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 안으며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서프라이즈 주려고 왔지. 비서에게 물어봤더니 여기에 있다고 하더라.”그는 반 대표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반 대표님, 또 만났군요!”반 대표는 일어나서 그와 악수를 한 후 그의 딸을 유선우에게 소개하였다. 유선우는 무척 귀엽다는 듯이 소녀의 머리를 만지며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은서가 아이를 매우 좋아해요. 반 대표님께서 마음 쓰셨군요!”말을 마치자 그는 조은서의 옆에 앉아서 함께 식사했다. 그와 반 대표는 모두 성공한 상인으로서 자연히 장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만 또 한편으로 조은서를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고 수시로 그녀를 위해 요리를 집어주었으며 말도 한결 다정하게 하곤 했다. 그가 이렇게 애쓰는 것을 조은서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반 대표 부녀와 작별 인사를 하고 그들은 나란히 네온사인이 비추는 아래에 서서 아주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나긴 침묵이 흘렀다. 이때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왔다 “유 대표님, 사모님, 제가 호텔로 바래다 드릴게요.”차 안에 앉으니 또 긴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조은서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선우 씨, 오해하지 말아줘요.”“그래?”유선우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운전기사가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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