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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고용인은 이지우를 접대실로 모셨다.

그리고 그녀에게 차를 올릴 때 매우 조심스러웠다. 차를 권하는 소리마저도 매우 가벼웠다. 이지우는 아마 여주인이 임신했기 때문에 그녀들은 유난히 더 세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은서가 임신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 막 재혼했는데 조은서가 아이를 가지다니?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때, 접대실의 문이 열리자 이지우는 문득 고개를 올렸다. 유선우가 보였다.

그는 문 앞에 선 채 들어오려는 기미가 없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는 바람기가 없어졌고 눈빛에 더는 멜로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가정적인 모습은 정말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처럼 보였다!

유선우는 문을 잠가버렸다. 아마도 그들의 대화를 고용인이 듣고 조은서한테까지 전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지우는 가슴이 더욱 아파 났다.

그녀는 여자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그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선우 오빠, 오빠가 그녀를 그렇게도 신경 쓰는 게 그녀가 임신해서예요? 만약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우린... 가능성 있어요?”

“없어.”

유선우는 하얀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더니 고개를 숙여 불을 붙였다.

목젖이 오르내리며 연청색의 담배 연기가 가볍게 피어올랐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흐릿해졌지만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그의 이목구비만은 흐릿해지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시선을 받으며 차갑게 말했다. 마치 아무 상관 없는 여자를 보듯이 말이다.

이지우는 입술이 떨렸다.

“오빠, 우리...”

유선우는 담뱃재를 털더니 웃음기 없는 얼굴로 말했다.

“지우야, 우리 사이에 더 이상 우리는 없어. 심지어 우리는 남녀 사이나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에 맞춰 즐긴 적조차도 없어. 우린 그냥 친구들과 몇 번 술을 마셨을 뿐이야. 그러다가 복도에서 얘기하는 장면이 누군가에게 찍혔을 뿐이지. 누가 찍었는지는 따지고 싶지도 않아.”

이지우의 마음은 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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