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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고용인은 멈칫하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큰 사모님과 어르신께선 아직 사모님께서 임신한 사실을 모릅니다. 대표님께서 알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큰 사모님께서 대표님과 이지우 아가씨를 이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큰 사모님께선 대표님이 와이프가 있는 몸이라는 것도 다 잊으신듯합니다. 게다가 곧 아빠까지 되시는데!”

유선우는 기분이 한결 좋아진 듯 덤덤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그는 담배를 꺼버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마침 새하얀 솜털 뭉텅이가 계단으로 뛰어 내려왔다. 설리였다... 설리는 오랜만에 유선우를 보는지라 반가운 마음에 그를 보고 몇 번 짖었다.

유선우는 허리를 숙여 그를 안고서 위층으로 향했다.

그는 설리를 목욕시켜 주고 털도 말려주고서 깨끗하고 뽀송한 채로 침실로 돌려보냈다.

조은서는 이미 씻고 나왔다.

그녀는 실크 잠옷을 걸치고 침대에 기대서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라는 책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골똘히 집중한 채 유선우가 침실에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유선우는 손을 올려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가며 와이프의 담담한 얼굴을 지그 바라봤다. 아무래도 그녀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다.

그녀는 확실히 차가웠다.

하지만 또 그렇게 차갑지도 않게 느껴지는 게 적어도 가끔은 그를 상대해 주기도 했다.

어느 책에서 썼던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자가 일단 따지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는다면 남편에 대해 극도로 실망한 것이라 상대하기조차도 귀찮다는 뜻이라고 했다...

유선우는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내릴 때 그는 조은서가 바로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머리속에서 떨칠 수 없었다...

씻고 나서 그는 욕실에서 나와 보니 드레스룸에 놓여있던 캐리어는 이미 다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고용인이 위층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조은서가 정리한 것이다...

그녀가 잘해줄수록 유선우는 머릿속이 더 복잡했다. 그는 그녀가 따지고, 심지어는 때리고 욕하고 했으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미적지근한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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