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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조씨 가문 주택.

심정희는 그녀가 온다고 아침 일찍부터 마트에 다녀왔다. 가장 신선한 통뼈와 죽순을 사다가 국을 끓여 그녀에게 몸보신해 주려고 했다.

조은서가 과일을 씻자 심정희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임신한 몸으로 앉아서 쉬기나 해! 내가 씻어주면 되잖아?”

조은서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겨우 3개월밖에 안됐어요. 괜찮아요.”

아이 얘기를 꺼내자 심정희는 흠칫했다.

그녀는 사과를 조은서에게 건네주며 재삼 망설이다가 물었다.

“도대체 어쩔 생각이니? 지난번에 임지혜한테서 들었다. 하와이에 가게를 차린다며? 어떻게 된 일이니?”

조은서는 새콤달콤한 사과를 살짝 깨물었다.

한참 후, 그녀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럴 계획이에요. 하와이에 친구가 있는데 서미연 사모님께서 소개해 준 사람이에요. 믿을만한 사람이죠... 오빠가 풀려나오면 함께 하와이로 가서 정착하려고요. 전 이미 여권 신청하고 있어요.”

그녀와 유선우 사이에 있은 일에 대해 심정희는 어느 정도 눈치챘다.

“하지만 유선우는... 하와이에서 발전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조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가벼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그는 가지 않을 거예요.”

......

저녁 무렵, 유선우는 퇴근하고 친히 조은서를 데리러 왔다.

그는 조씨네 가문의 냉대를 받았다. 차 한 모금조차도 마시지 못했고 조승철 부부는 그를 차갑게 대했다. 그러나 유선우는 묵묵히 받아들인 채 조금도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차 앞으로 걸어갔다.

서쪽 하늘을 물들여가는 노을을 만난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더없이 고운 빛깔을 드러냈고 조은서의 얼굴은 노을에 은은한 오렌지색으로 물들어 부드럽고 고요한 분위기를 풍겼다.

차 안에 앉아 유선우는 벨트를 매어주다가 그만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조은서는 그를 받아주기 싫었다.

그녀는 앙증맞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피곤해요. 얼른 차 몰고 집으로 가요. 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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