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밝아졌는데도 임지혜는 여전히 조용히 누워 있었다...조은서는 얼굴을 그녀의 손바닥에 파묻으며 혼잣말했다.“지혜야, 너 꼭 일어나야 해. 앞으로 널 괴롭히는 사람이 없으니까 당당하게 웃으며 살아가도 돼. 예전에 있었던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져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앞으로 또 아이가 생길 거야. 그러니까 제발 일어나, 응? 제발, 이렇게 빌게. 이 모든 것이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해줘!”희망이 없는 기다림은 사람을 절망하게 했다.이른 아침, 의사가 어두운 얼굴로 임지혜의 상황이 그렇게 좋은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만약 4시간이 지나도 임지혜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그녀는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고, 다시 말해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니...조은서는 가슴이 비수에 꽂힌 듯이 아팠다.그녀는 갑자기 화장실로 뛰어가더니 세면대를 붙잡고 담즙이 나올 때까지 구토했다. 그리고 온몸에 힘이 쭉 빠져 무기력하게 벽에 기댄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지혜야, 임지혜!”그 순간 슬픔의 무게는 조은서의 세상을 무너뜨릴 듯했다.병실 안에서.임지혜의 검지와 연결되어 있던 모니터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약하게 울리는 기계음과 함께 임지혜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은서가 울고 있는 거 아니야? 울지마! 은서야 울지마, 내가 텀블링 보여줄까?’“은서야... 은서야...”임지혜는 미약한 목소리로 조은서의 이름을 반복해서 불렀다.그녀는 혼수상태인 와중에도 조은서의 슬픔과 괴로움이 느껴졌다.고통만 안겨주는 이 세상을 떠나고 싶었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조은서가 있었다. 자신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조은서가 걱정이 되었다.의사가 깜짝 놀라 멈칫했다. 곧이어 그는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사실 방금 조은서에게 ‘4시간’이 남아 있다고 한 것도 그녀를 위한 위로였다.그의 의학적 소견으로 임지혜는 사실 4시간도 버티기 어려웠는데, 임지혜가 기적적으로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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