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9화

하지만 그녀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건 다른 남자 때문이었다.

유선우는 의자에 살짝 등을 기대더니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하루 종일 어떻게 조은서와의 관계를 개선할지 고민했는데 그녀는 다른 남자 때문에 눈물이나 흘리고 있었다.

허민우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남은 평생 아쉬워할 거란 말인가?

조은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허민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허민우를 마음에 두고 있는 마당에 전남편은 어디 눈에라도 들어오겠는가?

요즘 따라 유선우는 조은서에게 많은 배려를 베풀었다.

조은서가 부드러운 남자를 좋아하는 걸 알아 그도 똑같이 그녀에게 부드럽게 대했을 뿐만 아니라 한 번이라도 그녀에게 잠자리를 강요한 적이 없었다.

분명 서로가 원해서 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다고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조은서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티를 낼 때마다 그는 욕구를 참곤 했었다.

그가 최선을 다해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고, 또 곁에 있어준 것도 결국 쓸모없는 짓이었다. 이것들은 모두 조은서가 필요하고 원한 게 아니었다.

그는 또 서운했던 다른 기억을 떠올렸다.

요즘 그는 술자리가 있거나 야근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곤 했는데 조은서는 단 한 번도 걱정하며 그에게 연락한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이 화목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착각했으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결국 조은서는 그들의 결혼 생활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니 화기애애하다는 가상이 이루어졌다.

그의 모든 걸 신경 쓰지 않으면서 조은서는 허민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유선우는 무표정으로 담뱃불을 지폈다.

가게로 들어간 조은서가 민들레꽃을 꽃병에 꽂아 넣었다. 그를 대충 쳐다볼 때와는 달리 아련한 눈빛으로 꽃들을 바라보는 그녀였다.

유선우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조은서에게도 전화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목적지 없이 운전하기 시작했는데 저녁 8시가 될 때 차준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준호야, 어디에 있어? 나와 술 안 마실래?”

유선우는 눈앞에서 빛나는 네온 간판을 보며 덤덤한 얼굴로 물었다.

“어디에 있는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