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53화

진유라가 차에서 내렸는데 그녀는 손에 짐을 들고 있었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는 유선우가 차에서 내렸다.

정장 차림의 그는 우아하고도 도도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전혀 어젯밤에 잠자리를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조은서의 눈빛을 받으며 집으로 들어와서는 신문을 집어 들며 무심하게 물었다.

“봤어?”

조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유선우가 신문을 내려놓더니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긴, 네가 신경 쓸 리가 있겠어?”

그리고 그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조은서가 그를 불렀다.

“선우 씨, 원하는 게 뭐예요?”

유선우가 천천히 몸을 돌렸는데 조은서를 바라보는 유선우의 잘생긴 얼굴은 더없이 차가웠다.

그리고 그는 또 얼음장처럼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내가 뭘 원하는 것 같아?”

조은서가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

“선우 씨가 만약 정말 그 여자를 좋아한다면 우리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두 사람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요. 그런데 왜 계속 이혼을 하지 않으려는 거예요? 그 여자에게 희망을 줬으면서 또 여지를 주려고 하지 않잖아요. 그 여자에게는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유선우가 코웃음을 쳤다.

“정말 대단하시네. 언제부터 그렇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 허민우한테서 배운 거야?”

조은서가 반박했다.

“그렇게 비꼬며 말할 것 없어요. 그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였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신과 결혼한 시간 동안에는 당신에게 미안한 짓을 한 적이 없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유선우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몸으로는 날 배신한 적이 없겠지. 하지만 정신적으로 날 배신한 적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 어디서 억울한 척이야?”

그가 떠난 후 조은서는 오랫동안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지금 유선우가 한 일들은 모두 그녀를 몰아붙이기 위해서이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잘못을 인정할 수 있게, 또 앞으로 다시는 허민우를 생각하지 않게 강요한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 허민우를 향한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