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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유선우는 차에 앉은 채 고개를 들고 2층을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사모님께서 집에 계십니까?”

고용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어르신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사모님께서 돌봐주고 계십니다. 이미 여러 날이나 계속 가셨습니다.”

유선우의 눈빛은 다소 부드러워졌다.

그는 고용인더러 캐리어를 위층으로 옮기라고 하고, 자신은 차를 몰고 유씨네 저택으로 향했다...

유선우는 고용인보고 알리지 말라고 하고 어르신의 침실로 곧장 향했다. 침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어르신은 베개에 기대어 눈을 지그시 감고 정신을 수양했다. 그 옆에는 조은서가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는 잠든 것 같았다.

유선우는 어르신을 깨우지 않았다.

그는 조은서 곁에 앉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녀는 많이 수척해졌는데, 원래부터 앙증맞던 얼굴은 그의 손바닥보다 작았다...

조은서는 잠에서 깼다. 그녀는 초췌해진 그의 모습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의 터치가 싫었다. 몸을 뒤로 기울였지만 유선우는 그녀의 목덜미를 잡더니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물었다.

“아직도 아파?”

조은서는 덤덤하게 말했다.

“얼굴 씻고 올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를 밀어내고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유선우가 막 따라가려던 참에 어르신은 잠에서 깼다. 어르신은 바싹 마른 손으로 따라가려던 손자를 잡고는 몹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부터 깨어 있었다! 너희들이 말하는 걸 듣고서야 네가 은서를 때린 걸 알았다. 선우야... 은서는 조씨네 가문에서 곱게 키운 딸이다. 네가 이젠 감정이 없다면 그만 그녀를 돌려보내거라...”

유선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는 어르신께서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부터 어르신은 줄곧 둘이 잘되기를 바랐었다.

어르신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나는 단지 아픈 거지 장님이 아니다... 은서는 전혀 즐겁지 않단다. 선우야... 네가 정말 조금이라도 은서를 좋아한다면 이젠 그만 돌려보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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