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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유선우는 서재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그는 부서진 LP판을 집어 들더니 한참을 쳐다본 후에야 살며시 휴지통에 버렸다. 그는 풀이 죽어 소파에 기댄 채 머리를 살짝 젖혔다. 불빛이 눈 부신지라 그는 손을 뻗어 가렸다.

손바닥은 은근히 얼얼해 났다. 아까 그가 얼마나 힘주었는지를 마치 일깨워주는 듯했다.

그가 조은서를 때리다니...

눈을 감은 유선우의 눈앞엔 조은서의 마지막 뜻 모를 웃음만이 보였다. 그 웃음은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귀한 집안 출신의 그녀는 조씨 가문에서 애지중지 키운 딸인데 어찌 누구한테 맞아본 적 있겠는가.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그녀를 때렸다.

때마침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 비서한테서 걸려 온 전화다.

“유 대표님, 차는 이미 대기시켰습니다. 지금 내려오시겠습니까?”

유선우는 덤덤하게 말했다.

“하루만 미뤄줘.”

진 비서는 아무 생각 없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대표님, 전문의 협회에서 대표님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선우의 목소리는 더없이 차가웠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하루만 미루라고 말하잖아 지금.”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전화를 끊었다. 진 비서는 아래층에서 핸드폰을 보며 곁에 있는 고용인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대표님께서 또 사모님과 싸웠습니까?”

그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둘이 재혼할 때 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유 대표님께서 엄청 기뻐하는 것을 봤는데, 아마 조은서를 엄청 아끼실텐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유선우가 내리친 그 한대의 뺨 소리를 고용인은 아래층에서 어렴풋이 들었다.

그녀는 재삼 망설이다가 털어놓았다.

“아까 윗층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의 뺨을 한 대 내리친듯합니다.”

진 비서는 그자리에 멍해 있었다.

...

2층 침실,

조은서는 조용히 창가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못난 모습을 남한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이 바닥에서 그녀처럼 남편한테 뺨 맞은 경우는 드물고도 드물었다. 소문이라도 퍼지게 되면 비웃음당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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