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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유이안이 태어났다.

의사가 그녀에게 전했다.

“아이는 아주 건강해요. 인큐베이터에 한 주일만 있으면 퇴원할 수 있어요.”

조은서는 베개 위에 누워 녹초가 된 채 저도 모르게 입술을 떨었다.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너무 많은 슬픔과 고통을 겪었다. 몸이 너무 허약한 탓에 말할 힘도 없었다.

임지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은서야, 들었어? 아이가 아주 건강하대. 별문제 없대.”

조은서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내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유이안은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갔다.

함은숙은 밖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저 아이가 바로 선우 아이야... 나 할머니가 됐어!’

눈매와 오뚝한 콧등을 보아서는 유선우를 똑 닮았다.

함은숙은 유이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아이 덕분에 그녀는 조은서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조은서는 괜찮아? 백숙 준비해서 병실로 가져와. 여자는 산후조리할 때 몸보신 제대로 해야 해.”

하인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함은숙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 있어?”

하인은 거짓말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작은 사모님께서 아가씨를 낳으시고 30분만 쉬고는 사돈 어르신 따라가셨습니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리시러 간 것 같습니다.”

함은숙은 가슴이 철렁했다.

한참 지난 후, 그녀가 다시 물었다.

“조씨 가문에서 유씨 가문더러 장례식에 오라는 소식을 전해왔어?”

하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사돈 어르신께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함은숙은 허탈하다는 듯 벤치에 앉았다.

그녀는 조은서가 유선우와의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이도 낳았고 조은서가 떠나든 말든 별 상관 없었다. 원래 기뻐해야 하는데 뜻밖으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그녀는 차준호의 말을 떠올렸다.

“언젠간 선우가 미치는 꼴을 보시게 될 거예요.”

‘아니, 유선우는 내 아들이야. 여자 때문에 미친다고?’

함은숙은 전혀 믿지 않았다.

...

조씨 가문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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