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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1465 챕터

제1191화

처음 엄마가 된 정안영은 자는 시간도 아까웠다.조금만 지나도 딸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침실 안의 조명이 어두워지자 조진범은 소파에 가서 누웠다. 그는 가볍게 눈을 감으며 나지막이 말했다.“빨리 자. 밤에 내가 아현을 안아다 줄게.”정안영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조진범은 이미 잠든 것 같았다.어두운 불빛 속에서 그는 소파에 조용히 누워 한쪽 팔을 아기 침대 위에 올려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그 부드러운 흔들림에 정안영의 마음은 먹먹해졌다.사람의 마음이란 결국 살로 이루어진 것이다—조진범이 진아현을 얼마나 아끼고 자신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그녀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들 사이의 관계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아이로 이어진 관계는 ㅁㅁ았다. 어떻게든 그와 잘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그들 사이에는 일종의 경계가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그가 아이를 보고 싶다면 아이가 조금 더 클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주 두 번씩 데려가는 것이다.정안영은 마음이 복잡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한밤중에 진아현이 깨어나 아주 낮은 소리로 두어 번 울었다... 조진범은 너무 피곤했던 건지 깨지 않았다. 정안영은 일어나 아기를 달래고 기저귀를 갈아준 뒤 젖을 먹였다. 그러자 아기는 만족한 듯이 아기 침대에서 다시 잠들었다.이렇게 착한 아기라면 누구의 마음이 녹아내리지 않을까. 정안영은 아기 침대를 붙들고 오랫동안 딸애를 바라보았다.잠자리에 들려다 정안영은 조진범이 아무것도 덮지 않은 채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방 안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기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얇은 양모 담요를 가져와 그에게 덮어주려 했다. 그녀를 가까이 오게 하려고 조진범이 일부러 잠든 척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그녀가 담요를 덮어주려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조진범의 한 팔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다음 순간, 그녀는 뜨거운 남성의 품에 안겨 그의 몸과 밀착되었다.정안영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어둠 속에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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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진안영은 자신이 조금 흔들렸다는 걸 인정했다.조진범 같은 남자가 모든 일과 체면을 내려놓고 그녀와 함께 출산하고 산후조리를 도우며, 밤낮 없이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반달 동안 진안영은 거의 고생도 하지 않았고, 몸도 많이 회복됐다.솔직히 말해, 이런 남자의 다정함은 어느 여자라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진안영도 마찬가지였다.조진범과 얼굴을 맞대고 그의 품 안에서 그의 체온을 느끼며, 그가 속삭이는 달콤한 말을 듣고 있는데 어떻게 아무런 느낌도 없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진안영은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고 살짝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지금은 좋아하지 않아요.”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조진범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다시 한번 그녀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이번에는 진안영이 그를 저지했다. 그녀는 하얀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그를 밀어냈다.“진범 씨, 자꾸 이러면 나 이사 갈 수밖에 없어요. 당신이 볼 수 없는 곳으로요.”조진범은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그녀가 장난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그는 조금 실망했다. 이제야 그는 진심으로 그녀와 부부가 되어 아이를 키우며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는데.그가 멍하니 있는 틈을 타 진안영은 재빨리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아침부터 그녀는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조진범은 모를 리 없었지만, 그는 굳이 드러내지 않고 뒤의 일들을 처리했다. 그는 진안영의 맞은편 집을 사서 진안영과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육아 전문가팀을 그곳에 배치했다. 그뿐만 아니라 B 시에 있던 도우미 아주머니도 남겨 두어 진안영을 위해 매일 보양식을 끓이게 했다... 다른 것들도 조진범은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겼다.그가 이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정은영은 팔짱을 끼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참으로 강압적인 아빠 같으니라고!’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조진범, 이제 와서 이런 걸 해봤자 뭐 하겠어?”만약 이전에 그가 진안영에게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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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조진범이 차 문을 열고 나섰다. 조진범의 단정하고 고상한 모습은 형형색색의 네온 불빛 아래서 더욱 빛났다. 이 비서는 조수석에서 내려 조진범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조 대표님, 들어가시죠. 회장님과 정씨 집안 분들이 모두 와 계십니다.”조진범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조용히 계단을 올랐다.길고 화려한 클럽 복도 위로 내려오는 크리스탈 조명이 일행의 그림자를 부드럽게 감싸며 은은하게 반짝였다. 매니저가 나서서 두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여깁니다, 조 대표님.”조진범은 안쪽을 바라보았다. 조진법의 부모님과 정씨 가족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분위기는 성벽처럼 차갑고 단단하게 느껴졌다. 테이블 위에는 몇 가지 음식이 놓여 있었으나 아무도 식사할 마음이 없는 듯했다.이 순간 조진범이 등장하자 조은혁 부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지혜의 가냘픈 몸은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정지혜는 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신과 결혼할 뻔했던 그 남자를 바라보며 조진범이 C성에 갔던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전혀 그리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과의 혼약을 파기하려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졌다.정지혜는 계속해서 조진범을 바라보았다. 조진범이 들어와 앉는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며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문이 부드럽게 닫혔다.조진범은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와인 잔을 들어 정씨 부모님께 경의를 표하며 차분히 사과했다. 정지혜에게 미안하다고,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정지혜의 부모님은 여전히 탐탁지 않다는 눈빛으로 조진범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조진범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진범은 사업가였고 오늘 저녁의 이 자리 역시 사실상 사업을 논하는 자리였다. 조진범은 홀로 술을 한 잔 들이켜고 나서 거액의 현금 보상과 함께 20조 원 상당의 계약을 정씨 가족에게 제안했다.정지혜의 부모는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이 계약은 정씨 가족에게는 커다란 유혹이었고 몇백억 원의 현금 보상까지 더해져 있었으니 조씨 집안이 이 정도로 배려해 준 것은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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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정지혜는 취해 있었다.정지혜는 몸매가 드러나는 섹시한 원피스를 입고 두 팔을 벌려 캠핑카 앞을 막으며 마지막으로 차 안에 있는 남자를 붙잡으려 애썼다.검은 롤스로이스 안에서 조진범은 조용히 바깥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조진범은 사실 정지혜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할 뻔한 사이였고 비록 이제 모든 것이 끝났어도 조진범은 차에서 내려 정지혜를 한 번쯤은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정지혜는 기뻐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정지혜는 참지 못하고 조진범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뻗어 조진범을 만지려 했지만 조진범의 눈 속에 담긴 차가운 무관심이 정지혜를 멈추게 했다. 정지혜는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으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정지혜는 어두운 밤 속의 저택을 한 번 바라보고 이내 시선을 다시 조진범의 얼굴로 돌렸다. 정지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시 이곳으로 이사한 거죠? 진범 씨, 사실 처음부터 당신은 진안영 씨와 헤어질 생각이 없었던 거죠? 당신의 자존심 때문에 진안영 씨가 당신에게 실망할까 봐 두려웠던 거잖아요. 이제 진안영 씨가 당신의 아이를 낳았으니 당신은 아이를 핑계로 떳떳하게 진안영 씨에게 다가가서 다시 잡으려 하는 거고요. 하지만 우리 결혼할 예정이었잖아요. 나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C성으로 가서 그 사람과 며칠이나 함께 있었다니.”“조진범 씨, 정말 웃기지 않나요? 저는 그저 당신들 사이의 희생양일 뿐이에요.”...조진범은 고개를 숙여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한 대를 뽑아 불을 붙였다.연한 청색의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자 조진범은 정지혜를 보며 가볍게 말했다.“정지혜, 너 많이 취했어. 기사에게 너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게.”“저 안 취했어요.”정지혜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조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정말 당신을 좋아해요! 진범 씨, 왜 나를 받아주지 않는 거예요? 왜 당신이 저버렸던 여자를 다시 잡으려고 하는 거죠? 진범 씨, 당신은 내가 정신이 온전치 않다고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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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조진범은 말했다.“아기 엄마가 당분간 돌아오지 않겠대요. C성에서 더 머물고 싶다고 하더군요. 내가 두 곳을 오가야 할 것 같아요... 가끔은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요.”고용인은 미소 지으며 동의했다.조진범은 잠시 앉아 생각에 잠긴 뒤 천천히 2층 서재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진범은 업무를 미리 처리해 두고 금요일에 C성으로 가서 아기와 아이 엄마를 잠시라도 보려는 생각이었다. 이틀만 머무르더라도 말이다.새벽 두 시.서재에서 나온 조진범은 고요하게 깊어지는 밤의 정적을 느꼈다.조진범은 저택의 긴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 안방 문을 조용히 열었다. 그 안은 조진범과 진안영이 함께 살던 곳이었다. 조진범은 침실 한가운데에 서서 살며시 넥타이를 풀었다.조진범은 상사병이라도 걸린 듯 마음이 미칠 것만 같았다.조진범은 몰랐다. 조진범이 C성에 도착하기도 전에 정지혜가 먼저 그곳에 갔다는 것을.C성.진안영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 6월의 날씨, 진안영은 흰색 셔츠에 은은한 회색 얇은 울 숄을 걸치고 있었다. 출산 후의 연약함이 몸에 남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성숙한 여인의 풍미가 느껴졌다.진안영의 차분한 모습과 비교하니 정지혜는 오히려 더욱 초췌하고 창백해 보였다.정지혜는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저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정지혜는 고급스럽게 커피를 홀짝이며 커피 원두의 산지와 출처에 관해 설명했다. 진안영은 그런 정지혜의 태도를 차분히 들어주고 있었다.잠시 후, 정지혜가 말을 마쳤다.정지혜는 맞은편의 진안영을 바라보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안영 씨, 당신도 잘 알겠지만, 학벌이든 외모든 집안이든 저는 당신보다 모두 뛰어나요... 저는 당신보다 진범 씨에게 훨씬 더 어울리는 여자예요. 그러니 진안영 씨도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내 약혼자에게 더 이상 얽매이지 마세요.”...진안영은 조용히 커피를 저었다.정지혜의 몰아붙임에도 불구하고 진안영은 반박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정 아가씨 말씀이 맞아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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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조진범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신경 씌어.”정지혜는 믿을 수가 없었다.진안영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신경 쓰면서 감싸고 있는 조진범을 정지혜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조진범은 고개를 돌려 진안영을 보며 말했다.“안영아 먼저 들어가. 잠깐 얘기하고 집으로 갈게.”‘집으로 갈게?’정지혜는 어리둥절 해졌다.‘조진범이 지금 진안영이 사는 곳을 집이라 말했다고? 그럼 한때 약혼자였던 나는 뭐야?’정지혜는 떠나는 진안영을 자상하게 부축까지 해주는 조진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조진범이 얼마나 진안영을 만나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그녀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정확히 표현되었다.그럼 정지혜는 뭐야?진안영이 떠나고 나서야 조진범의 시선이 정지혜에게 돌아갔다.담배를 피울 수 없는 커피숍이라 조진범은 담뱃갑을 탁자 위에 놓고 정지혜를 냉정한 표정으로 쳐다봤다.B시에서 보여줬던 따뜻함이 완전히 뒤바뀐 것 같았다.정지혜가 C시로 찾아온 건 조진범의 심기를 건드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조진범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왜 왔어? 우린 이미 파혼했고 서로 건드리지 말기로 하지 않았었나? 안영이는 왜 찾아온 거야?”“그래서 신경 쓰여요?”아까부터 왜 이것만 집요하게 물어보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진범의 대답은 한결같았다.어쩌면 B시에 있을 때 조진범이 정지혜를 대하는 태도가 온화해서 그녀의 착각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젠 더는 정지혜한테 그 어떤 미련도 남기게 하고 싶진 않았다 조진범은 솔직하게 말했다.“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안영이와 재결합할 생각이야. 안영이는 아직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겠지만 그래도 언젠간 내 옆에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더는 나한테 미련 가지지만. 미안해.”정지혜는 이성을 잃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진안영한테 무슨 짓을 할지 안 두려운가 봐요? 그리고 당신의 한 달밖에 안 된 귀여운 딸까지.”말이 끝나기 바쁘게 조진범은 정지혜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여자라고는 한평생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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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우유처럼 하얀 피부와 보들보들한 머리카락 때문에 진아현은 더욱 귀엽게 느껴졌다.진안영은 불안한 마음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조진범은 쉰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안영아, 우리 부부야.”진안영은 등을 돌리며 말했다.“아닌지 오래됐어요.”조진범은 뒤에 천천히 다가가 진안영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정지혜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난 거야? 우린 이미 파혼했어. 그 여자가 한 말들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이젠 그 여자랑 엮일 일이 없어. 물론 그전에도 아무 일 없었지만.”진안영은 무의식적으로 조진범을 거절했다.하지만 손을 떼지 않고 한쪽 손으로 진안영의 품에 있는 아기를 놀아주는 조진범 때문에 진안영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리며 심장이 두근거렸다.부부였던 둘은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었다.조진범은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가까이 대며 섹시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안영아, 솔직히 너도 아무 느낌 없는 거 아니지? 헤어지고 나서 한 번도 내 생각을 했던 적 없어? 필경 우린 부부였는데...”조진범은 점점 더 뻔뻔해졌다.참다못한 진안영은 그를 밀쳐냈다.조진범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진안영의 품에 있던 진아현을 빼앗아 안고 풀린 단추 사이를 흘겨보며 말했다.“욕실에 가서 정리하고 와.”진안영은 자존심이 상했다.그녀는 옷매무시를 다듬으며 욕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었다.침실에서 조진범은 진아현을 품에 안고 놀아주고 있었다.금방 배불리 먹고 난 아현이는 까르륵거리며 웃기도 하고 옹알거리며 아빠와 무언가의 교류를 하기도 했다.일 초 전까지도 방긋거리던 아현이가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며 울음을 터뜨리더니 조진범의 바지에 오줌을 쌌다.비싼 셔츠와 바지가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대성통곡을 하던 아이는 갑자기 또 기분이 좋은 듯 아빠 품에서 두 다리를 흔들어 대며 장난쳤다.조진범은 화도 나고 웃기기도 해서 아현이의 엉덩이를 두 번 때렸다.마침 욕실에서 나오던 진안영이 조진범이 아이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나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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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진안영은 조진범을 바라보았다.깜깜한 어둠 속에서 침실 소파에 누워있는 조진범의 윤곽만 보일 뿐이었다. 8월 말이라 날씨가 좀 쌀쌀했지만 조진범은 얇은 담요 한 장만 덮고 있었다.진안영의 머릿속에는 진은영이 했던 말이 계속 맴돌았다.‘내가 아직도 조진범을 사랑한다고?’머리가 복잡한 진안영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렸다.어둠 속에서 조진범의 나지막하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잠 안 오면 우리 다른 것 좀 할래?”조진범이 정말 뻔뻔하다고 생각한 진안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뒤숭숭한 마음에 욕실에 가서 세수나 할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던 찰나 단단한 팔에 눌린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이내 조진범은 진안영의 옆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게 진안영을 꽉 끌어안았다.진안영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진범 씨!”어둠 속에서 조진범은 그녀를 안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안영아, 우리 한 침대에 누워본 지 오래됐어.”조진범은 진안영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끌어안고 고개를 들어 콧날이 닿을 만큼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더불어 뜨거운 숨결까지 휘감기며 사람을 떨리게 했다.진안영은 눈을 내리깔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왜일까요?”짧은 네 글자에 진안영 자신마저도 참을 수가 없었다.그러니까 왜 이 시점에 지난 일을 다시 꺼낸 것인지 본인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러면 자신이 여전히 조진범을 신경 쓰고 있고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다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렸다.진안영은 조진범이 아무리 과거에 자신한테 큰 잘못을 했어도 요즘 자신과 아이를 보살핌으로써 그에 대한 보상은 다 받았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조민희는 진안영한테 수혈까지 해줬었다.진안영의 이 네 글자는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한동안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진안영은 조진범한테 안긴 채 가만히 있었다.조진범은 진안영이 말하기 난처해한다는 것도 알고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아쉬움이 자신으로 인한 감정 때문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조진범은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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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오전 9시 조진범은 진안영과 함께 아현이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차에 탄 뒤 조진범은 몸을 돌려 뒤에 앉은 진안영과 딸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몇 마디 당부했다. 진안영의 대답에도 조진범은 곧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나와 함께 B시로 돌아가면 안 돼? 어머니를 방문하고 싶다면 우리 함께 오면 되잖아. 안영아, 나는 매일 너와 아이랑 함께 있고 싶어. 우리 재결합하자!”진안영은 가볍게 웃다가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왔다.조진범은 진안영이 말을 피하지 못하게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밤새 생각하고도 마음이 안 바뀌었어?”예전 같으면 아무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겠지만, 어젯밤 그 일 때문에 진안영은 대답하기 망설여졌다.진안영은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조진범은 음탕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자의 청춘에도 한계가 있어.”진안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잖아요.”조진범은 가볍게 웃었다.그 웃음 속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기쁨이 섞여 있었다.조진범은 진안영의 말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진안영은 화가 나서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이후 차 안에는 침묵만 흘렀고 조진범도 운전에 집중하느라 더는 진안영을 놀리지 않았다.병원에 도착한 후 차를 멈춘 조진범은 몸을 돌려 진안영을 보며 강아지 놀리듯 말했다.“예전에는 몰랐는데 귀여운 구석이 있네.”진안영은 조진범을 외면하며 아이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조진범은 낮게 웃으며 진안영이 힘들지 않게 아이를 받아 안았다.뒤편 주차장에 정지혜가 멍하니 서 있었다.주일마다 정지혜는 몰래 조진범을 따라 C도시로 갔다.정지혜는 조진범이 진안영을 지극히 보살피는 것도 봤고 가정의 따뜻함을 만끽하는 것도 봤다.어젯밤에도 아파트 밑에서 지키다 새벽에 침실의 불이 켜졌다가 꺼진 것도 봤다.정지혜는 조진범과 진안영이 또다시 부부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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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붉은 피가 조진범의 이마를 타고 콧등을 지나 차 보닛에 떨어졌다.순간 세상이 멈춘 듯 오직 조진범의 피 떨어지는 소리만 들려왔다.조진범은 손바닥을 보닛에 대고 열심히 몸을 일으키려 노력했지만 도저히 힘을 쓸 수가 없었다.결국 조진범은 쓰러진채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그의 아내와 아이를 바라보았다.조진범의 눈동자와 시선 속에는 그의 세계가 담겨있었다.진안영은 몸을 돌려 피범벅에 쓰러져 있는 조진범을 바라보며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어 눈만 쳐다봤다.조진범이 눈을 깜빡이는 그 순간마다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고 한발씩 다가가는 이 길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진범 씨, 죽으면 안 돼요.’‘진범 씨, 나 아직 당신을 용서하지 않았어요.’‘진범 씨, 아현이 이제 겨우 100일이에요. 아이가 크는 걸 직접 봐야죠. 우리 아현이의 순간순간을 함께 지켜봐야죠. 우리 아직… 재결합도 못 했잖아요.’마침내 진안영은 조진범의 옆에 다가왔다.진안영은 아이를 안고 손을 뻗어 조진범의 몸을 흔들며 주변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119! 누가 119 좀 불러 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누군가 즉시 전화를 걸며 진안영을 위로했다.진안영은 아이를 껴안고 끊임없이 조진범의 이름을 불렀다.“구급차가 곧 올 거예요! 잠들면 안 돼요. 진범 씨 잠들지 말아요.”조진범은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부서지는 듯이 아팠다.조진범은 어딘가 파열된 것처럼 고통스러웠지만 울고 있는 진안영을 보자 마음이 더 아파져 왔다.조진범은 오랫동안 진안영이 우는 걸 본 적이 없었다.더욱이 이 눈물은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었다.그는 손을 뻗어 진안영의 얼굴을 만져주고 싶었지만 헛수고였다.조진범의 얼굴에는 씁쓸한 옅은 미소가 퍼졌다.‘안영아, 울지 마. 네가 울면 마음이 아파.’진안영의 눈물이 끊임없이 조진범의 얼굴에 떨어졌다.그녀는 한 손으로 조진범의 손을 꼭 쥐고 생명의 마지막 버팀목이라도 되길 바라며 온기를 나눴다.정지혜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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