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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오전 9시 조진범은 진안영과 함께 아현이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차에 탄 뒤 조진범은 몸을 돌려 뒤에 앉은 진안영과 딸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몇 마디 당부했다. 진안영의 대답에도 조진범은 곧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와 함께 B시로 돌아가면 안 돼? 어머니를 방문하고 싶다면 우리 함께 오면 되잖아. 안영아, 나는 매일 너와 아이랑 함께 있고 싶어. 우리 재결합하자!”

진안영은 가볍게 웃다가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조진범은 진안영이 말을 피하지 못하게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밤새 생각하고도 마음이 안 바뀌었어?”

예전 같으면 아무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겠지만, 어젯밤 그 일 때문에 진안영은 대답하기 망설여졌다.

진안영은 가늘고 흰 손가락으로 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

조진범은 음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의 청춘에도 한계가 있어.”

진안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잖아요.”

조진범은 가볍게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기쁨이 섞여 있었다.

조진범은 진안영의 말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진안영은 화가 나서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이후 차 안에는 침묵만 흘렀고 조진범도 운전에 집중하느라 더는 진안영을 놀리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한 후 차를 멈춘 조진범은 몸을 돌려 진안영을 보며 강아지 놀리듯 말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귀여운 구석이 있네.”

진안영은 조진범을 외면하며 아이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

조진범은 낮게 웃으며 진안영이 힘들지 않게 아이를 받아 안았다.

뒤편 주차장에 정지혜가 멍하니 서 있었다.

주일마다 정지혜는 몰래 조진범을 따라 C도시로 갔다.

정지혜는 조진범이 진안영을 지극히 보살피는 것도 봤고 가정의 따뜻함을 만끽하는 것도 봤다.

어젯밤에도 아파트 밑에서 지키다 새벽에 침실의 불이 켜졌다가 꺼진 것도 봤다.

정지혜는 조진범과 진안영이 또다시 부부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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