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2화

정지혜의 아버지, 정상철도 덩달아 애원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거북한 화면이었다.

그리고 조은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

“내가 놓아주면, 정지혜는 진범이를 놓아준답니까? 안영이와 아이를 놓아주겠어요? 하물며 제가 정지혜를 용서해줘도 검찰은 절대 용서해주지 않을 겁니다.”

단호한 조은혁의 말에 김유리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뭐? 조씨 가문의 합의서를 손에 넣어도 정지혜는 무죄로 석방할 수 없단 말인가?

충격을 견디지 못한 김유리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미친 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닌데? 그 변호사는 분명 당신들의 합의서만 있으면 지혜는 괜찮을 거라고 했는데?”

그러자 조은혁은 침착한 목소리로 담담히 입을 열었다.

“내가 들어올 때부터 당신들은 지금까지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지금은 괜찮은지 한 번도 묻지 않았어. 당신들에게 중요한 건 오직 합의서뿐이라고. 미리 말해두는 데 조씨 집안에서 합의해줄 일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나한테 무릎 꿇어도 소용없어. 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할 테니까.”

그러나 김유리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냉정할 수가 있어요? 내 딸이 조진범에게 감정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겠어요? 만약 조진범이 지혜를 유혹하지 않았다면 우리 지혜가 그렇게 사랑에 빠졌겠어요?”

“그리고 그 진안영은 아이를 임신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대요? 조진범에게 실망해서 이혼했다면서요. 그런데 왜 아이를 낳으려고 하냐고요! 진안영이야말로 제일 악독한 여우라고요. 우리 지혜가 그 년을 죽이지 않은 것 만으로도 다행인 줄 아세요. 모든 것이 진안영 이 천한 년 잘못이고요.”

...

이성을 잃은 김유리에 정상철은 재빨리 그녀의 입을 가로막으며 사죄했다.

“애 엄마도 애가 타서 이러는 겁니다. 너무 마음에 두진 마세요. 하지만 저도 이 일의 가장 큰 잘못은 확실히 우리 지혜가 아니라 그 진안영이라는 여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