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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며칠 지내다 보니 진안영은 조진범의 성격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조진범이 퇴원하기 하루 전, 진안영은 아현이의 분유를 챙기기 위해 홀로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아래에 차를 멈춰 세우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웬 부부가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정지혜의 부모님이었다.

진안영은 그들과 만날 일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김유리가 신분을 밝히고 진안영은 곧바로 두 사람이 그녀를 찾아온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지혜 씨의 일이라면 저를 찾아오셔도 소용없어요. 검찰과 이야기해 보세요.”

물론 정상철과 김유리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조진범의 친필 서명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게다가 현재 조씨 가문 사람들은 그들을 만나주지 않으니 이제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진안영뿐이었다. 진안영이 아무리 밉고 원망스러워도 현재는 진안영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하여 김유리는 한사코 진안영의 손을 끌어안고 잡아당기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진안영 씨, 우리 지혜 제발 한 번만 봐줘요, 응? 안영 씨만 너그러이 넘어가 주면 조진범도 분명 합의해줄 거고 우리 지혜에게도 집행유예로 풀려날 기회가 있을 거란 말이야.”

진안영은 손을 빼내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김유리의 힘이 너무나도 셌다.

애걸복걸 매달리던 김유리는 점점 선을 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부탁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나요? 진안영... 당신만 아니었다면 내 딸이 이렇게 됐겠어?”

두 사람의 소란은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운 좋게 이 싸움에서 이긴다고 하여도 진안영에게 차려지는 이득은 없었다. 게다가 옆에는 정상철까지 지키고 있으니 빠져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지 검은 캠핑카 한 대가 그들의 옆에 멈춰서더니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 두 명이 차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각자 김유리와 정상철을 끌어내고 진안영을 향해 공손히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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