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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진안영은 조진범을 바라보았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침실 소파에 누워있는 조진범의 윤곽만 보일 뿐이었다. 8월 말이라 날씨가 좀 쌀쌀했지만 조진범은 얇은 담요 한 장만 덮고 있었다.

진안영의 머릿속에는 진은영이 했던 말이 계속 맴돌았다.

‘내가 아직도 조진범을 사랑한다고?’

머리가 복잡한 진안영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렸다.

어둠 속에서 조진범의 나지막하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 안 오면 우리 다른 것 좀 할래?”

조진범이 정말 뻔뻔하다고 생각한 진안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뒤숭숭한 마음에 욕실에 가서 세수나 할 생각으로 몸을 일으키던 찰나 단단한 팔에 눌린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내 조진범은 진안영의 옆에 누워 움직이지 못하게 진안영을 꽉 끌어안았다.

진안영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범 씨!”

어둠 속에서 조진범은 그녀를 안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안영아, 우리 한 침대에 누워본 지 오래됐어.”

조진범은 진안영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끌어안고 고개를 들어 콧날이 닿을 만큼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더불어 뜨거운 숨결까지 휘감기며 사람을 떨리게 했다.

진안영은 눈을 내리깔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왜일까요?”

짧은 네 글자에 진안영 자신마저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왜 이 시점에 지난 일을 다시 꺼낸 것인지 본인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러면 자신이 여전히 조진범을 신경 쓰고 있고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다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진안영은 조진범이 아무리 과거에 자신한테 큰 잘못을 했어도 요즘 자신과 아이를 보살핌으로써 그에 대한 보상은 다 받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조민희는 진안영한테 수혈까지 해줬었다.

진안영의 이 네 글자는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한동안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진안영은 조진범한테 안긴 채 가만히 있었다.

조진범은 진안영이 말하기 난처해한다는 것도 알고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아쉬움이 자신으로 인한 감정 때문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조진범은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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