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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정지혜는 취해 있었다.

정지혜는 몸매가 드러나는 섹시한 원피스를 입고 두 팔을 벌려 캠핑카 앞을 막으며 마지막으로 차 안에 있는 남자를 붙잡으려 애썼다.

검은 롤스로이스 안에서 조진범은 조용히 바깥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조진범은 사실 정지혜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할 뻔한 사이였고 비록 이제 모든 것이 끝났어도 조진범은 차에서 내려 정지혜를 한 번쯤은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지혜는 기뻐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지혜는 참지 못하고 조진범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뻗어 조진범을 만지려 했지만 조진범의 눈 속에 담긴 차가운 무관심이 정지혜를 멈추게 했다. 정지혜는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으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정지혜는 어두운 밤 속의 저택을 한 번 바라보고 이내 시선을 다시 조진범의 얼굴로 돌렸다. 정지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이곳으로 이사한 거죠? 진범 씨, 사실 처음부터 당신은 진안영 씨와 헤어질 생각이 없었던 거죠? 당신의 자존심 때문에 진안영 씨가 당신에게 실망할까 봐 두려웠던 거잖아요. 이제 진안영 씨가 당신의 아이를 낳았으니 당신은 아이를 핑계로 떳떳하게 진안영 씨에게 다가가서 다시 잡으려 하는 거고요. 하지만 우리 결혼할 예정이었잖아요. 나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C성으로 가서 그 사람과 며칠이나 함께 있었다니.”

“조진범 씨, 정말 웃기지 않나요? 저는 그저 당신들 사이의 희생양일 뿐이에요.”

...

조진범은 고개를 숙여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한 대를 뽑아 불을 붙였다.

연한 청색의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자 조진범은 정지혜를 보며 가볍게 말했다.

“정지혜, 너 많이 취했어. 기사에게 너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게.”

“저 안 취했어요.”

정지혜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조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정말 당신을 좋아해요! 진범 씨, 왜 나를 받아주지 않는 거예요? 왜 당신이 저버렸던 여자를 다시 잡으려고 하는 거죠? 진범 씨, 당신은 내가 정신이 온전치 않다고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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