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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조진범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신경 씌어.”

정지혜는 믿을 수가 없었다.

진안영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신경 쓰면서 감싸고 있는 조진범을 정지혜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조진범은 고개를 돌려 진안영을 보며 말했다.

“안영아 먼저 들어가. 잠깐 얘기하고 집으로 갈게.”

‘집으로 갈게?’

정지혜는 어리둥절 해졌다.

‘조진범이 지금 진안영이 사는 곳을 집이라 말했다고? 그럼 한때 약혼자였던 나는 뭐야?’

정지혜는 떠나는 진안영을 자상하게 부축까지 해주는 조진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진범이 얼마나 진안영을 만나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그녀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정확히 표현되었다.

그럼 정지혜는 뭐야?

진안영이 떠나고 나서야 조진범의 시선이 정지혜에게 돌아갔다.

담배를 피울 수 없는 커피숍이라 조진범은 담뱃갑을 탁자 위에 놓고 정지혜를 냉정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B시에서 보여줬던 따뜻함이 완전히 뒤바뀐 것 같았다.

정지혜가 C시로 찾아온 건 조진범의 심기를 건드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조진범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왜 왔어? 우린 이미 파혼했고 서로 건드리지 말기로 하지 않았었나? 안영이는 왜 찾아온 거야?”

“그래서 신경 쓰여요?”

아까부터 왜 이것만 집요하게 물어보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조진범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어쩌면 B시에 있을 때 조진범이 정지혜를 대하는 태도가 온화해서 그녀의 착각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더는 정지혜한테 그 어떤 미련도 남기게 하고 싶진 않았다

조진범은 솔직하게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안영이와 재결합할 생각이야. 안영이는 아직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겠지만 그래도 언젠간 내 옆에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더는 나한테 미련 가지지만. 미안해.”

정지혜는 이성을 잃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진안영한테 무슨 짓을 할지 안 두려운가 봐요? 그리고 당신의 한 달밖에 안 된 귀여운 딸까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조진범은 정지혜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여자라고는 한평생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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